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원제 Exit West

모신 하미드 지음 | 권상미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9년 8월 30일 | ISBN 9788983927521

사양 128x188 · 264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LA 타임스 북 프라이즈, 애스펀 워즈 문학상 수상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2017)

맨부커상 최종 후보(2017)

 

단 네 편의 소설로 “한 세대의 가장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가쿠타니 미치코, 《뉴욕 타임스》)라는 평을 들으며 이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로 떠오른 파키스탄 출신 작가 모신 하미드의 신작 《서쪽으로(Exit West)》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9/11테러를 바라보는 파키스탄인의 시선을 이야기하고(《주저하는 근본주의자》) 자기계발서 양식을 차용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더럽게 부자가 될 ‘나’의 인생을 풀어놓았던(《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작가는 이번에는 끝없이 이동하는 ‘난민’으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아시아의 어디쯤일, 이슬람 전통을 가진 어느 도시에서 만난 젊은 남녀가 타국으로 단번에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는 ‘문’을 통해 먼 곳으로 이동하며 겪는 변화와 갈등을 다루는 이 작품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빠른 교통수단 등을 통해 전 세계 어디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 현대에서 과연 ‘난민’은 누구인지를 묻는다. 시간을 넘어, 공간을 넘어 일어나는 이주의 경험이 대이동의 시대를 맞은 현대의 삶에 과연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도발적이면서도 영리한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출간 직후 ‘지금까지의 작품 중 최고’(NPR[미국 공영 라디오])라는 찬사를 얻으며 전 세계 32개 언어 번역 출간, 《뉴욕 타임스》, 《피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비롯한 8개 매체 최고의 책 선정(2017), 〈LA 타임스 북 프라이즈〉와 〈애스펀 워즈 문학상〉 수상(2018), 〈맨부커상〉 최종 후보(2017) 등의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감독으로 유명한 루소 형제가 영화화 판권을 획득해 제작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모두가 어딘가로 이주하는 시대,

비현실과 현실이 만나는 그 어딘가의 이야기

 

난민들이 넘쳐나지만 아직 전쟁 중이지는 않은 어느 도시의 강의실, 보수적이고 따뜻한 청년 사이드는 도발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의 나디아에게 강하게 끌린다.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만남을 시작해 곧 서로에 대한 강렬한 감정에 휩싸이고, 그사이 도시가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며 그들의 관계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 위태롭게 타오른다. 가족과 사촌이 폭탄에 목숨을 잃고 익숙했던 거리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가운데 전쟁이 없는 타국의 도시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문’에 대한 소문이 돌고, 사이드와 나디아는 새로운 곳에서 그들의 삶을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데…….

 

모신 하미드는 그동안 파키스탄과 미국, 영국 등을 오가며 살아온 스스로의 정체성을 작품마다 조금씩 담아내며 자신의 삶과 작품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왔다. 핵 실험을 하는 나라(《나방 연기》), 9/11 테러를 바라보는 이방인의 시각(《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등 그간의 작품에서 꾸준히 자신의 삶의 궤적을 통해 얻은 시선을 과감하고 영리한 방법으로 작품 속에 담아낸 그가 이번에는 ‘이주’라는 키워드를 잡았다. 휴대전화 화면만 들여다봐도 간단히 먼 타국과 접속할 수 있는 현대에서, 그처럼 간단한 방식으로 정말로 물리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하나의 ‘문’을 열어 바로 타국의 먼 도시로 이동하는 사이드와 나디아의 모습에서 작가는 이동하는 자의 삶의 모습을, 물리적인 이동에 따른 인간의 심리와 관계의 변화를 그린다.

나디아와 사이드의 삶은 언뜻 상당히 무겁고 힘겨워 보인다. 고향 도시는 폭격으로 조각이 나고, 가족과 생이별을 하며, 옮겨 간 도시에서는 적대적인 현지인들에게 얻어맞는다. 그러나 나디아와 사이드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런 큰 사건들이 아니다. 일상의 사소한 부분, 함께 담배를 피운다거나 힘든 일을 겪었을 때 곁에 있어 준다거나 상대방을 생각해서 해 준 조언이 오해를 받는다거나 하는, 어느 커플이든 겪을 수 있는 일들이 이들의 관계를 가깝게 하고, 또 멀게 만든다. 전쟁이라는 엄청난 사건 속에서 오히려 이런 일상적인 경험들이 관계를 결정짓는다는 사실은 이 소설에 공감과 보편성을 선사한다. 작가는 전쟁이나 난민이 겪는 폭력의 경험보다도 사이드와 나디아의 내면과 일상 묘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독자는 이들의 삶과 관계가 자연스럽게 변해 가는 모습에 몰입해 자신이 나디아인 듯, 자신이 사이드인 듯 작품에 빠져들어 간다. 거대한 폭력으로 찢겨 나가는 삶 속에서 정작 사람을 울고 웃게 하고 관계를 움직이는 작은 경험들을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에서 비범한 통찰력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또한 이야기의 곳곳에 세계 이곳저곳의 사람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모험, 또는 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하나의 기회로 다가오는 또 다른 ‘이동’들을 그린다. 이동의 경험이 삶 속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지를 묘사하는 이 에피소드들은, 오후 한때의 경쾌한 외출쯤으로 그려지는 이러한 이동이 세계 곳곳에 얼마나 만연할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지극히 사실적인 주인공 커플과 대비해 더없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 이야기들은 독자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누구에게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미래가 ‘문’을 통해 열리는 것이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삶,

그 아름답고도 씁쓸한 변화에 대하여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 누구에게든 이동은 일어난다. 평생을 한집에서 살아온 이들마저도 “시간을 통과해 이주”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러한 이동 속에서 우리 삶의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지, 무엇이 남고 무엇이 떠나가는지를 끊임없이 관조하며 질문을 던진다. 공간과 공간을 넘어, 시간과 시간을 넘어 일어나는 이동 속에서 우리의 삶에 궤적을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 나디아와 사이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들과 남겨진 자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게 하는 모신 하미드의 《서쪽으로》는 분명 아름답고도 씁쓸한, 길고 큰 여운을 남기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고전이다.

리뷰

추천사

 

한 세대의 가장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

가쿠타니 미치코, 뉴욕 타임스

 

터무니없을 정도로 영리하다.

워싱턴 포스트

 

가차 없이 눈부시다.

모신 하미드는 뛰어난 스타일리스트다.

로스앤젤레스 북 리뷰

 

강제적으로 빠져들어 버린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심오하면서 재미있다.

보스턴 글로브

 

그의 이야기는 시간을 초월하는 동시에 동시대적이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세헤라자데.

뉴스데이

 

순수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문장이 혈관을 타고 들어와 읽는 이를 중독시킨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절망적인 진실 앞에서도 그 향을 잃지 않는,

현 시대의 가장 달곰씁쓸한 러브스토리.

커커스 리뷰

 

하미드가 지금껏 쓴 글 중 최고다.

독자들은 읽던 중에 앞으로 돌아가 문단 하나하나를 몇 번이고 곱씹어 보게 될 것이다.

숨 막힐 정도로 잘 쓰인 작품.

-NPR(미국 공영 라디오)

 

곧바로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작품.

가장 긴급한 우리 시대의 질문에 대한 작가의 이해가 아주 견고하고 확고하게 담겨 있다.

뉴요커

 

하미드의 서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전쟁이 실은 일상의 “소중한 평범함”을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 평범함, 연인에게 꽃을 주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별을 보는 것 같은 삶의 작은 기쁨들이 전쟁의 공포에 필적한다. 하미드의 천재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LA 타임스

 

진솔하고 여운이 깊다.

모든 게 너무나 사실적인 소설이 마술적 리얼리즘과 만났다.

-W 매거진

 

이민자로 사는 것이 어떤 건지 아름답고도 아주 세밀한 시각으로 바라본 놀라운 책.

사라 제시카 파커, 리드 잇 포워드 북 클럽

 

무시무시할 정도로 미래를 내다본 소설.

조이스 캐럴 오츠, 뉴요커

 

세상에는 《서쪽으로》와 같은 소설들이 필요하다.

시의적절한 주제를 독특하고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풀어낸 특출한 작품.

 

모신 하미드에게는 언어를 이해하는 아주 비범한 귀가 있다.

그가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구성하고, 이미지들을 세공하는 방식은 너무나 아름답게 시적이다.

아마존 독자 평

 

고요하게 잔혹하며 동시에 아름답다.

 

모두의 손에 이 책을 쥐여 주고 싶다.

의심의 여지없이 올해 읽은 책 중 단연 최고.

굿리즈 독자 평

 

 

 

책 속에서

 

난민들이 넘쳐나지만 대체적으로는 평온한, 아직 공식 적으로 전쟁 중이지는 않은 도시의 강의실에서 젊은 남자는 젊은 여자를 만났으나 아직 말을 걸지 않았다. 여러 날 동안. 그의 이름은 사이드, 여자의 이름은 나디아였다. …… 나락의 끝에서 흔들리는 이런 도시에서 젊은 사람들이 아직 강의를 들으러 간다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도시에서의 삶은 그렇게 돌아갔다. 평소처럼 한가하게 볼일을 보다가도 어느 순간 죽기도 하며, 그렇게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종말이 실제로 다가오기 전까지 그 과도기의 처음과 중간에 마침표가 찍히지는 않았다.

-본문 9~10p 중

 

사이드와 나디아가 그다음 주, 함께 듣는 수업이 끝난 뒤에 구내식당에서 마침내 커피를 마셨을 때 사이드는 그녀의 거의 모든 것을 가리는 보수적인 검은 옷에 대해 물었다. “기도를 안 한다면서 그건 왜 입어요?” …… 나디아는 빙긋 웃고 한 모금을 마셨다. 그리고 커피 잔으로 얼굴 아래쪽을 가린 채 말했다. “남자들이 나한테 까불지 않게요.”

-본문 23~24p 중

 

당시 그녀는 사이드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었으므로 약속하기도 쉬웠으나, 동시에 어렵기도 했다. 약속을 한다는 것이 그녀가 노인을 버리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에게 형제와 사촌들이 있으니 그가 가서 그들과 살든지 그들을 오게 해서 그와 살게 하든지 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사이드와 나디아만큼 그를 보호할 수는 없었다. 그가 요구하는 약속을 함으로써 그녀는 어떤 의미에서는 그를 죽였으나, 본디 그런 것이 아니던가. 이주한다는 것은 본래 두고 온 이들을 살해하는 일이기에.

-본문 109p 중

 

사람들은 주식을 사고팔 듯이 집을 사고팔았고, 매년 누군가가 이사를 나가고 또 누군가가 이사해 들어왔다. 이제 아무 데서나 열리고 있는 문들과 낯선 사람들이, 그녀보다도 더 제 집처럼 이곳이 편안해 보이는 이방인들이 많아졌으며, 심지어 영어를 못하는 노숙자들도 어쩌면 그녀보다 젊어서인지 제 집처럼 편안히 지냈다. 집 밖으로 나서면 그녀도 어딘가로 이주한 듯했고, 모두가 어딘가로 이주하는 것만 같았다. 평생을 한집에서 살았다 해도, 우리는 이주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우리는 모두 시간을 통과하는 이주자들이므로

-본문 229p 중

작가

모신 하미드 지음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후 미국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생활했으며,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후 뉴욕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첫 소설 《나방 연기(Moth Smoke)》를 집필했다.

2000년에 발표한 《나방 연기》는 발간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파키스탄과 인도 등지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2001년 〈베티 트래스크상〉 수상, 〈PEN/헤밍웨이 재단 문학상〉 최종 후보 등의 성과를 거뒀다.

2007년 두 번째 소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The Reluctant Fundamentalist)》를 발표해 “지난 10년을 정의한 소설”(《가디언》)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애니스필드울프 도서상〉, 〈아시아아메리칸 문학상〉, 〈앰배서더 도서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고 2007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13년 발표한 세 번째 소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How to Get Filthy Rich in Rising Asia)》은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 15곳 매체의 ‘올해의 책’, 아마존의 ‘2015 가장 좋은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티시아노 테르사니 국제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7년 네 번째 소설 《서쪽으로(Exit West)》를 발표해 “한 세대의 가장 창의적이고 재능 있는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2017년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18년 〈LA 타임스 북 프라이즈〉, 〈애스펀 워즈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라호르에 살면서 뉴욕, 런던, 그 외 지중해 지역 등지를 오가며 글을 집필하고 《타임》,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욕 북 리뷰》, 《뉴요커》 등의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권상미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졸업한 뒤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넷플릭스 글로벌리제이션 팀의 프리랜스 링귀스트로 일하며 문학 번역과 회의 통역을 병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올리브 키터리지》, 《네가 있어준다면》, 《이렇게 그녀를 잃었다》, 《드라운》,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일요일의 카페》,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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