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의 제국

김재석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1년 7월 11일 | ISBN 9788983924087

사양 280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내소설

수상/선정 판타지 문학상(조선일보)(2011년(3회))

책소개

소년의 몸속에 새겨진 신비한 이야기2011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 당선작 《풀잎의 제국》
한국적 상상력으로 세계를 사로잡을 ‘2011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 당선작 《풀잎의 제국》이 출간되었다. 한국의 판타지와 환상문학의 미래를 열어갈 작품을 찾고자 계획되어 이번에 3회 째를 맞은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은 수많은 한국의 예비 판타지 작가들이 지원한 1, 2회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응모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당선작을 내지 않을 만큼 ‘모두가 원하는 작품’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 이번에 선택받은 《풀잎의 제국》은, 우리 전통의 세계관을 균형 있는 전개와 흥미로운 소재들로 풀어 간 ‘한국형 판타지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소설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작가는 ‘몸’과 ‘역사’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독특하게 그려나간다. 주인공인 16살 소년 호야에게 몸속에서 백혈병과 싸우는 장면을 떠올려 스스로 병을 치유하게 유도하는 담당의사 남 과장의 ‘이미지요법’은 실제 미국의 방사선 종양학자이며 의사인 칼 사이몬튼에 의해 개발된 사이몬튼 요법(simonton therapy)의 치료 사례를 토대로 하고 있다. 호야 일행과 명부의 군대가 전투를 벌이는 중뇌, 척수, 비장 등의 인체 각 기관은 실제 모양과 특성, 기능 등을 그대로 반영하여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고 사실감 넘친다. 또한 몸속 깊숙한 곳에 숨겨진 역사를 거슬러 올라 찾은 세 영웅의 도움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험담은 다양한 세대의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무엇보다 혼천의, 석굴암 등의 다양한 문화재 및 과거 역사에 대한 지식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개되는 서사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더하며 시종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처럼 현대 과학과 역사적인 소재들이 적절하게 혼합되어, ‘몸속 전쟁’이라는 상상의 전투가 독자들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진부한 서양의 고전적 스토리에 흥미를 잃은 판타지 독자들에게 《풀잎의 제국》은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현대와 고전 의학을 망라한구체적이고도 상상력으로 가득한 ‘몸의 세계’
백혈병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소년이 꿈속에서 자신을 도울 조상 영들을 찾아 소환하는 여정을 그린 《풀잎의 제국》은 ‘조상들의 삶이 담긴 거대한 비밀의 박물관이 우리 몸 안에 숨겨져 있다’는 새로운 발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절묘하게 조합한다. 교과서나 TV 역사 다큐멘터리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박국경, 백제금동대향로, 동탑 사리함 등의 역사 유물들이 과거의 조상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의 시간 여행을 돕는 소재가 되었으며, 우리 역사의 흔적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나 고분 같은 장소들이 활용되어 주인공 호야가 활약하는 상상의 장소들이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장 중요한 장소가 소년의 ‘몸’이라는 사실이다. 현대 의학과 고전 의학을 망라하여 그려지는 실제적이고 과학적인 인체의 다양한 공간을 통해 ‘병’과 그것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상들이 독자들 앞에 펼쳐진다. 굵은 고목뿌리들이 뒤엉켜있는 숲으로 그려지는 허파, 울퉁불퉁한 들판 사이를 물길이 가로지르는 췌장, 폭포수와 광활한 호수가 눈앞에 펼쳐지는 방광, 하얀 가시나무들이 셀 수 없이 얽힌 백색의 숲으로 그려지는 뼈조직 등 몸속의 여러 공간들은 몸에 대한 독자들의 구태의연한 상식을 뒤집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한국적인 정서는 이 소설에 무게감을 더해 준다. 아내와 자식을 구하려다 고구려 개마기병에게 죽임을 당하는 범종, 이역만리 타국인 파미르 고원에서 억지로 당나라 병사가 되어 토번(티베트)군과 싸우게 된 고구려 출신 동료들의 명예와 목숨을 지키기 위해 돌격대의 선봉이 되어 목숨을 버린 무신, 몽골군에 붙잡혀 그들의 병사를 치료하라는 협박을 받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 나라에 대한 의를 지킨 고려의 의녀 초희 등, 비극적인 역사 현장에서 자신의 삶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세 조상 영의 이야기에는 우리 민족의 한(恨)과 생사관(生死觀)이 담겨 있다. 
시간여행이나 꿈 속 전투 같은 익숙한 소재를 ‘몸’과 ‘역사’를 통해 독창적으로 풀어 나간 《풀잎의 제국》은 환상문학 애호가와 일반 독자들 모두에게 판타지 소설의 새로운 재미를 전해줄 것이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긴장감 넘치는 한恨풀이
[1부] 왕의 무덤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16살의 소년 호야는 요양을 위해 할머니가 있는 부산 근교의 어촌마을 임랑으로 가던 중, 꿈결에 자신을 부르는 이상한 목소리를 따라 한 무덤에 도착한다. 정체불명의 목소리는 줄곧 호야의 뇌리에 남아 잊히지 않는다.
호야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가 의사로부터 백혈병 재발 판정을 받게 된다. ‘이미지 요법’을 통한 치료를 권하는 의사는 호야에게 몸속의 혈액암 군대와 싸우는 장면을 상상하게 하고, 그 상상 속에서 호야는 자신을 찾아 온 정체불명의 노인을 만나게 된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도중 몇 번이나 나타난 노인은 자신을 ‘백발도사’라고 칭하며, 가야 시대의 대장장이 범종, 고선지의 부하 무신, 고려 시대 의녀 초희의 영을 소환하여 몸속의 명부군과 전투를 치른다는 계획을 호야에게 말해준다. 과거로 간 호야는 조상들의 몸속에서 하나가 되어, 각각의 한스러운 최후를 그들의 육신과 혼을 통해 그대로 받아들인다.
며칠 후 호야는 백발도사의 인도에 따라 비밀의 박물관 망루에서 세 명의 조상신과 재회한다. 초희의 옆에 앉아 그녀의 가야금 연주에 집중하던 호야는, 그 울림을 따라 자신의 몸속으로 바람처럼 흘러들어간다. 몸속에서 명부군의 무시무시함을 지켜본 호야 일행은 앞으로의 계획을 도모한다.

[2부] 몸 속 전쟁호야는 병원을 도망쳐 나와 집으로 돌아온다. 꿈속에서 석관묘를 다시 찾은 호야는 면역과 소화작용을 돕는 비장을 먼저 확보하자고 하는 초희의 설명을 듣는다. 무신과 병사들은 기습 공격에 성공해 승리하지만, 명부 군대에 의해 방광이 막히자 상황이 불리해진다. 백발도사의 제안에 의해 방광과 신장에 양동공격작전이 감행되고, 범종이 제작한 거북선이 위력을 발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작전은 단독공격을 감행한 무신의 패배로 인해 실패로 끝난다. 깨어난 호야는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신장을 드러내는 수술을 하게 된다.
호야는 무신에게 자신의 검인 환두대도를 주며 폐에서의 일전을 부탁한다. 뜨거운 물이 담긴 에밀레종에 뛰어들어 적을 휩쓸고 자신도 최후를 맞은 범종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 불리해진다. 적과 마지막 일전을 벌인 무신도 최후를 맞는다. 호야와 백발도사는 골반의 뼈로 향하고 초희는 주작이 되어 호야의 심장을 덥히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몸의 기운이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라 그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호야는 백발도사를 따라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여태까지 벌어진 일이 모두 백발도사의 계략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다시는 눈뜰 수 없게 된 호야의 귀에 부모님의 슬픈 울음소리만 울려 퍼진다.
한국 환상문학의 새로운 등불-2011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 당선작 심사평
2011년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이 주목한 점은 한국적 고유성이다. 환상문학은 세계 각 곳의 고유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시리즈는 유럽의 신화적 전통에서 비롯되었으며,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요괴설화에서 출발했다.
한국적 판타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럽식 판타지의 일반 문법이 아니라 우리 문화 고유의 세계관을 발견하고 상상력을 세련해야 한다. 우리 문학사에는 《수이전》이나 《금오신화》 같은 훌륭한 환상문학의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전통을 동시대적 문법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일 것이다. 한국적 고유성을 추적하되 그 전통을 N세대, ‘글로컬(Glocal)’ 시대에 걸맞은 동시대적 서사로 재창조해야 한다. 고유성과 동시대성, 이것이 바로 제3회 판타지 문학상의 수상작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이런 전제하에 본심에 올라온 여덟 작품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들이 오갔다. 우선 문학성을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뤼미에르 피플’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판타지 문학의 축적된 장르성보다는 오히려 중간문학으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 유보되었다. 문학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유한 환상성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아조트’에 대한 아쉬움도 이 부분에 있다. 여러 신화적 요소들을 환상으로 끌어들이고는 있지만 서양 판타지 문학의 관습을 지나치게 반복하고 있다.
고유성과 동시대성이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으로는 ‘풀잎의 제국’ ‘도화촌 기행’ ‘신도깨비전’ 등이 언급되었다. 이중에서 작품으로서의 완결성과 문학적 감각에 대한 토론을 거쳐 ‘풀잎의 제국’과 ‘도화촌 기행’을 두고 최종적 선택의 고민이 남았다. 병자의 신체를 조상신이 돌본다는 점에서 ‘풀잎의 제국’은 한국의 전통적 관습을 반영했고, ‘도화촌 기행’은 현실의 불완전함을 대체할 2차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목가적 문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받았다. 두 작품은 모두 한국적 고유성의 스펙트럼 양극에서 각각 다른 재미를 보여 주었기에 한 편을 선정하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긴 시간의 토론과 고민 끝에, 심사위원들은 한국적 판타지의 외연을 넓히고 이를 통해 고유성의 지표를 확정해 나간다는 점에서 ‘풀잎의 제국’과 ‘도화촌 기행’ 두 작품을 공동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두 수상작은 판타지 문학상의 문학적 정체성에 대한 발견이자 선고이기도 하다.

리뷰

백혈병을 이긴 한 소년의 박진감 넘치는 판타지
병든 아이가 병과 싸우는 과정의 이야기를 환상문학의 구도 안에서 흥미롭게 전개해나갔다. 한국의 역사·문화적 요소를 동원하여 이야기 속에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반영한 점도 높이 살만 하다. 함께 환상 문학의 한국적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작품이다.  -장경렬
조상의 영혼을 몸속으로 불러와 암세포와 전투를 벌이며 백혈병을 이긴 한 소년의 박진감 넘치는 판타지다. 문화재와 역사에 대한 지식, 의학적 지식이 총망라되어 현실세계와 몸속 세계를 넘나든 작품. -김동식
끝까지 읽고 싶은 매력이 있다. 과거로 돌아가 조상들과 만나고 그들의 한풀이가 주인공의 병의 원인이자 회복의 계기라는 신선한 설정과 개성 있는 조상 캐릭터, 균형 있는 전개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전민희
이 소설의 강점은 과거와 현재가 또한 신화와 전설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 데 있다. 가능성의 세계. 멈출 수 없는 상상의 세계. 이 소설이 지닌 미덕이다. -박성원
병자의 신체를 조상신이 돌본다는 점에서 《풀잎의 제국》은 한국의 역사, 문화적 요소를 환상문학의 문법으로 흥미롭게 전개해나간 작품이다. -강유정

작가

김재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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