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고래

권순자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9년 4월 30일 | ISBN 9788983927415

사양 128x188 · 152쪽 | 가격 10,000원

시리즈 문학수첩 시인선 114 | 분야 시집

책소개

고통의 에너지를 희망의 에너지로 바꾸는 힘

권순자 시인의 청춘 고래

 

문학수첩 시인선 114번째 책, 권순자 시인의 《청춘 고래》는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났던 그 사건에 대한 시인의 슬픔을 승화시킨 “팽목항의 비가”(공광규)다. 권순자 시인은 이 책에서 그 사건의 본질과 사건에 얽힌 화제를 연작으로 형상화했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너의 주변을 맴돌던 바람이 내게로 분다. (중략) 너에게로 가는 바람이 된다. 바람으로 불어 네 곁에 내 자리를 만든다. (중략) 증발되지 않는 기억들이 새떼처럼 머문다./이 시집을 생을 이긴 이들에게 헌정한다.”고 말한다.

 

망망대해 협곡을 누비는 나는 고래

머리칼이 지느러미 되고

팔 다리도 지느러미 되어

 

멈추었다가 꿈틀대는 뜨거운 숨

공중으로 솟구친다

 

누가 막을 수 있으리

전신에 차오른 뜨거운 눈물

뜨거운 뜻

열정

천일 동안 숨죽여 기다린 순간

 

깊고 푸른 물 마시고

고동치는 심장소리

나의 몸부림

나의 부대낌

영혼은 부풀어 수많은 약속들이

하얀 뼈 드러내고 심연의 파도에

물결쳐 부서질 때

 

솟아오르는 무지갯빛 이름들

물고기 떼 수백 마리 뭉치고 뭉쳐

바다 속 깊은 물결로 흐른다

 

고통의 뼈를 가르고 태어난

희망들아

폭풍우 속에서도 꿋꿋한

물의 청춘들아!

―〈청춘 고래〉 전문

 

죽어서 고래로 환생한 아이가 선언한다. 나는 “망망대해 협곡을 누비는” 청춘 고래라고. 머리칼이 지느러미가 되고 팔과 다리가 지느러미가 된다는 상상이 암울한 주제와 다르게 아름답고 호방한 시다. 고래로 환생한 아이는 “꿈틀대는 뜨거운 숨”을 쉬며 “공중으로 솟구”치는 긍정으로 환생한다.

이러한 긍정의 힘은 “천일동안 숨죽여 기다린 순간”을 폭발시키는 데서 나온다. 수백 명이 바다에 수장되면서 모두 침울하고 울분에 싸인 나날을 침울과 울분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침울과 울분을 발효시켜 긍정의 에너지로 폭발시키는 것이다. 고통의 에너지를 희망의 에너지로 바꾸는 힘은 시인의 긍정적 세계관과 상상력에서 태어난다.

목차

■ 차례

1부
진혼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먼 길
청춘 고래
고백
항진
아빠의 일기
언제나 나의 별
봄이 오면
구름창문
항해
봄비

2부
난파선
몽유하는 봄
나의 사랑은 어디에
벚꽃연가
친구야
꽃길로 달려오렴
별을 건져라
수국
너를 보낸다
열여덟의 웃음
물보라
진눈깨비

3부
팽목항에서
속도의 신
붉은 달이 전하는 말
기억의 여객선
기억의 방
사랑의 증거
소금 기억
소금꽃

질문
목련우체국
사월의 아이

4부
네가 사월이면 돌아오네
사월의 사랑
푸른 달
개기일식
어머니의 맨발
사막의 사월
구름소년

너를 기억해
나는 알지
물고기 소년
봄 휘파람

해설 | 공광규(시인)
팽목항의 비가

작가

권순자 지음

1986년 《포항문학》에 〈사루비아〉 외 2편으로 작품 활동 시작, 2003년 《심상》 신인상 수상. 시집으로 《바다로 간 사내》, 《우목횟집》, 《검은 늪》, 《낭만적인 악수》, 《붉은 꽃에 대한 명상》, 《순례자》, 《천개의 눈물》(한영일 대역), 《천개의 눈물》(한중 대역), 《A Thousand Tears》(《천개의 눈물》 영문판), 《Mother’s Dawn》(《검은 늪》의 영역 시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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