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이야기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 이영미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9년 5월 14일 | ISBN 9788983923264

사양 336쪽 | 가격 10,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치밀한 복선과 충격, 서늘한 신비가 온몸을 휘감는 명품 환상소설

‘21세기의 새로운 재능’ 모리미 도미히코의 놀라운 변신

 

《여우 이야기》는 《태양의 탑》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등의 작품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모리미 도미히코의 환상기담집이다. 데뷔작 《태양의 탑》에서 교토 대학생의 일상과 망상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려냈다면, 이 작품은 180도 분위기를 바꾸어 교토 거리의 어두운 부분에 시선을 맞춘다. 교토의 ‘방련당’이라는 골동품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네 편의 이야기는, 도시 곳곳에 비밀스럽게 숨죽이고 있는 서늘한 공포를 유리세공하듯 섬세한 문체로 깨워내며 읽는 이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발랄하고 해학 넘치는 이야기와 정제되고 예스러운 문체로 ‘교토 천재’ ‘21세기의 새로운 재능’으로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는 치밀한 복선 위에 서늘한 충격과 공포를 폭발하는 새로운 기담을 만들어냈다. “저자가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에서 한발 더 나아간 아름답고도 위험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작가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이 책은 끔찍하고 잔혹한 묘사만이 공포를 자아내는 장치가 아님을 증명하며, 섬세하고 아름다운 묘사로 독자를 매혹시킨다.

 

일상의 궤도를 이탈하는 아름답고 위험한 이야기

교토의 골동품 가게를 무대로 현대판 괴담의 막이 열린다

 

《여우 이야기》에 수록된 네 편의 단편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이면서, 비밀스러운 접점을 공유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묶인다. 음산하고 낡은 고택에 사는 괴이한 여우 가면의 사내, 정체를 알 수 없는 골동품점 ‘방련당’, 어지러이 얽힌 골목들과 몽상에 빠진 청춘들……. 이 풍경들이 도시의 일상과 공포의 세계를 잇는 매개가 된다.

표제작 〈여우 이야기〉는 고택에 사는 여우 가면의 사내 아마기와 방련당 점원 무토 사이에서 이루어진 기묘한 거래를 그리고 있다. 무토는 어느 날 이 음산한 분위기의 고택으로 심부름을 갔다가 아마기로부터 거래를 제안받는다. 아마기의 요구에는 어떠한 것도 응하지 말라는 여주인의 당부를 무시하고 무토는 결국 오래된 ‘여우 가면’ 하나를 건네게 된다. 그 후부터 무토는 필연적으로 아마기에게 한 가지씩 부탁을 하게 되고, 그 대가로 자신의 물건 중 하나를 건네준다. 그리고 급기야 엄청난 거래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과실 속의 용>은 실크로드를 여행하고, 헌책방과 골동품 가게에서 신기한 손님들을 만나고, 수상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잠시도 지루할 틈 없는 법대생 선배와, 그것을 선망하는 ‘나’의 이야기이다. 선배는 마치 곧 떠날 것처럼 방 한구석에 여행 가방을 놓아두었는데, 어느 날 그 가방의 내용물을 본 ‘나’는 선배의 예상치 못한 비밀을 알아버린다.

<수신>은 큰 저택에 혼자 살던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가족의 이야기다. 할아버지의 저택에 어느 날 갑자기 우물이 말라버리는가 하면, 안뜰의 사당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오고, 할아버지는 죽기 직전까지 물을 한없이 마셔대는 등 물과 관련된 괴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결국 저택을 철거하던 날 괴물의 심장 같은 것이 발견되고 일련의 사건들의 원인을 헤아리는 결정적인 열쇠가 된다.

“검은 구름이 거대한 짐승처럼 여름 하늘을 내달리고, 메마른 도로가 가라앉듯 어두워지면, 과실 같은 달콤한 냄새가 주위에 가득 찬다”로 시작되는 <마>는 빛과 어둠의 절묘한 대비와 교토 거리 한복판에 선 듯한 정경 묘사가 일품이다. 어느 날인가부터 괴이한 짐승[魔]이 마을 사람들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무더운 여름철 뜨거운 공기 속에 실려 온 비릿한 짐승의 냄새가 맡아질 정도로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수작이다.

 

평온한 듯 보이는 도시의 일상,

그 속에 숨은 낯선 공포를 만나다

 

폭풍 같은 달변과 망상으로 치달았던 작가의 전작들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색채와 향기를 유감없이 뿜어내는데, 문체, 내용, 분위기에 있어서는 과연 같은 작가가 쓴 작품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새롭다. 이렇듯 자유롭고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에 놀라고, 다음에는 또 어떤 마법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

《여우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여우에게 홀린 듯한 묘한 여운을 남긴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살갗에 축축하고 미끈거리는 촉감이 휘감겨오는 한편, 코끝에 감도는 눅눅한 비 냄새, 비릿한 짐승의 숨결, 숨이 막힐 것 같은 후텁지근한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도한 점점 압박해 오는 심리적 두려움과 농밀한 공포는 독자로 하여금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인간과 뒤섞여 있던 불가사의함이 정체 모를 짐승으로 옮겨 가고, 결국에는 거대한 괴물로 이어지면서 소설 속 괴이함은 점점 무한 확장된다. 더 이상 여우에게 홀리지 않게 된 현대인을 환상의 세계로 성큼 다가서게 하는 《여우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뒷골목조차 다시 들여다보게 할 만큼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하며 공포의 또 다른 신경지를 펼쳐 보인다.

리뷰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주도면밀하게 복선을 깔아 나가다가 서늘한 충격을 한순간에 폭발시키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경지에 갈채를 보낸다.

-일본문예지 《파도》

 

기분 좋은 오싹함, 한 치의 낭비 없이 그려낸 기품 있는 문장을 마음껏 탐닉하라. -도시마 미호(소설가)

 

★★★★★ 아름답게 일렁이며 독자를 매혹시키는 명품 환상소설! -아마존

★★★★★ 화려함을 배제한 간결한 문체로 정교하고 치밀하게 그려내는 저자의 솜씨에 마음을 맡기고 이끌리다 보면 꿈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존

★★★★★ 아름다운 문체는 읽는 이를 매혹시키고,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는 기묘한 수수께끼를 드러낸다. -아마존

작가

이영미 옮김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 팝콘》 번역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옮긴 책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도시여행자》 《파크라이프》 《사요나라 사요나라》 《동경만경》 《나가사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면장선거》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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