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프다

김남조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3년 6월 3일 | ISBN 9788983924834

사양 168쪽 | 가격 10,000원

분야 시집

수상/선정 우수교양도서(문화체육관광부)(2013년 문학)

책소개

은은한 ‘시’의 파문으로 가닿는 자기 구원의 노래

김남조 시인의 제17시집 『심장이 아프다』가 출간되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랑의 시인’으로 불리는 김남조 선생의 이번 신작 시집은, 첫 시집 『목숨』(1953) 이후 60년 만에 출간되어 시인의 오랜 시력을 오롯이 기념하는 미학적 결실이다. 사람의 삶에 있어 60주년은 ‘환력煥力’이라고 하며 특별히 여기는데, 김남조 시인의 시집이 올해 환력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김남조 시인은 초기 시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가톨릭적인 구원의 메시지가 하나 된 순결의 언어를 통해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가슴을 달랬다.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문 뒤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건조하고 차가운 도시 문명에 의해 상처 받는 이들을 위해 웅숭깊고 나직한 목소리로 기도의 시들을 써왔다. 이번 시집의 제목이자 대표 시의 제목이기도 한 ‘심장이 아프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개별자들의 아픔을 시적 언어들로 승화시킨 시인의 진심 어린 전언이다.
16권의 시집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목소리와 긍정적인 삶의 시적 정신을 순백의 언어로 구현해온 김남조 시인은, 이번 시집 『심장이 아프다』를 통해 긴 시간 동안 시와 함께하며 경험했을 다양한 성찰과 감정들을 잔잔하게 담아낸다. 추위와 비바람을 이겨낸 나무의 속살에 남는 부드러운 곡선의 나이테처럼, 고통으로 아름다운 시를 그려낸 시인의 시편들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또 하나의 나’인 ‘심장’이 기록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찬사

“모든 사람, 모든 동식물까지가 심장으로 숨 쉬며 살고 있는 이 범연한 현실이 새삼 장하고 아름다워 기이한 전율로 치받으니, 나의 외경과 감동을 아니 고할 수 없다”고 시인은 이번 시집의 자서에서 밝힌다. 거대서사에 가려져 우리의 눈에 쉽게 들지 않았던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신비를 소중히 여기며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음을 시인은 ‘또 하나의 나’인 ‘심장’을 통해 지켜봐왔던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이 시대를 만들어온 그들을 위해, 시인은 ‘심장이 아프다’는 한마디를 전한다. 심장이 느낀 통증은 그들에 대한 감동이자 찬사이며, 자기 성찰이자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기도이다. 이 모든 것들을 정련된 언어로 표현해낸 시인의 소중한 기록이 바로 이번 시집, 『심장이 아프다』인 것이다.
또한 김남조 시인은 이번 시집을 등단 이후 걸어온 60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시적 인식과 세계관으로 소중한 시어들을 발견해낸 심장을 위한 ‘기념’의 자리로 명명한다. “절대적 불가사의인 심장이 노년에 이를수록 과로하고 헐어져 아프고 다급해짐을 알게도 된 듯하다”는 고백에 이어 “1953년에 첫 시집 『목숨』을 펴낸 지 60년이 되는 2013년 올해에 17시집을 간행하면서 책명을 ‘심장이 아프다’로 하였다”고 한 시인의 말에는, 그동안 자신의 시력詩歷을 지탱해온 또 하나의 자아인 심장에 대한 연민과 함께 이번 시집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함께 담겨 있다.

 

60여 년 시적 인식을 넘어
‘새로운 시’를 지향하는 시인 본연의 의지

『심장이 아프다』는 김남조 시인의 오랜 시적 성취를 기념하는 특별한 시집이지만, 그 성취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는다. 언어의 도구적 기능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가 ‘시인’임을 잊지 않은 것이다. 또한 그간의 시작詩作을 되돌아보며, 발견하지 못하거나 놓친 언어들에 대한 반성을 통해 더 나은 시적 가치들을 추구하는 시인 본연의 자세를 보여준다.

은밀한 혈서 몇 줄은/누구의 가슴에나 필연 있으리/시간의 시냇물 흐르는 동안/글씨들 어른 되고 늙었으리/적멸의 집 한 채엔/고요가 꽉 찼으리/너무 늦었다거나/아직 아니라거나/그런 말소리도 잦아들었으리//사람의 음성은/핏자국보다 단명하기에
― 「혈서」 전문

생피딱지 아직도 숨 쉬거늘/……그래서 버렸었구나/내 문학은 심약하고 겁이 많았었구나/절실해서 밀어낸 사람의 사연과/유혈 멎지 않아 버린 어휘들/그래 그랬었지, 그랬었다
― 「버린 구절의 노트」 부분

한편 김남조 시인은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하며 쓴 시편들을 통해, 종교적 구원과 신성 탐구에 대한 이전 시작詩作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기습으로 사랑이 올 때보다/더 빠르게, 눈 몇 번 깜박이는 사이/죽음이 수만 명의 산 사람을 삼킨 일은/분명 착오였습니다/(중략)/하느님께서 그들을 품어주셨겠지요/아닙니까?’(「神의 기도」 부분)라고 외치는 시인의 ‘화살기도’와 같은 시구들은, 오직 기도를 통해 구원을 기다렸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다. 맑고 아름다웠던 언어들과 대조되는 이 격정적인 언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인류 구원에 대해 탐구하고 선언하겠다는 시인으로서의 능동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김남조 시인은 이번 시집 『심장이 아프다』를 통해, 60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성취해온 시적 인식을 넘어 ‘미래의 시’를 지향하고 있다. 심장의 떨림이 전하는 새로운 감수성을 통해 ‘시 쓰는 사람의 하나’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시인의 겸허한 자세는 그동안의 시적 성취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목차

제1부 
나무와 그림자 | 심장이 아프다 | 눈의 행복 | 먼 데서 오는 손님 | 모닥불 감동 | 여름 추위 | 숭례문 | 숨 쉬는 공부 | 배고픔 그 이야기 | 축원 | 희망의 화두 | 죽은 이들에게

제2부
보통날 | 가멸한 인사법 | 버린 구절들의 노트 | 나무들 | 민감성 | 소년 성인 | 안중근 의사 | 바람에게 말한다 | 추운 사람들 | 혈서 | 작가미상

제3부
이름을 쓴다 | 새와 나무 | 첫봄 | 신의 기도 | 지진마을의 동화 | 겨울 어느 날 | 낮과 밤 | 일용할 양식 | 나의 시에게5  | 용서와 축복 | 우리의 독도, 아픈 사랑이여

제4부
치유의 가을 | 밤에게 | 성명 문서 | 평화 | 먹이사슬 | 음악회 | 어둠의 잠 | 아가야, 아가 형아들아 | 사막12 | 결혼과 연애 | 시작과 마지막

제5부
미래의 시 | 나무들7 | 적요 | 나와 나 | 위로가 동이 났다 | 손자 이야기 | 해달 | 국토 대장정이여 장엄하다 | 번영의 명인으로 | 탄피 | 나의 시에게4

제6부
허수아비 | 눈 오는 날 | 어휘들 | 말의 포만 | 삼형제 | 몸 진술서 | 숲과 불 | 처음 써보는 자화상 | 노병

작품론 – 유성호

작가

김남조 지음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