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넘어 당신 안에서

김산춘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8년 5월 21일 | ISBN 9788983927026

사양 152x223 · 288쪽 | 가격 20,000원

분야 에세이

책소개

사제로 살아온 25,

한 다발 추억으로 엮인 인생 여정의 기록

 

가브리엘 마르셀은 말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즐거운 추억”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저자 김산춘 신부는 많은 이들로부터 크나큰 선물을 받은 사람이다. 삶의 여정 가운데 인생 벗들과 함께 크고 작은 추억을 무수히 엮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지나온 반생(半生)이 선물”이었다고 고백한다. 그가 엮어온 추억들은 한 다발 꽃처럼 다채로운 빛깔과 향기로 생의 아름다움을 증명한다.

리뷰

사제로 살아온 25,

한 다발 추억으로 엮인 인생 여정의 기록

 

가브리엘 마르셀은 말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즐거운 추억”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저자 김산춘 신부는 많은 이들로부터 크나큰 선물을 받은 사람이다. 삶의 여정 가운데 인생 벗들과 함께 크고 작은 추억을 무수히 엮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지나온 반생(半生)이 선물”이었다고 고백한다. 그가 엮어온 추억들은 한 다발 꽃처럼 다채로운 빛깔과 향기로 생의 아름다움을 증명한다.

 

지난 25년간은 나 자신을 넘어 조금이라도 하느님께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었지만 발걸음은 언제나 제자리였다. 아니,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먼저 내 곁으로 와주셨다. – ‘후기’에서

 

이 책에는 사제로 살아온 그의 25년 세월이 나이테처럼 오롯이 새겨져 있다. 그가 새겨온 나이테는 웅숭깊고 그윽하다. 어느 한 순간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은 까닭이다. 한 걸음 한 걸음 힘을 실어 내디딘 그의 발걸음 뒤에는 매 순간 깊고 선명한 흔적이 남았다. 수십 년간 몸과 글로 새긴 나이테인 까닭에 다른 누구의 삶과는 견줄 수 없는 그만의 진솔함과 인간다움이 묻어난다. 마냥 매끄럽고 유연한 곡선만을 그려온 세월은 아니었으나, 있는 그대로 자신의 지나온 족적을 내보이는 김산춘 신부는 달고도 오묘한 인생의 섭리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 보인다.

“본당 신부는 그 마을의 신(神)”(스탕달, 『적과 흑』)이라는 대목을 읽은 뒤로 “평생 서강에서 살면서 서강 동네를 위해 무언가 일하다 죽기”를 소망한 그. 과연 그 소원대로 그는 사제품을 받은 1993년 이후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서강을 품은 채 충실한 하느님의 종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성영성감성으로 새긴

찬미의 고백록

 

인생 항로는 저절로 정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내면 성찰과 치열한 질문 끝에 ‘발견’하고 ‘결단’해야만 정해지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자 일찍부터 자아 탐색을 시작했다. 진선미의 조화를 이루며 살기를 소망했던 그는 학문(지성)과 종교(영성)와 예술(감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그에 대한 답은 ‘사제의 길’이었다.

 

인생의 가치인 진선미를 동시에 추구하며 사는 길은 없을까? 학문과 종교와 예술을 동시에 수행하며 살 수는 없을까? 그러다가 문득 ‘사제가 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 ‘사랑은 노래한다’에서

 

고교 졸업 후 문학도의 길에 접어들었던 그는 지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구원의 길을 발견한 뒤로 하느님의 종으로 거듭나기 위한 수련을 기꺼이 감내했다. 그가 고백하듯 “사람은 생각하고 언제나 하느님이 정하”시는 순리를 따라 그의 인생 항로가 결정되었다. 사제 생활에 수반되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듣고도 끝내 사제의 길에 들어선 것은 그가 마음과 힘과 뜻을 다해 이룬 의지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운명’에 가까운 섭리였다.

이 책은 그가 사제품을 받은 1993년부터 2018년까지 신문, 잡지, 소식지 등에 기고한 글들을 주제와 성격에 따라 구성·편집하였다. 총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 엮은 그의 길고 짧은 글들은 잔잔하고 향기로운 내적 고백이기도 하고, 예리한 검만큼이나 날카로운 지적 탐구이기도 하다. 어떤 글이든 그가 기록한 모든 문장과 행간에는 언제나 신을 향한 깊고도 간절한 사랑과 염원이 담겨 있다. 생의 반 바퀴를 달음질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가 더듬어본 지난날의 흔적과 기록은 곧 지성․영성․감성으로 새긴 그의 찬미의 고백록이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침묵 속에서는 이해관계에 얽혀 있거나 분노에 찬 소리들은 가라앉고 오직 사랑만이 담긴 정갈한 목소리들이 떠오른다. 피정할 때마다 늘 경험하는 바이지만, 처음 며칠간은 침묵을 지키기가 매우 힘들다. 침묵은 늘 자기 이야기만을 쏟아놓던 교만에서 벗어나 참을성 있게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겸손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 19쪽

 

얼마 전 동네 안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한 노부부를 오랫동안 부러운 눈길로 바라본 적이 있다. 중풍으로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를 할아버지가 부축해가며 내려가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물들인 그분들의 은발이 “삶은 신의다”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그 노부부의 머리 너머로 보이는 한강에서는 눈부신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일출과 일몰이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하루도 거르는 일 없이 뜨고 지는 바로 그 신의 때문이 아닐까. – 159쪽

 

사람은 이 세상에 “보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말한 철학자가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본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또 인간의 최종 목표 역시 마지막 날 하느님을 뵙는 것이다. 인간에게 눈이 두 개 달린 까닭은 하나로는 사람을 보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로는 하느님을 보기 위함이다. – 236쪽

목차

■ 차례

1부 | 인생이란 선물
어머니와 고향 | 즐거운 기억 | 사랑은 노래한다 | 예술…… 구원의 찬미 | 두 갈래 길에서 | 초록에 젖어, 봄에 취해 | 첫사랑 페루자 | 로마 제수신학원 | 도쿄의 한인 성당

2부 | 그대를 벗이라고 불렀습니다
신혼 편지 | 데레사 말가리다 수녀님 영전에 | 디바인 수사님 | 클라우스 리젠후버 신부님 | 이마미치 도모노부 선생님 | 바보인 뇌에서 천재인 몸으로 | 선교 매체로서의 영화와 텔레비전 | 인연에 대하여 | 삿포로 교구 데이네성당 | 조광호 신부님과 『들숨날숨』 | 새로운 세기를 열며—김수환 추기경과의 대화

3부 | 자작나무 앞에서
자작나무 앞에서 | 정다운 아호 | 펠리치타 김순옥 어머님 | 어머니의 노래 | 콥트교회 마을 방문 | 예수회의 최종 서원 | 사랑인가 신의인가 | 외로운 것도 불편인가 | 일본에서 받은 두 통의 편지

4부 | 사랑으로 가득 찬 지성
미야모토 히사오 신부님 | 하느님을 품을 수 있는 인간 | 사랑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이들이 쉬는 곳 | 사랑의 부메랑 |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의 어버이이다 |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 | 안식년과 연구년 | 단테 「신곡」 공연 | 지옥문의 비명 | 방배동 살롱 | 칼 바르트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5부 | 노고산에 핀 동백꽃
천진암 가르멜과 세라핌 수녀님 | 서강 소피아 신학부 모임 | 이스라엘 성지 순례 | 김종철 시인 | 성녀 루치아의 기적 | 최종태 선생님의 조각 | 알프스 수도원 순례 | 내 가족이 나의 조국 | 참다운 광복절을 기원하며 | 나의 본명 이야기

후기

작가

김산춘 지음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미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1985년 예수회에 입회, 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하고 1993년 사제품을 받았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후, 현재 서강대학교 철학과(미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가톨릭문인회 담당사제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감각과 초월』, 역서로는 『천사론』 등이 있다.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