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부 진이

원제 Honolulu

앨런 브렌너트 지음 | 이지혜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4년 4월 24일 | ISBN 9788983925145

사양 140x210 · 464쪽 | 가격 13,500원

분야 국외소설

수상/선정 워싱턴 포스트(2009년 올해 최고의 소설), ELLE(2009년 그랑프리 최우수상)

책소개

워싱턴 포스트 「2009 올해 최고의 소설」 선정
ELLE 매거진 그랑프리 최우수상
“섭섭이로 태어났지만 ‘진(珍)이’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조선 말기에 이름을 갖지 못하고 세상에 태어난 한 여인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사진신부 진이》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안중근’ ‘덕혜옹주’ ‘고종’ 등 한국 근대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많았으나,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은 동시대의 평범한 이들을 그린 소설은 드물었다. <에미상>과 <네뷸러상> <콘트라코스타 도서관 북클럽상>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미국 소설가 앨런 브렌너트는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받아들였지만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이름 없는 소녀의 일대기를 이번 소설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과 완전히 다른 나라, 시대, 성별의 주인공을 정말 존재했던 사람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워싱턴 포스트》등 유명 일간지에서부터 패션 매거진 《ELLE》에 이르기까지 여러 언론의 폭넓은 관심을 얻었다. 특히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묘사와 서술은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지 의심하게 될 정도로 완벽하고 섬세하다.
역사책이 이름 남긴 이들은 국민들로부터 오래도록 기억되었지만, 이름 없이 역사의 격랑 속에 흘러들었던 이들은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이름도 갖지 못하고 태어났지만, 스승에게서 받은 보배로운 이름 ‘진이’를 꿈꾸며 그 이름대로 살아가고자 한 평범한 여인의 일대기는 숱하게 상처 입으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근대 한국 여성의 삶을 대변한다. 관습, 가난, 인종차별 등 여러 시련과 맞서 싸우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던 그네들의 처연하면서도 굳센 삶은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우리의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아버지, 저도 배우고 싶어요!”
운명을 거슬러 바다를 건넌 여인의 감동 고백

19세기 말 경상도 보조개골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섭섭이’라는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남자아이를 원했던 부모님이 원치 않았던 아이였으므로,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막 지은 호칭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글도 배워선 안 되고 장옷을 둘러쓰지 않고는 외출조차 못하는 등, 자유로운 삶을 누릴 권리를 완전히 빼앗긴 채 그녀는 새장 속의 새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몰래 글을 가르쳐준 스승으로부터 처음으로 ‘보배롭다’는 뜻을 가진 ‘진(珍)이’라는 이름을 얻은 뒤, 그녀는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귀한 인간임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양반 집안 여식의 덕목대로 순종하지 않고 학교에 가겠다고 주장하는 딸을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섭섭이는 사진신부의 길을 선택한다. 사진신부란 당시 하와이에 이미 이주해 있는 남성 노동자들과 우편으로 사진을 교환하여 혼인하는 제도였다. 기존 하와이 이민자들이 대다수 미혼 남성이었던 데다가,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혼인 외에는 미국 입국 방법이 없어지자 하와이 노동자들의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것이다. 섭섭이는 하와이로 가면 여자들도 남자들처럼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있다는 중매쟁이의 말에 이끌렸다. 또한 선뜻 하와이까지 가는 뱃삯을 부친 사진 속의 늠름한 신랑이 더할 나위 없는 믿음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먼 나라로 가는 배를 타기로 마음먹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와이에서 만난 남편은 사진에서 본 늠름한 사람이 아니었고, 중매쟁이의 말처럼 부자도 아니었다. 그는 따가운 햇살 아래 하루 종일 끊임없이 밭일을 해야 하는 사탕수수밭 노동자였으며, 부유하기는커녕 음주와 도박을 일삼았고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후회하며 가난과 싸워나가던 섭섭이는 남편의 폭력으로 배 속의 아이를 잃게 되자 마침내 농장에서 도망쳐 호놀룰루로 온다. 또 다시 운명을 거스른 그녀는 자신을 세상의 보배로 불렀던 스승이 준 ‘진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하고, 선량한 매춘부 메이의 도움을 받아 사창가인 이빌레이에서 매춘부들의 옷을 수선해주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점차 국제도시로서 번성해가는 호놀룰루는 사창가의 여인들에게도 호황을 가져왔지만, 반대로 더욱 백안시당하게 하기도 했다. 연이은 사건사고로 결국 사창가 폐쇄가 결정되자 메이는 호놀룰루를 떠나고, 이별의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진이는 빈민가 단칸방에서 다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달콤한 향기의 파인애플 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한국인 사내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전남편이 찾아와 다시 악몽 같은 삶이 시작될까 봐, 그리고 지금의 연인이 자신이 전남편에게서 도망친 상황이란 걸 알고 자신을 버릴까 봐, 감정이 깊어질수록 갈등에 시달리던 그녀는 마침내 당시 조선 여성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결심을 한다. 바로, 이혼 소송을 신청한 것이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호놀룰루에서 만난 예상 밖의 소중한 인연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진이는 독립적이며 진취적인 여성으로 성장해간다. 산골 마을에 살던 시절부터 간직해온 꿈을 마침내 성취해낸 그녀의 일대기가 눈부신 감동을 선사한다.

역경을 넘어 자신만의 낙원을 찾아낸
하와이 사진신부의 파란만장 인생 역정

‘하와이판 스칼렛 오하라’라고 하면 지나칠까? 작가는 역경을 넘어, 절망과 슬픔 또한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조각보의 한 조각처럼 끌어안으며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 ‘진이’의 시선으로 근대 한국의 잊힌 역사를 소설 속에 담았다.
하와이는 마치 현대의 에덴동산처럼 여겨진다. 야자수들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휴가지로서 최적의 장소로 말이다. 하지만 파라다이스라고 알려진 하와이에도 우리나라의 슬픈 근대사와 맞먹는, 혹은 더할지도 모르는 뼈아픈 역사가 깃들어 있다.《사진신부 진이》의 매력은 바로 그런 한국과 하와이의 복잡하고 때로는 어두운 근대사를 하나의 살아 있는 풍경으로 재현해냈다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의 기억들에는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가 서려 있다. 그러나 격변하는 근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여성 개개인의 삶은 까맣게 묻혀버렸다. 저자는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감춰져 있던 그네들의 아픔을 조심스럽게 끄집어냈다. 보수적인 양반 가문의 예의범절과 근대 문물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녀의 심리부터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고난, 하와이에 온 사진신부들의 당혹감까지, 미국인의 눈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한국인만의 섬세한 감정들을 저자는 놀라운 관찰력을 통해 그려낸다. 또한 당대의 유행가 가사, 영화, 책 등의 소재들을 통해 저자는 손에 잡힐 듯 사실적인 질감을 제공한다.

리뷰
  • 성공적인 역사소설은 이야기와 역사적 현실이 따로 놀지 않는다. 독자들을 다른 세상으로 이끌며 특정 시대와 장소의 캐릭터들이 처한 역사적 문화적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하와이 한인 1세대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역사소설의 거장답게 역동적이며 풍부한 이야기로 펼쳐낸다.―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 앨런 브렌너트의 아름답고 자유분방한 소설 《사진신부 진이》의 가장 놀라운 업적은 작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시대, 다른 나라, 다른 성별의 주인공을 생생하게 묘사해냈다는 것이다. 아주 즐거운 소설이다.―북페이지
  • 눈부시고 풍성하다. 20세기 초의 하와이를 환상적으로 포착해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며 힘이 넘친다. ―툭손 시티즌
  • 세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용기 있고 독립적인 한 사진신부의 삶을 20세기 초 하와이의 역사와 함께 엮어냈다. 이 책은 독자들의 취향을 넓혀주는 훌륭한 풍미의 역사소설이다.―엘르 매거진
  • 브렌너트의 묘사가 보여주는 효과는 엄청나다. 이 소설은 하와이 이민사를 아름답고 흥미롭게 그려냈다.―라이브러리 저널
  • 새로운 세계로 이주해간 사람들의 고통과 혼란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낸 역사소설이며, 동시에 개개인은 연약하지만 연대를 통해 힘을 얻고 성공해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감동적인 여성소설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스타레저
  • 정교한 고증을 바탕으로, 20세기 초 하와이의 독특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조선 여인의 파란만장 일대기가 펼쳐진다. ―워싱턴 포스트
  • 꿈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북리스트
  • 이 책의 주인공은 훌륭한 이야기꾼이자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삶은 매혹적이며, 20세기 초 하와이 사회의 감춰진 역사를 적나라하고도 다채롭게 드러내 보인다. ―커커스 리뷰
  • 이 책은 좋은 역사소설이 갖춰야 할 자질을 전부 가지고 있다. 흥미진진하고 깊이 있으며 독자들을 낯선 시대, 낯선 장소에 푹 빠지게 만든다. ―북브라우저닷컴
  • 서민들의 일상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그는 호놀룰루를 역사서에서 호출해내어,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로서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 호놀룰루 스타불레틴
작가

앨런 브렌너트 지음

미국 뉴저지 잉글우드에서 태어났다. 1973년부터는 사우스캘리포니아에서 살았으며 롱비치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수료했고 UCLA 대학원에서 시나리오 작가 과정을 공부했다. 소설 외에도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 뮤지컬 대본을 써왔다. <LA 로>라는 텔레비전 시리즈로 에미상을 수상했고, 1992년에는 단편 소설 <마 퀴>로 네뷸러상을 받았다.
하와이의 한센병자 강제 분리 사건을 주제로 쓴 전작 《몰로카이》는 콘트라코스타 도서관에서 후원하는 북클럽 상을 수상하고, 현재까지 스테디셀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자신을 얽매는 운명에 맞서 싸운 당찬 사진신부를 주인공으로 한 최근작 《사진신부 진이》 역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으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지혜 옮김

인하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 한국어문학을 복수전공했으며 미국 트로이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출판번역가이자 기획편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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