지친

따옴표 속에

서정윤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5년 6월 30일 | ISBN 8983921846

사양 140쪽 | 가격 7,000원

분야 시집

책소개

지친 영혼을 달래두었던 은밀한 사랑의 속삭임

 

시인 서정윤이 4년 만에 내놓는 2005년 신작 시집이다. 1980년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서정윤’이란 시인은 남다르다. 그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1987년, 참여와 실천의 이념적 문학이 주류를 이루던 때에 시집 『홀로서기』를 발표하여, 300만부 출간이라는 우리 현대시 역사상 경이적인 기록을 기록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당시 『홀로서기』가 판매부수의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전대미문의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폭력과 저항, 독재와 민주의 정치적 이념적 대결이 극에 달했던 80년대의 지친 영혼들을 내면에 젖어드는 은밀하고 조용한 사랑의 속삭임으로 따뜻하게 안아주기에 때문이다.

 

서정윤 시인이 4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따옴표 속에』의 정서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차이라면 이전 시집『슬픈 사랑』(2001)에서와는 달리 이젠 시인이 사랑의 ‘기쁨’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박호영 교수(한성대)는 이때 시인의 기쁨은, 단지 표면적인 사랑의 기쁨만이 아니라 가슴에 와 닿은 사소한 감정까지 아우르는 소박한 기쁨이라고 지적한다. 어느덧 달관의 경지에 이른 시인은 인생을, 흔히 놓쳐버리고 지나쳐버리는 사소함의 집합으로 인식하며, 그런 사소함 속에 수많은 기쁨들을 안내하고 일깨우고자 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우리가 미처 우리가 깨닫지 못했던 사소한 기쁨들을 그의 작품 안에서 불러내고 다듬어서, 그것들이 우리가 이렇게나마 힘든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한 힘이었다고 노래하는 것이다. 시인은 사랑의 쓰라린 순간들마저도 마침내는 찾아오고야말 사랑의 기쁨을 위해 예비된 순서임을 읽어낸다. 사랑도 역경 속에서 성장하고 성숙하는 것을 시인 스스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홀로서기』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시절도 어느덧 훌쩍 흘러가 버렸지만, 평이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지닌 시인 서정윤만의 독특한 문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되는 쉽고 평이한 시어들로 가득한 『따옴표 속에』의 시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장 쉽고 친근한 말들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보이고 있다. 어디에고 표시하고 싶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그 말’, 그 말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표식이 되’고, 그리하여 당신의 따옴표 속에 있고 싶은 갈망은 ‘그대 아니면 목숨도 의미 없다’고 믿었던 애절함으로 그의 작품에 녹아있다. 시인에게는 시간이 흐르고 떠나간 사랑을 추억하는 일도 그다지 슬프지만은 않다. 눈 속에서 ‘너의 발자국 흔적에 내 발을 얹으며’ 그대 가는 곳에 언젠가는 나도 있을 것임을 다짐하는 장면이, 끝나버린 사랑에 대한 허망함보다는 성숙한 사랑의 한 단면으로 수용되기 때문이다.

목차

I. 가로수의 마음을 읽다

가로수의 마음을 읽다

재가 되어

측백나무 무늬

따옴표 속에

산벚나무

가을, 강가에서

딴청

10월의 은행나무

봄비

9월 속으로 가는

소나기의 밤이 지나

마음, 억지를 부리는

사랑의 탄력

갈대가 부럽다

망초

여름, 사랑은

40의 중반에

목련꽃 그늘

나의 꽃에게 – 생일에

II. 홀로 서는

홀로 서는

핑 도는 그리움

노을에 젖어

2월

백일홍

너의 창 아래

기다림, 갈색

잔설

3월, 또 다른 시작

물 주기

낡은 풍금의 눈길

입술만

적신다

화분에 대한 생각

집착·5 – 너를 들고

그대 지나간

III. 꽃잎은 눈물로 떨어지다

꽃잎은 눈물로 떨어지다1

꽃잎은 눈물로 떨어지다2

꽃잎은 눈물로 떨어지다3

바람에 마르는 꽃잎1

바람에 마르는 꽃잎2

안개는 결국 사라진다

실수한 사과나무

시겟바늘

씨앗을 품기 위해

빈집 아궁이

사는 방법

IV. 쥐똥나무 그 집

쥐똥나무 그 집

달팽이는 강을 건너

아침의 기도

우체국의 가서 – 수난일에

추전역

겨울 정암사 길

운주사 나서며

개미의 시선 끝에

겨울밤, 낙타는 가고

거미줄

비밀의 여행

햇살 속의 허무

수풀의 노래

힘겨울 때마다 – 김춘수 선생님을 추모하며..

■ 작품해설 : 삶의 반추를 통한 사랑의 대위법 | 박호영

작가

서정윤 지음

대구에서 태어남. 영남대학교·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 <현대문학>으로 문단에 나옴. 시집으로『홀로서기 1』『홀로서기 2』『홀로서기 3 』『홀로서기 4』등이 있으며, 특히 이 시집들은 한국 新詩 80여년 동안 최고의 경이적인 판매부수로 독자를 사로잡은 애송시집들로 <문학사상>전국 여론조사 ‘내 가 좋아하는 시’ 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서정윤의 『홀로서기』순으로 자리매김된 베스트셀러 시집이다.

주요작품 『상어하느님 이름은 카우후후』『내 눈물로 지워진 글씨까지도 넌 읽을 수 있어 1』『내 눈물로 지워진 글씨까지도 넌 읽을 수 있어 2』『내 눈물로 지워진 글씨까지도 넌 읽을 수 있어 3』『가끔 절망하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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