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시인수첩 겨울호

문학수첩 편집부 엮음

브랜드 시인수첩

발행일 2014년 11월 28일 | ISBN 22337695

사양 152x224 · 364쪽 | 가격 10,000원

분야 문예지

책소개

호활한 웃음과 따뜻한 성정의 시인,

김종철 시인을 기리며

 

시 전문지 『시인수첩』 2014 겨울호가 출간되었다. 이번 호는 지난 7월 5일 별세한 故 김종철 시인의 추모 특집으로 구성되어, 김종철 시인의 시세계에 대한 다양한 필진들의 흥미로운 해석을 담았다. 김종철 시인이 한국문학계에 남긴 발자취는 또렷하고 크다. 그는 ‘못의 사제’로 불리며 시적 풍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시만이 아니었다. 시인이라는 한길만을 꿋꿋이 걸었던 그의 올곧은 삶과 구도자적 자세, 따뜻한 성품으로 인해 그는 많은 이들의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을 받아 왔다.

호방한 웃음과 당당함으로 좌중을 사로잡던 김종철 시인, 그의 부고 소식은 그를 사랑한 많은 이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성공한 출판인보다 시인 김종철로 마지막까지 남고 싶었던 고인은 자신의 짐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지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렵게 종간을 선언하셨다. 하지만 『시인수첩』은 ‘부끄럽다’던 시인의 마지막 말 뒤에 숨은 뜻을 헤아려 고인의 유지가 지닌 더 깊은 뜻을 이어가기로 하였다. 발행인이셨던 김종철 시인의 별세에도 불구하고 시인수첩은 고인이 맡았던 몫과 역할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나갈 것이다. 이는 고인의 뜨거운 마음과 우리 시에 대한 열정을 누구보다 아는 유족들의 어려운 결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한민국 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잡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시 전문지로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 평소 고인의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시인수첩』은 이러한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그동안 한국 시단을 위해 맡았던 역할과 몫을 앞으로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김종철 시인의 주옥같은 시편

 

이번 추모 특집에서는 각계각층의 인물이 쓴 생생한 추모의 글을 통해 김종철 시인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현대시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참다운 자유인이었으며 성자와도 같은 삶을 살았던 김종철 시인의 생생한 면모가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들의 증언을 통해 오롯이 되살아나고 있다. 시인 김종철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작품의 깊이와 다양성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종철 유고시집 「정두산 부활의 집」을 소개한 문학평론가 최현식 교수의 <집중서평>, 이숭원 교수의 <시인론>과 유성호 교수의 <시인스케치>에서는 그들이 기억하는 故 김종철 시인의 삶과 그와의 애틋했던 시간들을 추억한다. 호활한 웃음과 따뜻한 성정의 시인으로 기억되는 김종철 시인의 삶과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그의 성정과 시세계를 조명했다.

<내가 뽑은 김종철 시인의 시>에서는 신달자, 이가림, 김재홍, 노향림, 정호승, 구모룡, 정끝별, 박후기, 고영, 이진희 시인이 평소 아껴 읽던 고인의 시 한 편을 소개하고 그의 시에 대한 단상과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김종철 시인의 ‘못’에 대한 천착은 집요하고, 깊으면서도 큰 감동을 준다. 살아간다는 것은 끝없이 못 박고 스스로 못 빼는 일, 즉 죄짓고 참회·속죄하는 길의 연속이다. 「고백성사」는 바로 이 죄업과 그에 대한 속죄와 참회로서 바람직한 인간의 길을 모색한다. 이가림은 「재봉」에서 김종철 시인이 행복의 연금술을 구사하여 생활현실의 어둠과 불행 일체를 사랑과 행복의 빛깔로 색칠해 버림으로써 한 폭의 밝은 낙관주의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평한다. 김종철 시인의 시에는 이러한 가톨릭 신앙인으로서의 종교적 세계관과 세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생래적인 성품이 잘 드러나 있다. 그가 남긴 시편들은 그의 부재 후에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수시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재난의 시대 시의 역할

 

오늘날 우리는 사회 양극화 현상과 거센 변화의 바람으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올바른 사회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인의 고민과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시는 우리를 위협하는 사회와 가치관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폭로해 우리 삶의 참다운 모습을 되찾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로 읽는 21세기>에서는 이러한 재난의 시대 시의 역할에 대한 문학평론가 이성혁, 장은영의 글을 담았다.

<비평>에서는 프랑스 시인이자 비평가인 이브 본느푸아와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송욱의 논의가 갖는 의미를 통해 오늘날의 시 비평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장경렬 교수는 시에서 의미란 무엇이고 시의 의미와 비평 사이의 관계 정립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심도 깊은 혜안을 제시한다.

문학평론가 이태동 교수는 <이성복 이후의 현대시인론>에서 문학성뿐 아니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나희덕의 시세계를 분석했다. 나희덕은 순수문학이 추구하는 문학의 독자성과 리얼리즘이 강조하는 도덕적인 비전이라는 서로 상반된 요소를 시에 적절히 녹여냈다. 그는 삶과 자연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과 정련된 언어, 탁월한 은유 등을 통해 삶에 대한 연민과 인간의 존재 이유를 폭넓게 탐색한다.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생생한 목소리

 

<이 계절에 만난 시인>에서는 허영자, 김종해 두 분의 시인을 초대했다. 허영자 시인의 「투명에 대하여」 연작 시편은 순수와 정직, 슬픔에 대한 간명하고 절제된 언어를 감각적으로 재현하면서 서정의 세계를 탐구한다. 김종해의 후기시는 세상사에 대한 자연스러운 긍정과 죽음에 대한 담담한 준비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생의 매 시기마다 그에 맞는 세상의 이치에 따르는 ‘순명’의 자세가 그의 시에 일관되게 드러난다.

<신작시> 코너에서는 김형영, 문정희, 이시영, 조정권, 감태준, 허형만, 이태수, 윤석산, 장석주, 이명수, 박상천, 최문자, 이상호, 이재무, 임동확, 김기택, 김병호, 신혜솔, 오늘, 신혜경 시인의 새로운 시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주제와 연령대의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단한 삶과 우리 시의 현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외에도 시와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구중서의 <시화 기행>, 조광호의 <그림 에세이>, 김수진의 <시와 일러스트>, 동성애에 대한 선입견과 사랑에 대한 단상을 그린 황주리 화백의 <황주리의 스틸라이프>, 김종철 시인의 시 「재봉」을 따스하고 정감 있게 구체화한 최덕현의 <시가 있는 만화>, 한국문학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색깔과 관련된 어휘 문제를 날카롭게 제기한 권오운의 <是是非非> 등 시의 영역을 확대한 다양한 코너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동안 『시인수첩』은 역량 있는 신인들을 발굴해왔으며 만화와 그림 등으로 시의 영역을 확대해 시와 독자 사이의 벽을 낮추려 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부조리한 사회가 외면한 시적 가치를 찾아,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목차

권두언

황주리의 스틸라이프 / 사랑 1, 사랑 2

신작시
김형영 / 수평선 8, 부치지 못할 편지
윤석산 / 안국역, 아부지
문정희 / 독재자에 대하여, 모래 언덕
이시영 / 2014년, 대한민국 진도 팽목항, 서래 숲에서
조정권 / 먹칠만 했다, 칸쿤으로 또 가고 싶다
감태준 / 옥잠화 잠언, 경쾌히 한잔!
허형만 / 영등포 다리, 덤
이태수 / 느릿느릿, 쨍한 푸른빛
장석주 / 야만인의 퀭한 눈, 야만인이 야만인에게
이명수 / 위험하다, 책, 가혹한 사진
박상천 / 가을이 되었네요, 단추
최문자 / 청춘, 그 때부터
이상호 / 장단 · 7, 장단 · 8
이재무 / 그리고, 나무와 물고기
임동확 / 칸나, 너의 눈동자
김기택 / 나뭇잎 그늘 아래, 낙지
김병호 / 아무의 시간, 아무의 노래
신혜솔 / 구름 속 무덤 아래서, 엄마 5
신혜경 / 겨울 강, 괄호
오늘 / 타잉, 저 달이 예쁘다니요

이 계절에 만난 시인
허영자 / 김종해

그림 에세이
조광호 / 시인 12 – 故 김종철 시인을 추모하며

추모특집-김종철 시인
내가 읽은 시 한 편
신달자 / 김수환
이가림 / 재봉
김재홍 / 고백성사
노향림 / 해미마을
정호승 / 마더 데레사
구모룡 / 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정끝별 / 용병 이야기
박후기 / 아내는 외출外出하고
고 영 / 못의 사제司祭 1
이진희 / 시를 씻다

시인스케치
유성호 / 호탈한 웃음과 따뜻한 성정의 시인

시인론
이숭원 / 경건한 아름다움의 소슬한 행로

집중서평
최현식 / 텅 비어 꽉 차는 ‘못-자리’로 들다

시와 일러스트
김수진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

시가 있는 만화
최덕현 / 김종철, 「재봉」

유종호 詩話
아직도 담배를 태우세요? – 이것저것

이성복 이후의 현대시인론
이태동 / 윤리와 미학이 일치된 시적 공간

시시비비
권오운 / ‘살색’이 아니라 ‘살구색’입니다

詩畵기행
구중서 / 노점 · 자연

내 시의 비밀
유종인 / 사랑의 번짐, 한 생生의 다생多生
김이듬 / 당신이 모르는 장소

비평
장경렬 / 시의 의미와 비평의 두 유형: 이브 본누푸아와 송욱의 논의가 갖는 의미

서평
이성혁 / 깊은 에피파니의 시 / 역사의 나그네라는 운명
장은영 / 대홍수 이후의 시인들

작가

문학수첩 편집부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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