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지르잡기

권오운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2년 9월 10일 | ISBN 8983921129

사양 368쪽 | 가격 9,800원

분야 인문/사회

책소개

<알 만한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1234가지>를 펴낸 지 2년 만에 그 속편격인 <우리말 지르잡기>를 출간했다. 지은이는 세계화의 망령에 홀려서 ‘영어만이 살 길’이라고 난리칠 때, 우리말은 땅에 떨어졌다며 ‘나의 이 작업은 사람들이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쓰는 그 날까지 쉼 없이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저자는 말과 글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우리말 우리글을 갈고 닦는 데에 옴짝달짝할 수 없는 ‘교사’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어려운 한자어, 맞춤법에 맞지 않는 글, 엉뚱한 의미로 사용된 어휘, 틀린 문장 구조 등이 흔하게 눈에 띈다는 것. 또 ‘글쟁이’와 언론인이 이 정도면, 우리말과 글에 대한 오용은 거의 ‘불감증’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총 4장에 걸쳐 잘못 사용된 우리말과 글을 바로잡고 있다. <혼불>에서부터 교과서, 신문, 방송까지 모든 텍스트가 첨삭 대상이다. 부록 ‘찾아보기’는 2,400여 단어를 색인처럼 제공한다.이 책에는 문학 작품이나 신문.방송 국정 교과서 등에서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을 찾아서 옷에 묻은 더러운 때를 지르잡듯 바르게 교정해 주는 동시에 , 아름다운 우리말을 보여 주고 있다.

리뷰

언론사 공부를 하면서부터 생긴 버릇인데, 1년에 한두 권 정도는 우리말 바로 쓰기를 주제로 한 책을 잡게 된다. 명색이 글쓰는 사람이 적어도 틀린 글은 쓰지 말아야겠다는 다짐. 하지만 막상 읽다 보면, 잘못 쓰는 말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모르는 말이 너무 많다.전문용어는 그러려니 한다. 홈질, 박음질까지는 알아도 감침질, 공그르기, 상침질과 같은 바느질 용어에 들어가면 알 턱이 없다. 대궁밥이라는 말이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을 뜻하는 말인 줄도 몰랐고, 오쟁이를 진다는 말이 ‘자기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다’는 뜻을 가진 말임도 잘 몰랐다. 복사꽃이 복숭아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는 고백은 고해실에 가서나 해야 할 말이려나…어휘력의 문제라면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수 밖에 없을터. 더구나 내가 바느질용어를 내 글에 쓸 일이 없으니 몰라도 상관은 없겠다. 그런데, 나는 흔히 쓰는 말도 왜 그렇게 모르는게 많았든지…흔히 날씨가 꾸물꾸물 하다고 하지만, 그게 애교있는 조어인줄로만 알았지 ‘끄물끄물’의 잘못인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다진양념을 뜻하는 다데기에 ‘다지기’라는 멋진 우리말이 있는 줄도 몰랐고, 생심새가 꼭 같을 때는 ‘빼박다’를 흔히 쓰지만 실은 ‘빼쏘다”가 옳은 말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흔히 깨끔발을 잡는다고 표현하는, 한쪽발을 손으로 잡고 한쪽 발로만 겅중거리며 뛰는 노릇을 ‘앙감질’이라는 말로 부른다는 사실도 배웠다. 이게 어디 이렇게 쓰기 시작하면 끝이 있는 일이던가.그런데, 이렇게 바른 우리말 쓰기를 강조하는 책을 보자면 동의 못할 대목도 적지 않다. 예컨대 책갈피를 갈피표라고 굳이 우긴다는지, 알까기를 알깔기기라고 따지고 든다든지, ‘동네에 마실간다’는 말을 애써 ‘마을에 마을간다’고 고쳐놓으면, 솔직히 짜증이 앞선다. 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다고 표준어일까? 사람들에게 쉽게 의미 전달이 되고, 흔히 알고 있는 말이 표준어가 아닐까? 아무도 모르는 말을 표준어라고 했다며, 고쳐져야 할 대상은 오히려 사전이 아닐까.문학작품에 등장하는 표현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하고 드는 장면에는 아예 눈살이 찌푸려진다. ‘조근조근 이야기한다’는 말을 굳이 ‘차근차근 이야기한다’고 바꾸는 심사는 알 길이 없다. 말인즉슨 조근조근은 차근차근의 전라도 사투리라는 것인데, 그 단어를 바꾸는 바람에 정겨운 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싱겁을 떤다’는 말을 굳이 바꿔보려고 애쓰는 모습도 애처롭다. 결국 바꾸지도 못하면서 단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안시한다. 하지만 이 땅에 태어나 자란 사람에게 ‘싱겁을 떤다’는 말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말이 되는 것을…암만 그래도 혈혈단신을 홀홀단신으로 부르는 것만은 참아야 할 노릇이다. 물론 세살배기 아기를 세살박이 아기로 써도 안되고…김수로님_.이책은 우리말 되돌아보기와 함께 우리말 바로쓰기를 말하고있다. 사실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계속 지적받고있듯이 한글은 심각할정도로 변형되고 오염됐다. 게다 TV에서 조차 국적불명의 외국어 남용과 은어들이 범람하고있는 현실 개인적으로 보이그룹들이나 그 가벼운 노랫말들에 꼭 들어가는 영어단어들을 보며 이상한 부조화를 느끼곤하는 한사람으로써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있는 작가의 책이 반가웠다.게다 그런 잘못쓰인 말들은 방송뿐 아니라 글을 삶으로 하는 한국 작가들에까 지 이르는데 그범위가 광범위하다. 예를들어 조종래씨의 대표작 태백산맥,황석영씨의 장길산.최명희씨의 혼불,공지영씨의 인간에 대한 예의등…너무 잘알려지고 유명한 작품들 곳곳 에서 잘못쓰인 단어들을 지적하고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것같을 정도다. 우리가 자주 시용하는 ‘건강하십시오’도 잘못쓴거라고 작가는 말하고있다. 옳은 표현은 ‘부디 건강하십시오’라니….일상생활에서 잘못쓰고 있는 말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새삼 말해주고있다고할수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꼬장꼬장한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말과 글을 지키지못하면 그나라 문화와 함께 존재가 서서히 사라진다는 역사 적 교훈을 들이대는데는 할말이 없다.김정순님_.

유명작가 시인들 도마에 올랐다

 

[오마이뉴스 2002-09-10 05:26]

 

ⓒ2002 문학수첩”영어발음을 잘하게 하려고 애 혓바닥 수술까지 시키는 시대에 우리말, 우리글을 갈고 닦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제 말 제 글이나 제대로 하고나서 영어든 뭐든 하라고 퉁바리를 놓고 싶어 이 책을 썼다.” (머리말 중에서)

우리말 우리글을 다듬고 지켜온 우리말글 파수꾼 이오덕 선생에 이어 또 한 명의 우리말글 파수꾼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파수꾼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그동안 멀쩡한 문단동네의 내로라 하는 시인, 작가들에까지 우리글이라는 직격탄을 퍼부어 여러 가지로 시끌벅적하기 때문이다.

그 파수꾼의 이름은 권오운(60)이다. 권오운은 196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래 문단 활동보다는 ‘학원’의 편집기자로 출발, 30여년 동안을 줄곧 잡지사에서 취재와 편집일을 주로 해왔다고 한다.

그런 그가 왜 하필 문단의 내로라 하는 작가 황석영, 조정래, 김주영, 최명희, 양귀자, 신경숙 등과 시인 김용택, 안도현 등 100여명의 작가와 시인의 문장을 꺼리낌 없이 꼬집고, 찌르고, 칼로 도려내기까지 했을까.

그래, 국정교과서나 신문, 인기 방송프로그램 등에서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과 글을 베어내고 삶고 태우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순간적인 실수나 순간적인 잘못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나오는 것이므로, 또한 창작이 아닌 객관성을 요구하므로, 마구 할퀴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국내 유명작가와 시인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국내 유명작가들과 시인들의 작품은 모두 개인 창작품이다. 또한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며, 작가는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불린다.

그런 유명작가들과 시인의 작품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권오운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용감하다. 아니, 차라리 도전장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쩐지 권오운이 불리해 보인다. 언어의 마술사와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들이 합세하면 권오운은 일격에 쓰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다. 왜냐하면 그의 유일한 무기 <우리말 지르잡기>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권오운이 펴낸 <우리말 지르잡기>는 기존의 시인, 작가들이 일시적으로 허술하게 넘겨왔던 문장의 허를 찌른 책이다. ‘지르잡기’란 말은 ‘옷 따위에서 더러운 것이 묻은 부분만을 걷어쥐고 빨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권씨가 지적한 시인 작가들이 쓴 문장의 잘잘못에 대한 부분적인 지적은 어쩐지 명쾌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어떤 부분은 몹시 명쾌하지만 또 어떤 부분은 이상하게 불리하게 보인다.

권씨는 황석영의 ‘장길산’에서 “묘옥이 떨어져 앉아 콩깍지를 까고 있었는데, 길산은 얼결에 말을 붙였다”를 지적한다. 권씨는 ‘콩깍지’는 콩을 까고 남은 껍질이 콩깍지라며 “콩깍지를 다시 깔 수 없음은 당연하다”라고 지적한다. 권씨의 주장은 “콩을 깐다” 라든가 “콩 꼬투리를 깐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무언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권씨는 ‘콩깍지를 까고’를 ‘콩을 까고’ ‘콩꼬투리를 까고’라고 해야 맞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콩을 까고 남은 껍질이 콩깍지라면, 콩을 얻기 위해 콩을 감싸고 있는 콩깍지를 깐다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 그리도 틀렸단 말인가.

그는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서도 “문장이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여기에서 “그토록 오래처럼 느껴졌던”의 표현은 “그토록 길게 느껴졌던”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경숙은 <부석사>에서 ‘무의 잎과 줄기’ 를 이르는 ‘무청’을 “새파란 무잎이 아침햇살을 받고” 라고 중복 표현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신경숙은 <멀리, 끝없는 길 위에>에서 “가난한 여인이 생각에 잠길 때는 발자국을 들고 걸어야”라고 썼는데 “발자국을 들고 어떻게 걷나?” 라며 되묻고 있다.

여기에서 지적한 ‘무청’도 권씨의 지적처럼 그리 틀린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가 무청을 자신의 문체에 맞추어 “새파란 무잎이 아침햇살을 받고”라고 썼다고 해서 중복 표현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권오운씨는 윤대녕을 ‘형용사와 부사를 맘대로 훼손하는 작가’로,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문장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작품이라며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맹렬하게 비꼬았다.
이종찬 기자

목차

1장 칼날을 잡으랴, 칼의 슴베를 잡으랴 …15 2장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우리말 실수 …111 3장 두루뭉술하게 잘목 쓰고 있는 우리말 …175 4장 세 편의 대하소설에 나타난 우리말의 실수 …275 찾아보기 …350

작가

권오운 지음

1942년 강릉에서 태어나 196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여 문단에 데뷔, <신춘시> <시학> 등 동인활동을 하였다. 1968년 학생잡지 《학원》 편집기자로 출발하여 《KBS 여성백과》 편집장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로 10년간 재직했다. 요즘은 주로 ‘우리말, 우리글’ 분야 원고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우리말 지르잡기》 《작가들이 결딴낸 우리말》 《알 만한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1234가지》 《우리말띄어쓰기 대사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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