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 권영주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0년 3월 30일 | ISBN 9788983923462

사양 264쪽 | 가격 11,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축제의 밤 요이야마에 펼쳐지는 신비, 유쾌, 따스한 밤의 회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 판타지의 새 경지

개성 있는 문체와 폭소를 유발하는 유머,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매직 리얼리즘으로 한국과 일본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신작 《요이야마 만화경》이 출간되었다. 교토의 요이야마 축제날을 배경으로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6개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만화경 속 세상처럼 서로 맞물리면서 펼쳐지는 연작소설집이다.

‘요이야마’란 일본 3대 축제라는 교토의 기온축제 중에서도 흥이 절정에 오르는 밤을 말한다. 이날 밤을 무대로,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마음이 따뜻해지며 때로는 소름 돋는 이야기로 다채로운 6가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소설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가 서로 겹쳐지거나 어긋나면서 물고 물리는 이야기의 한복판으로 내달린다. 사탕 사과의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축제가 한창인 거리로 나갔다가 서로의 손을 놓쳐 길을 잃고 마는 자매와, 요이야마 저녁에 구경을 나섰다가 딸을 잃어버리고 15년 뒤 골동품 노점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만화경을 들여다보다 그 속에서 딸과 재회하는 아버지, 요이야마를 매일같이 반복해서 살게 된 골동품점 남자, 그리고 휘황한 축제의 불빛 속 붐비는 거리에서 동생의 손을 슬쩍 놓아버린 언니 이야기는 환상기담의 아름답고 아련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또한 괴상한 벌레를 먹여 ‘초(超)금붕어’를 만들겠다는 요상한 목표를 가진 고등학생, 오랜만에 고향에 놀러온 친구를 골려주려고 후배들을 모아 얼토당토않은 거대한 촌극을 꾸미는 남자 이야기는 모리미 특유의 유머를 발산한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만화경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사물들이 뒤섞여 신비로운 감흥을 만들어내는 이 연작소설은 일상 속 일탈이 벌어지는 축제날처럼 읽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설렘 가득한 소설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향기와 환상의 세계

섬세하게 빛나는 상상력이 빚어낸 축제의 뒷얘기가 화려하게 깨어난다

이 소설에는 노점에서 풍겨 나오는 달콤한 향기, 잔뜩 들뜬 사람들의 표정, 부유하는 등불 빛 등 축제 특유의 가슴 뛰고 애잔한 정경이 한가득 담겨 있다. 요이야마 하룻밤에 일어난 사건을 여러 인물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이윽고 하나로 연결되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소설이다. 다른 장에서 주변인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슬며시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앞에서 펼쳐진 사건의 엄청난 뒷얘기가 다음 장에서 밝혀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만화경 같은 구조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 〈요이야마 자매〉와 마지막의 〈요이야마 만화경〉, 〈요이야마 금붕어〉와 〈요이야마 극장〉 그리고 〈요이야마 회랑〉과 〈요이야마 미궁〉은 각각 두 개의 이야기가 겉과 속, 앞면과 뒷면이라는 대칭을 이루며 독자를 요이야마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독자는 축제의 열기, 유쾌함, 엉뚱함, 때로 섬뜩한 면까지 경험하게 된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시시하고 평범한 청춘 군상을 기발하게 조리해 폭소를 유발하는 데뷔작 《태양의 탑》을 시작으로 긍정적인 괴짜 청춘들의 사랑스러운 판타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교토 거리의 어두운 면에 초점을 맞춰 서늘하고 아름다운 공포를 내뿜는 《여우 이야기》 등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 독자들까지 사로잡으며 고유한 영역을 확고히 했다. 신작 《요이야마 만화경》에서는 기존에 보여준 작가의 다양한 색깔을 한데 아우르며 다양한 감각이 교차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독자들은 각각의 이야기들마다 기이함 속에 숨은 유쾌함, 서늘함 속에 숨은 따뜻함을 발견해가면서 지금 자신이 직면한 현실 바로 뒷면에 존재할지 모르는 또 다른 현실을 상상하게 되는 달콤함 환상을 경험할 것이다.

축제의 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다…

축제 같은 비일상의 시간은 일상과는 조금 다른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비일상의 시간이 자아내는 공기 속에는 사람을 취하게 만들고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요이야마 만화경》의 무대가 되는 요이야마는 천년 넘는 역사를 지닌 교토의 기온축제 중에서도 절정에 달하는 날이다.

〈요이야마 자매〉에서는 호기심 많은 언니와 소심하고 걱정 많은 동생이 달콤한 향기에 이끌려 요이야마가 한창인 거리로 나선다. 혹시 길이라도 잃지 않을까, 한눈팔았다고 부모님께 꾸중이나 듣지 않을까 마음이 무거운 동생은 그만 실수로 언니의 손을 놓치고 만다. 겁이 덜컥 났지만 붉은 유카타를 입은 소녀들을 만나 이내 거리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진다.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겠다는 소녀들에게 이끌리는 순간, 누군가 강한 힘으로 동생의 발목을 잡아당긴다.

〈요이야마 금붕어〉에서는 후지타라는 청년이 고등학교 때 친구이자 지금은 골동품점에서 일하는 오토가와의 안내로 요이야마를 구경하러 온다. ‘초(超) 금붕어’를 키우는 남자 오토가와는 어릴 때부터 후지타를 엄청난 장난으로 속여 넘기면서 “속이는 내가 나쁘냐, 속는 네가 나쁘냐” 하고 골리기 일쑤다. 이번에는 오토가와는 요이야마 날 외지인이 혼자 잘못 다니다가 실수로 요이야마님의 신경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기온제 사령부’로 끌려가 험한 꼴을 당한다는 미심쩍은 협박을 하고, 그것은 이윽고 사실로 밝혀진다.

〈요이야마 극장〉은 가짜 요이야마 축제를 꾸며 친구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려고 대학생들을 모아 거대한 촌극을 꾸미는 이야기다. 기간한정 서클 ‘기온제 사령부’를 결성한 이들, 대학 연극부 소품담당과 미술담당이 가세하면서 계획은 점점 더 엉뚱하고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워진다. 바보스럽고도 장대한 그들의 계획과 목적은 무엇일까?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미한 연애감정의 행방을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요이야마 회랑〉에는 매일같이 요이야마 날을 반복하는 화가가 등장한다. 밤거리 골통품 노점상에서 구입한 만화경을 들여다보다 15년 전 요이야마 저녁에 사라진 딸을 발견한 이후 그는 요이야마 날을 반복해서 살아간다. 과연 딸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그의 희망은 이루어질까?

〈요이야마 미궁〉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랑을 경영하는 야나기가 요이야마 날 아침을 맞으면서 시작한다. 골동품점의 오토가와가 찾아와 아버지의 유품 중에서 돌려받을 물건이 있다며 요청하고, 그 이후 야나기는 매일 같은 날을 반복하게 된다. 그는 요이야마의 저녁 인적 드문 길에 쓰러져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의문의 물건 때문에 아버지도 자신처럼 요이야마의 미궁에 갇힌 것인지 의문을 품는다.

〈요이야마 만화경〉은 〈요이야마 자매〉와 같은 사건이 호기심 많은 언니의 시각으로 다른 측면에서 전개된다. 호기심 많은 언니는 소심하고 걱정 많은 여동생이 자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보채는 게 귀찮기만 하다. 그러다 문득 심술궂은 마음이 생겨 인파 속에서 동생의 손을 슬그머니 놓아버린다. 언니를 잃어버려 당황해하는 여동생을 먼발치에서 뒤따르다 어느 순간 동생을 놓쳐버리고, 한참 만에 똑같은 모양의 유카타를 차려입은 소녀들에게 이끌려 하늘로 떠오르려는 동생을 발견한다.

리뷰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수상한 매력과 마력이 가득한 환상적인 소설이다. 서로 연결되는 6편의 이야기가 눈앞에서 거대한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_아사히신문

웃음과 환상이 얽히고설킨 만화경 같은 소설. 사건의 겉과 안을 비스듬히 엇갈려 그려내는 구성이 대단하다. _요미우리신문

코믹한 대학생의 등장과 신비로운 판타지 요소, 기존 작품들의 두 가지 매력이 한데 결합한 모리미 작품세계의 진수다. _산케이신문

작가

권영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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