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시인수첩 가을호

문학수첩 편집부 엮음

브랜드 시인수첩

발행일 2012년 8월 10일 | ISBN 22337695

사양 152x224 · 312쪽 | 가격 10,000원

분야 문예지

책소개

불안한 미래를 위한 섬세한 저항

계간 『시인수첩』 2012년 가을호가 출간되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 유럽 발 금융위기와 후쿠시마 대지진 등 예측 불가능하게 쏟아지는 부정적인 운명 앞에 선 현대인에게 시문학이 어떤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가에 관해 이번 호에서 다뤘다.
‘불안’은 전 세계 동시대인들이 겪고 있는 뿌리 깊은 마음의 병이다. 발원지는 제각각 다르지만, 그 감정이 흘러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비극적인 재앙이 있었다. 특정 이념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믿음, 문명의 철옹성이 우리를 재난과 사고로부터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은 현대인들의 마음속 불안만 증폭시킬 뿐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모택동의 문화대혁명은 ‘시인 없는 사회’를 만들려는 시도였고, 스페인 내전은 ‘하나의 국가’를 위한 억지스러운 전쟁이었으며, 일제의 조선 침략은 ‘대동아 공영’이라는 명분을 내건 헛된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 비극적 역사의 현장에 언제나 섬세한 감성을 지닌 시인과 예술가들이 자리를 지켰다.
이번 호 <시인 특집>에서 다뤄진 ‘유랑의 시인’ 베이다오, <시를 사랑한 사람들> 코너에 등장한 ‘독창적인 기록자’ 피카소, <기자의 시인수첩>에서 다뤄진 격변기의 시인 오장환은 각각의 시대와 장소 안에서 동시대인의 불안을 섬세하게 그려낸 증인의 역할을 했다. 그들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시대 자체를 그려낸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을 묵묵히 견뎌 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을 그려냄으로서 불안한 미래 속에서 피어오르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인류에게 전달했다. 『시인수첩』가을호는 그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방향성을 잃어버린 현대 시문학이 가야 할 본질적인 길에 대해 환기시킨다.

‘시를 위한 세계’ 아닌, ‘세계를 위한 시’ 지향

시인은 한 편의 시를 통해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려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의 울림이 담긴 시어를 통해 세상을 다독이는 사람이다. 『시인수첩』2012년 가을호에서는 ‘세계를 위한 시’를 지향한 시인들의 진실된 목소리를 담아냈다.
<시인특집>의 주인공인 베이다오 시인과 고은 시인은 ‘바람’과 ‘나무’처럼 각각의 방식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 가며 시문학의 힘을 보여 주었다. 해설 필자인 김응교 교수와 김태만 교수는 시인의 삶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관점에서 고은과 베이다오를 해석하고 평가해 주었다. 광대하면서 웅숭깊은 고은의 시적 지평이 베이다오가 성취한 망명과 유랑의 구체성과 대비되는 측면이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읽힐 것이다. 특히, 이번 호에 소개된 베이다오의 시는 국내에는 최초로 번역 소개된 것으로, 그의 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내 시의 비밀>에서 강은교, 송수권 시인이 들려주는 체험적 시화도 시인의 생의 감각을 여과 없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물과 세계를 통합적인 공감각으로 느끼고 소통하는 두 시인의 시적 과정은 편향되고 사시화된 오늘날의 사회적 감각에 대한 좋은 반성이 될 것이다. 예세닌과 오장환을 겹치면서 자신의 시적 경험을 포개고 있는 정철훈 기자의 <기자의 시인수첩> 코너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이번호 특집인 <시, 그 경계를 넘어>에서는 ‘시와 게임’이라는 이색적인 주제로 세 명의 필자(이상우, 조성면, 장이지)들이 시문학과 게임의 교차 지점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가능성의 담론을 정리해 독자들에게 내놓는다. 서정적 근본주의와 소위 ‘미래파’ 시인들의 소통을 거부하는 시들이 대립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 시문단은 시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들을 외면한 채 소모적인 논쟁으로 독자들을 가로막고 있다.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인 게임 속 세상은 시문학이 그려내고자 하는 이상의 세계와 굉장히 닮아 있다. 두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구와 집필 활동을 이어 온 세 명의 필자들은 현재 시문학에 결핍된 ‘유희’의 가치를 게임 속에서 발견해 독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신작시> 코너에서는 이건청, 유재영, 송재학, 홍성란, 김기택, 조용미, 이원, 이대흠, 김윤, 이창수, 박성현, 김재근 시인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해 온 이 시인들은, ‘내일’에 대한 믿음이 파괴된 이 시대에서 폐허를 딛고 일어나 또다시 햇살을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을 자신들만의 언어로 그려낸다.

목차

머릿말
디지털시대의 소통과 실험

이 계절에 만난 시인
베이다오
시 「동행」 외 4편
작품론 | 유랑하는 영혼, 망명 시인 베이다오 (김태만)
고은
시 「옷깃」 외 4편
작품론 | 결핍을 넘어선 충만 (김응교)

신작시
이건청 「모란을 보며」외 2편
유재영 「그 가을 며칠」외 2편
송재학 「메아리」외 2편
홍성란 「들길 따라서」외 2편
김기택 「Before-After」외 2편
조용미 「적벽, 낙화놀이」외 2편
이 원 「인간의 기분, 빗금의 자세」외 2편
이대흠 「北天의 달빛」외 2편
김 윤 「南寺」외 2편
이창수 「노약자석」외 2편
박성현 「이파리의 저녁」외 2편
김재근 「도넛도넛」외 2편

詩, 그 경계를 넘어
이상우 시적 게임의 가능성
조성면 게임과 시와 문학의 미래
장이지 게임적 불안, 분기형 미로에서의 결단

쟁점과 토론
김유중, 맹문재, 고인환, 허혜정

유종호 詩話
유종호 모나리자와 살구꽃

시를 사랑한 사람들
서승석 피카소, 창조적 신화를 위한 전주곡

시시비비
권오운 ‘산달을 앞둔’ 사람은 ‘임산부’가 아니라 ‘임신부’다

내 시의 비밀
강은교 어느 여행자의 청색 노트

송수권 굿과 제의와 샤머니즘에 나타난 원형 이미지

다시 시론을 읽는다
임병필 현대아랍시의 거장, 아도니스의 시세계

기자의 시인수첩
정철훈 시인 오장환과 모스크바 볼킨병원

계간시평
유성호 시와 삶 사이의 유비적 실감

서평
신진숙 시의 시간과 기억

시와 일러스트
박용웅 「내가 만일」 – 박목월

그림 에세이
조광호 시인 3

시가 있는 만화
최덕현 「행복」 – 천상병

詩畵 기행
구중서 「백두산」 / 「만 리 길」

황주리의 스틸라이프
황주리 수학 / 떠나간 사람을 돌아오게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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