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시인수첩 가을호

시인수첩 편집부 엮음

브랜드 시인수첩

발행일 2014년 8월 12일 | ISBN 22337695

사양 152x224 · 284쪽 | 가격 10,000원

분야 문예지

책소개

세월호 참사가 남긴 상흔을 치유하고
무너진 일상을 재구축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담다

『시인수첩』 2014 가을호가 출간되었다. 사고 이후 100일을 훌쩍 넘긴 지금도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식인,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희생자 애도와 책임자 규탄의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활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대의 상처를 남다르게 감지하는 시인들은 애도 시와 성명을 발표하여 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시인수첩 가을호의 많은 지면에서도 세월호 참사가 남긴 상흔을 치유하고 무너진 일상을 재구축하고자 하는 시인과 평론가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이 계절에 만난 시인〉에서 다룬 최영철 시인의 신작시 「난파 2014」는 재앙이 일상에서부터 이미 진행 중이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부는 이미 오래전 다 허물어져 있었습니다 그걸 딛고 서서 상부는 으스댑니다’와 같은 시구를 통해 시인은 냉소적이면서도 단호하게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문인수 시인은 신작시 「침몰하는 봄」에서 ‘바다 짠물엔 꽃 못 핀다. 그 너울에 봄꽃 축제들, 전국적으로 모두 취소되었다’고 하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슬퍼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산문 코너인 ‘내 시의 비밀’에서 이영광 시인은 ‘아플 줄 모르는 아픔들이 제가 병인 줄 모르는 병들이 횡행한다. (중략) 그런데도 새삼 놀라고 분노한다. (중략) 우리는 너무도 자주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며 거대한 슬픔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반성한다. 젊은 평론가들을 필진으로 구성한 기획특집 〈시로 읽는 21세기〉에서는 세월호 참사 앞에서 필연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시인과 시에 대한 전망을 담았다. 장성규 평론가는 문학에서 재난을 대하는 윤리적 모색은 우리의 무뎌진 감각을 예민하게 활성화하는 것과 직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장은석 평론가는 재난에 감응하는 시적 주체가 특정집단의 편향된 요구와 기대에 의해 자칫 초래될 수 있는 감각의 혼란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주목받는 해외 시인들에게서
새로운 미학을 발견하다

일리야 카민스키는 시인수첩이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시인이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미국에 망명한 그는 러시아의 위대한 시적 전통(만델슈탐, 츠베타예바, 브로드스키 등)을 자신의 새로운 언어로 소화시켜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네 살 때 앓은 이하선염으로 청력을 잃은 그는 오히려 그동안 발표한 많은 시들에서 청각의 환상을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이어오며 자신의 독보적인 시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호 〈이 계절에 만난 시인〉에서 소개된 그의 작품 「찬양」에서도 ‘눈雪의 리듬을 따라/이민자의 서툰 구절들은 떨어져 문장이 된다’ ‘늙은 피리꾼인 기억은/빗속에서 연주하고, 그의 개는 잠들어 있다’와 같은 시구들을 통해 청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변환하는 탁월한 시적 감각을 드러낸다.
〈시론의 신지평〉에서 서울대 백지운 교수가 소개한 지디마자(吉狄馬加)는 현대의 때에 물들지 않은 자연과 영성의 언어들을 발굴하는 데 특별한 감각을 보이며 이족(彛族,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 현대시를 중국 시단의 중심으로 진입시킨 시인이다. 그는 급격한 근대화로 인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소수민족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이족의 삶의 장소인 자연에 기반해 있는 시구들을 현대인의 보편적 상실감에 호소했다. ‘땅속에 묻힌 단어를/찾고 있다/(중략)/어머니의 양수이자/어둠 속 빛나는 물고기’(땅속에 묻힌 단어」중에서), ‘한 마리의 건장한 투우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중략)/순간, 그의/야성의 본능이 불타올랐다’(「죽은 투우-다량산의 투우 이야기2」중에서)와 같은 시들은 역동적이었던 그들의 역사와 유목민족의 삶, 그들이 동경하고 사랑했던 것들, 잃어버리고 잊힌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故 김종철 시인 추모하는 박해현 기자의 산문과
이성복 이후의 현대시인 다룬 이태동 교수의 연재글

『시인수첩』 발행인 겸 편집인 김종철 시인이 지난 7월 5일에 별세했다. 이번 가을호에서는 ‘못의 사제’로 불리며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하고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故 김종철 시인에 대한 조선일보 박해현 문학전문기자의 회고문을 담았다. 30년 가까이 되는 오랜 시간 동안 호형호제하며 김종철 시인과 인연을 이어온 박해현 기자는 격의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며 호탕하게 웃던 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랫동안 (선배이자 시인이었던) 기형도가 사라진 빈자리를 채워준 형님이었다’고 고백한다. 필자가 파리 특파원으로 있던 시절에 김종철 시인으로부터 『해리 포터』를 선물받은 일, 월남전 참전 당시에 고인이 형(김종해 시인)으로부터 라이터를 선물받았던 이유, 거액의 사재를 내놓아 남북한 작가 회의를 성사시킨 것 등의 일화가 소개되고,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치러졌던 장례식 풍경에 대한 스케치도 담겨 있다.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로 학계와 문단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보여준 이태동 교수의 연재 원고인 〈이성복 이후의 현대시인론〉을 새롭게 실었다. 왕성한 비평 작업을 통해 외국문학이 한국문학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필자의 이번 연재는, 이성복 이후 젊은 시인들의 시적 성과를 비평적으로 정리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실험적이고 미학적인 기법과 시대정신이 담긴 시적 주제, 선(禪)에 기반한 현실에 대한 연민 의식 등을 통해 이성복과 더불어 80년대의 대표적인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지우 시인에 대해 다뤘다.

목차

권두언 시인 복거일 – 김주연
이 계절에 만난 시인 최영철
시 「스마트 정진」 외 4편
작품론 | 난파하는 세상과 시인의 눈물 (구모룡)
일리야 카민스키
시 「찬양」
작품론 | 오데사에서 춤추다-일리야 카민스키와 기억의 황홀 (김진영)
신작시 김종철 「둘레길에서」외 2편
나태주 「담장 아래」외 2편
김성춘 「쇼스타코비치 제8번 듣는 밤」외 2편
박태일 「의자에 앉은 느티나무」외 2편
문인수 「물 위의 암각화」외 2편
함성호 「한 때」외 2편
박현수 「무섬마을에 가다」외 2편
임선기 「시인」외 2편 김종미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외 2편
유홍준 「屠夫」외 2편
천서봉 「시네도키, 詩」외 2편
김민철 「산책은 악몽을 좋아한다」외 2편
시로 읽는 21세기 장성규 재난을 대하는 문학의 몫
장은석 감응하는 주체와 정념의 숙성
이성복 이후의 현대시인론 이태동 풍자에서 연민으로:진흙의 정신에로의 귀의-황지우의 시세계
유종호 詩話 유종호 공자, 니체, 그리고 벌린-국외자의 시론
시론의 신지평 백지운 땅속의 언어는 잠 깰 수 있을까?-지디마자의 『시간』을 읽으며
시시비비 권오운 벼를 ‘빻을’ 수는 없다
내 시의 비밀 이영광 메모 2014
기자의 시인수첩 박해현 시인의 못은 해마다 여름밤의 별로 뜨리
계간시평 이숭원 상처와 고백의 고요한 별빛들
서평 류수연 이상동몽異床同夢, 액자의 안팎
장은영 당신을 향한 인간의 얼굴
시와 일러스트 김수진 「나무」 – 이성선
그림 에세이 조광호 시인 11
시가 있는 만화 최덕현 「추석 무렵」 – 김남주
詩畵 기행 구중서 「내 고향」 / 「산티아고 문지」
황주리의 스틸라이프 황주리 사랑 박물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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