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모스트 문

앨리스 세볼드 지음 | 김은정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0년 2월 4일 | ISBN 9788983923165

사양 384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러블리 본즈》의 저자 앨리스 세볼드 신작
2월 25일 국내 영화 개봉을 앞둔 《러블리 본즈》의 작가 앨리스 세볼드가 ‘모친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들고 5년 만에 돌아왔다.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14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러블리 본즈》는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 이상 팔렸다. 이번 신작은 수십 년 동안 헌신적으로 어머니를 보살펴 온 49세의 누드모델 딸이, 어느 날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질식시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주인공 헬렌의 행적과 함께 지난날을 회상하며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주인공 헬렌은 어머니를 죽인 날,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죽였으니 와 달라’고 부탁한 뒤 친구 나탈리의 아들과 관계를 맺는다.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도덕적 판단은 독자의 몫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이성적이면서 절제된 묘사와 문체가 더 섬뜩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모친살해를 화두로 제시되는 가족간의 관계, 애증과 폭력, 헌신 그리고 자아 말살을 다루는 작가의 독특한 방식과 관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강간당한 사건을 회고록 형태로 쓴 《럭키》,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소녀가 천국에서 지상을 바라보며, 상처입은 가족이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러블리 본즈》, 그리고 《올모스트 문》에서는 어머니를 죽인 중년 여인을 소재로 할 만큼 저자는 인간의 폭력과 감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가해자를 단지 악한 사람이나 사이코로 몰아가지 않는다. 그녀의 말처럼 “그렇게 보는 것이 더 마음 편하고 쉬운 일일 뿐”이며, 이들을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것이 더 섬뜩한 일인지 모른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 소설은 가족관계에서 개인의 헌신과 자유 또는 자아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며 우리에게 또 다른 시사점을 던진다. 전작의 대성공으로 출간 전부터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았던 만큼, 국내 독자들에게도 《러블리 본즈》의 개봉에 맞춰 세볼드의 《올모스트 문》이 주목을 받기 충분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죽이고 싶었어”
소설은 “엄마를 죽이는 일은 쉽게 찾아왔다”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아버지가 죽은 후 20년 동안 거의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간 적이 없다. 엄마는 결장암에 광장공포증, 그리고 유방절제수술을 받고 급기야 치매까지 걸렸다. 아버지가 죽은 후 엄마를 돌보는 것이 헬렌의 의무다. 혹여 밖으로 나갈 일이 있어도 엄마는 이불을 덮어 쓰고 나가야 할 정도다. 원래 괴짜였던 엄마는 나이가 들수록 헬렌을 막 대하게 되고 헬렌도 결국 어머니에 대한 간호가 애정인지 증오인지를 모르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 헬렌은 88세인 엄마를 충동적으로 살해한다.
그러나 그 이후 24시간 동안의 헬렌의 행동이 소설을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다. 헬렌은 엄마의 시체를 지하실로 옮겨 놓고, 태연히 전 남편 제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죽였으니 와 달라고 말한다. 친구의 아들인 서른 살 해미시와 차 안에서 정사를 벌인 뒤, 대학의 데생 실습실의 누드모델 일을 하러 간다. 이러한 큰 기둥 줄거리 속에서 헬렌은 아버지와 엄마에 대한 지난날의 회상과 삶을 반추하며 분열적으로 현재와 과거를 드나든다. 소설은 가족 관계의 감상성을 배제하고, 이상화하지도 않으며, 선악의 판단을 유보한 채 우리에게 가족과 삶, 인간의 폭력과 감정의 문제를 새삼 돌이켜보게 한다.
원제 ‘Almost Moon’은 엄마와 딸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는 아버지와 주인공이 엄마에 대해 말하는 장면에서 ‘달’을 언급한다. “달은 항상 온전하지만, 우리는 온전한 달을 볼 수 없다”면서 조각달이나 반달 역시 시야에 보이지 않을 뿐 달은 항상 온전한 달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온갖 병을 앓아 온 ‘온전하지 않은’ 엄마에 대한 비유로 엄마 역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온전한 인간인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반면 주인공에게는, 달이 어디를 가든 따라다니며,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그녀에게 엄마는 항상 인생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는 존재다.
앨리스 세볼드의 이번 작품은 빈틈없고 절제된 문체로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파격적인 소재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장면 하나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저자는 노련하고 밀도 있게 이야기를 풀어 간다.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섬뜩하면서도 서늘한, 그러나 묘하게 매료되는 소설이 될 것이다.

리뷰

언론 서평
앨리스 세볼드는 펜 끝으로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_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
훌륭한 전개와 잔인할 정도의 솔직함, 고르디오스왕의 매듭 같은 수수께끼. 이 모든 요소가 사건의 끔찍함을 뛰어넘어 소설의 정수를 보여준다.  _보스턴 글로브
첫 문장부터 독자는 앨리스 세볼드의 손길을 느끼게 된다. 감각적이고도 완벽할 정도의 직접적인 언어는 애절함과 두려움을 교묘하게 엮어 놓은 그녀의 세계를 보여준다. _휴스턴 크로니클
솔직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앨리스 세볼드의 특기다. 그녀는 감히 보고 느끼기 어려울 만큼 끔찍한 사실로부터 고개 돌리지 않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면밀히 바라보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다. _타임 매거진

작가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