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4컷 철학교실

난부 야스히로 지음 | 아이하라 코지 그림 | 한영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리틀북

발행일 2008년 11월 15일 | ISBN 9788983922939

사양 128쪽 | 가격 9,000원

분야 청소년

책소개

4만화 철학의 만남,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 입문서

 

일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질문들에 부딪힌다. ‘왜 사는 걸까?’ ‘죽으면 어떻게 되지?’ ‘진정한 나는 어디 있을까?’ ‘내가 고작 이런 것이나 하려고 사는 게 아닌데……’. 저자 난부 야스히로는 이처럼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며, 그런 철학적 고민 없이 사람은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은 《만화액션》지에 연재된 청년 히로시와 돼지 씨가 삶의 의미에 대해 문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4컷 개그만화를 통해, 어렵고 난해하기만 한 철학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이 4컷 만화 안에는 그야말로 철학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끊임없이 ‘왜 사는가’에 대한 문제로 고심하다 결국 가출을 결심한 히로시와 ‘나는 잡아먹히기 위해 산다’며 달관의 경지에 이른 돼지 씨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만화로, 서로 문답하며 촌철살인 위트와 가슴 따뜻한 감동의 이야기를 펼쳐 낸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부터 칸트와 데리다 등 현대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그냥 웃으며 읽을 수 있을 만한 히로시와 돼지 씨의 짤막한 대화 속에서, 깊은 통찰과 의미 있는 철학적 과제들을 끄집어 내 쉽게 풀어 쓴 저자의 솜씨도 놀랍다. 이 책은 일본 고등학교 윤리 수업의 부교재로 사용하기도 할 만큼 친근한 스토리 전개와 ‘일상 속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가르치며 우리에게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인생의 난관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활 속에서 겪는 소소한 감정의 실타래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에도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철학이 술술 이해되는’ 책을 목표로 삼은 만큼 철학으로 가는 충실한 다리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 이제 철학을 시작해 볼까!

 

이 4컷 만화의 매력은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히로시의 질문에 시종 냉철하고도 현실적인 대답으로 일관하는 돼지 씨의 반응에 있다. 돼지 씨는 놀랍게도 “잡아먹히기 위해 산다”고 말하며 히로시를 혼란에 빠트린다. “그런 삶이 정말 좋냐”고 되묻자 돼지 씨는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그런 것뿐”이라고 받아친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했음직한 이 고민에 대해 돼지 씨는 의연하다. 저자는 이 간단해 보이는 4컷 만화 안에서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이라는 철학 용어를 끄집어낸다. 즉 히로시가 ‘인생은 이래야 해’ 하고 가치판단을 하는 데 반해 돼지 씨는 ’인생은 이렇게 되어 있다’고 사실판단에 근거하여 대답하는 식이다.

히로시의 질문은 마치 인류의 철학사를 응축하고 있는 듯하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키에르케고르의 사생관, 롤랑 바르트의 구조주의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철학자와 어렵기만 한 현대철학이 이 둘의 짤막한 대화 안에 모두 녹아 있다.

우리가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명제로 고민하듯, 청년 히로시도 이러한 궁금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는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히로시의 말에 돼지 씨의 대답이 걸작이다. “진정한 ‘나’ 따위는 없어. 지금의 네가 진정한 네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핑계 대며 다른 무언가를 찾는 것 자체가 네 스스로 형편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지. 그렇게 형편없는 지금의 너야말로 진짜 너 자신”이라며 일축한다. 아이덴티티 즉, ‘자아정체성’에 대한 이 이야기는, 사르트르와 헤겔 그리고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독자들에게 사유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리뷰

“철학은 난해하다라는 선입견을 한 방에 해소시켜 준 책!”

-일본 아마존 독자

 

인생이 무순한 질문과 답의 연속이라는 것을 은유하듯, 히로시와 돼지 씨의 여정 역시 수많은 질문과 답으로 점철된다. 마지막 장면은 자못 감동스럽기까지한데, 냉소적인 돼지 씨가 히로시의 말 한마디에 삶의 의미를 찾기 때문이다. “돼지 씨는 나에게 필요하니까 살아가는 거야”라며 돼지 씨를 알 수 없는 감동을 준 것이다.

저자는 이 결말을 헤겔의 변증법적 관계, 즉 정반합(正反合)의 관계로 설명한다. 즉 히로시의 계속되는 삶의 의미 찾기(正)를, 단 한마디로 묵살하는 돼지 씨의 비정함(反)이 삶의 의미를 체감하는 순간(合)을 경험하게 한 것이다. 저자가 이 정반합의 관계를 일본 최고의 아이돌 스타 모닝구무스메가 변증법적으로 멤버를 구성하며 인기를 끄는 모습과 같다거나, 이소룡의 인기가 요절을 통해 오히려 막강하고 지속적인 카리스마의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 정반합의 요소를 가진다고 풀이한 부분도 재미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을 의식이라도 한듯 돼지 씨는 항상 히로시의 빵을 뺏어 먹는다. 역설적이게도 돼지 씨는 끊임없이 생각하는 배고픈 돼지다. 이 책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배고픈 돼지 씨와 방황의 상징 히로시를 통해, 철학의 세계로 징검다리를 놓아 주며 보석 같은 삶의 지혜를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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