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고통의 재발견

전영태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9년 5월 15일 | ISBN 9788983923271

사양 348쪽 | 가격 15,000원

시리즈 현대문학총서 9 | 분야 인문/사회

책소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창조성과 고통의 관계는 어떠한가?
『아름다움과 고통의 재발견』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대하여 비미학적 해명을 시도한다. 미학의 아름다움에 대한 규정은 미의 본질을 해체하는 경향이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래서 미학을 대체하는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인류학, 고고학, 사회학 등의 학문체계를 종합하는 통합적 시각으로 아름다움의 제 현상을 규명하려고 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다윈 자신의 통합적 구상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빅토리아조 시대의 전문교양인이 함양했던 영문학, 멜더스류의 경제학, 라이엘의 지질학, 자연신학, 의학, 물리학, 생물학 등의 영향이 그의 진화론에 집중되었다. 저자가 진화론에 주목하는 것은 통합적 시각이 갖는 보편적 견해 도출 가능성 때문이다.
다위니즘(Darwinism)은 진화에 관계된 제 학설의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과학적 사실 체계이다. 최근의 생물학주의 이론은 그 사실에 고무되어 인문사회과학의 체계를 생물학 중심 체계로 바꿀 수 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점에 대하여 거부 반응을 보인다. 생물학주의는 자칫 또 다른 자연신학을 수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진화론을 수용하면서 그 위험성을 경계하는 시각이 이 책을 관류하는 해석의 관점이다.
「제1부 아름다움의 재발견」에서 아름다움은 사랑을 매개로 해서 생성되는 점을 우선 밝혔다. 사랑과 아름다움의 관계를 규정한 플라톤의 논리를 문학과 예술 작품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생리심리학적 해명을 곁들였다. 아름다움을 정신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그것의 본질을 육체적인 것에서 찾으면서 육체의 아름다움이 권력의 아름다움으로 전화되는 과정을 밝혔다. 아름다움에 대한 진화론적 해석의 다양한 경우를 언어, 성 선택, 마음의 진화, 등의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 제1부의 핵심이다. 특이한 것은 아름다움을 논하면서 이 시대 미의 기준으로 간주되는 패션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인가, 라는 주제를 다룬 점이다.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을 분석하면서 옷이란 벗지 않으면서 벗은 육체의 미를 드러내려는 위장이라는 점을 밝혔다. 패션의 미란 미의 경계에 자리 잡은 수상쩍은 미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야나기 무네요시식의 아름다움 부풀리기가 어떤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지, 자연보호와 자연미학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제2부 고통의 재발견」역시 제1부와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통합주의적 해석을 제시한다. 「「나무꾼과 선녀」에 대한 통합적 해석」에서 나무꾼이 죽어서 수탉이 되어 아침마다 선녀를 꼭 만나고 싶은 소망을 ‘꼬끼오’라는 울음소리로 표현했다고 주장한다. 학제 간의 논의와 학문적 통합이 학문의 시대적 요청임을 확인하여 민담을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고, 이를 ‘나무꾼과 선녀’의 ‘결혼하기 어려움’이라는 중심 주제로 모으는 집중적 해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이 글이 지니는 매력이다.
김동인의 기생편력을 남성성과 예술행동학적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는 글도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동인이 기생과의 연애에 몰두하는 까닭을 그의 첫사랑의 생애사적 패배에서 찾고 여인 위에 군림하는 헛된 남성성 과시에서 원인을 찾는 과정이 매우 특이하다.
송기원에 관한 평론에서 자신의 숨기고 싶은 과거 사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자의식에서 탈피하고, 고통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도정을 추적한다. 고통과 아름다움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그 글에서 나타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치통 아줌마」 깊이 읽기이다. 안데르센의 짤막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 「치통 아줌마」를 창조성과 고통이라는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글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처음 발표하는 이 글을 통해 고통이 창조성의 필수적인 매개 요소임을 간결하게,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장황하게 설파한다. 「치통 아줌마」를 깊이 읽자는 것인지, 저자 자신의 글이 그 작품보다 낫다는 것인지, 쓸데없는 저자 자신의 잡소리가 왜 필요한지, 저자가 그 작품을 읽고 도대체 어떤 감동을 받았는지, 이 모든 것이 두루뭉술하게 전개된다. 이 점이 저자인 전영태 글쓰기의 특색이기도 하다.
『아름다움과 고통의 재발견』은 고통의 절차를 통해 아름다움의 실체로 다가서려는 저자의 즐거운, 그러나 괴롭기도 한 안타까운 노력의 소중한 산물이다.

목차

제1부 
013·서정의 옹호
031·존재의 깊이를 경험케 하는 서정의 다양한 몫
051·서정과 리얼리즘
061·분화와 통합, 내적 결속과 외적 확산의 이중주
       – 젊은 시인들의 언어적 지형
082·질병, 시적 존재의 어둑한 거처
094·생에 대한 심미적 관조가 머무는 곳
       -‘역(驛)’의 상상력

제2부 
107·어머니의 휠체어 – 허영자의 신작시
119·천상에서 굽어보는 지상의 빛 – 김종해의 신작시
133·‘시’를 통해 가 닿는 존재의 궁극 – 유안진론
154·따뜻한 감성과 지적 치열성의 결속 – 김종철론
174·‘격정과 상처’에서 ‘사랑과 치유’로
       – 신달자의 시세계
190·‘시’라는 언어적 육체로의 귀환 – 문정희론
204·서술성과 서정성의 결속을 통한 구체성의 시학
       – 이시영론

제3부 
221·다성악으로 울리는 야성의 상상력
       – 김승희 시집 『냄비는 둥둥』

235·자기 표현을 넘어서는 ‘시’의 정신적 차원-최동호론
250·현실 초월 의지에서 ‘다른 생’의 욕망으로 – 황지우론
271·미학과 정치의 통합을 통한 시적 ‘당대(當代)’의 구현
       – 김정환론
288·고요로 짠 ‘시간의 그물’
       – 도종환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296·동일성의 ‘기억’에서 타자성의 ‘유목’에 이르기까지
       – 이재무론
312·사물의 파동을 바라보는 격정과 친화의 시선
       – 고재종 시집 『쪽빛 문장』

제4부 
327·타자들을 통해 ‘진정한 현존’에 이르는 길
       – 엄원태의 근작들
346·서정의 심화를 통한 근원적 생의 형식 탐구
       – 복효근 시집 『목련꽃 브라자』
366·기억의 원리로서의 서정 – 반칠환 시집 『누나야』
374·생의 저지대를 응시하는 낮은 목소리
       – 송종찬 시집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
389·움직이는 기억의 풍경들 – 문태준의 신작시
401·색깔의 연금술 – 박종국 시집 『하염없이 붉은 말』
419·‘죽음’의 흔적으로 바라본 생의 형식들
       – 유홍준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작가

전영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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