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철학자 넬의 일기

라이너 오베르튀르 지음 | 김태영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리틀북

발행일 2009년 1월 24일 | ISBN 9788959760367

사양 224쪽 | 가격 9,000원

분야 청소년

책소개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넬의 탐험 여행

 

『넬의 일기』는 함께 생각하고 함께 만들어 나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독특한 콘셉트의 철학 교양서다. “옷 주머니는 왜 두 개일까?” “학교는 꼭 다녀야 할까?” “지구는 왜 둥글까?” 와 같은 소소한 궁금증에서부터 “나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 “하느님과 전화통화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제법 철학적이고 진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쉬우면서도 광활한 철학 여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호기심 많은 12살 넬이라는 아이는 자기 자신과 세상, 우주 그리고 신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다. 넬이 아빠에게 공책 하나를 선물로 받으면서 인생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적어 내려간 것이 바로 『넬의 일기』다.

이 책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영혼과 시간,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들로 가득하다. 넬은 이러한 궁금증을 좋아하는 시와 옛날이야기, 톨스토이나 네루다, 카살스 같은 유명한 예술가들의 글, 그리고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풀어 나간다. 하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거운 주제를 어렵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넬 혼자만의 일기에 머물지 않고 독자들이 넬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물음과 생각을 적어 넣고 그림을 그리는 등, 함께 생각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책과 독자 사이의 인터렉티브한 독서가 가능하도록 정형화된 목차와 구조에서 탈피한 것이다. 무엇보다 마샤 그레네의 앙증맞은 일러스트레이션이 책 읽기의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지만, 신과 자아, 세상에 대해 너무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도 훌륭한 철학 안내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들은 어느새 화가가 되고, 꿈꾸는 사람이 되고,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 우리 모두의 철학 일기

 

넬은 주제별로 다섯 개의 노트를 묶었다. 첫 번째 노트는, ‘나’와 영혼, 시간에 대한 고민이다. 독자들과 함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글을 써 보고, 조용한 방에서 나의 이름을 불러보는 실험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언제 처음 ‘나’라는 말을 했는지 생각해 보고, 자신의 잠든 모습을 아빠에게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러한 질문과 실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나는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밖에도 옷에 주머니가 두 개인 이유와 낙타가 피곤해 보이는 이유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가 함께 실려 있다.

두 번째 노트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신이 꿈꾸는 학교에 대한 생각을 말해 보거나, 우리가 사는 세상,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들이 이어진다. 넬은 ‘탄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우리가 생각하는 탄생 이야기는 어떤 것인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풀 자라는 소리 듣기’라는 인디언의 이름 이야기나 서커스단의 무기력한 코끼리 일화, 그리고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숨쉬기 실험을 해 봄으로써 세상 모든 사람이 함께 마시는 공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세 번째 노트에서는 태양과 달, 별에 대한 우주 이야기로 우리를 안내한다. 지구가 둥근 이유에 대한 이야기와 파블로 네루다의 『질문의 책』에 나와 있는 엉뚱한 질문 모음으로 시작하는 세 번째 노트는, 우주와 나에 대한 것이 가장 큰 줄기다. 넬은 자신이 배운 태양과 달 그리고 우주에 대한 지식을 상세히 알려준다. 지구에서 달까지 빛의 속도로 1초, 태양까지는 8분 만에 도달하고, 우리의 태양계에서 가장 별은 빛의 속도로 9년이 지나야 도착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넬은 캄캄한 여름밤에 하늘이 보이는 마른자리에 누워 별을 관찰하다보면 우리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라고 느껴진다고 한다. 또한 넬의 방은 우주 사진에서부터 지구와 대륙, 각 나라 지도와 내가 사는 도시 지도, 그리고 학교와 가족 사진까지,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넬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계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밖에도 눈으로 보이지 않는 현미경의 세계로 보는 ‘세포 우주’ 이야기와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빗댄 ‘암탉과 새끼 오리’ 이야기는 또 다른 재밋거리다.

 

우주와 나 그리고 행복에 대한 실험과 질문

 

전쟁과 평화 그리고 인류와 행복에 대한 한층 폭넓은 궁금증으로 확대된 것이 네 번째 노트다. 다른 노트에서보다 유난히 많은 질문들로 넘쳐난다. 인생은 무엇일까?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느님은 정말 존재할까? 등 넬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그 중 넬은 ‘전 세계인의 일기장’을 만들어 보는 꿈을 꾼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집필하는 책이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우리가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왜 우리가 먹고 숨을 쉬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넬은 또한 ‘지구본 게임’을 통해 한쪽이 움푹 팬 공을 굴리면 일직선으로 가지 않는다는 원리를 통해 삶의 행복 역시 지구본 게임처럼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들려준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들은 궁극적인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노트는 인류가 품고 있는 가장 큰 궁금증인 ‘하느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하느님에게 질문하거나 전화통화는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들을 여러 실험과 이야기를 통해서 해결해 나간다. 하느님께 물어보고 싶은 질문들과 전화통화를 하면 말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 보기도 하고, 하느님과 나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두운 방에서 빛을 비추어 먼지를 터는 실험을 통해 사물은 빛이 있어야 볼 수 있고 빛도 사물 없으면 알 수 없다면서 하느님과 나의 관계도 빛과 먼지의 관계와 같다고 말한다. 또한 삼각형 거울 놀이를 통해 삼위일체를 설명하고, 하느님은 왜 볼 수 없는지에 대한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각 노트마다 ‘당연한 실험?’ ‘동물 이야기’ ‘펭귄의 지식 창고’ ‘넬의 사물 이갸기’ 등 총 다섯 가지의 테마가 곳곳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실험?’에서는 조용한 공간에서 나의 이름을 불러보고, 어두운 밤 누워서 별을 보는 실험처럼 막연한 철학적 명제들을 직접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물 이야기’에서는 피곤한 낙타 이야기와 서커스단의 무기력한 코끼리 이야기 등 깨달음을 줄 만한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펭귄의 지식 창고’에서는 우리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정보와 지식의 장이다. ‘넬의 사물 이야기’에서는 모래시계, 지구본 게임, 삼각형 거울 등 일상의 물건들을 통해 철학적 질문들을 쉽게 설명한다.

어느 한 부분을 펴고 읽어도 상관없을 만큼 곳곳에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잘 풀어 내고 있는 『넬의 일기』는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른 모두를 위한 책이다. 저자가 “삶의 큰 질문을 던지기에 늦은 나이란 결코 없다”고 말한 것처럼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아에 대한 궁금증뿐 아니라 어른들의 존재에 대한 질문 역시 끊임없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넬의 일기』를 통해 읽다 보면 인생의 목표와 희망, 그리고 행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작가

라이너 오베르튀르 지음

김태영 옮김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