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스틸

린지 페이 지음 | 공보경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0년 7월 3일 | ISBN 9788983928245

사양 140x210 · 576쪽 | 가격 14,8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제인 에어》를 매혹적으로 변주한 로맨틱 서스펜스

순종과 헌신을 강요하는 빅토리아 시대, 매혹적인 여성 연쇄살인범이 나타났다!

 

사랑과 사회적 지위 앞에 독립적이고 당당한 여성상을 그려내 출간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과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제인 에어》. 지금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 고전이 ‘스릴러의 신성’ 린지 페이의 현대적 감각과 상상력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제인 에어》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제인 스틸》은 기발하면서도 재치 있는 상상과 정교한 플롯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역사적 미스터리 창작 능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으며 미국 최고 권위의 미스터리소설 문학상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제인 스틸은 하나뿐인 어머니를 잃고 고아로 살아가다가 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가정교사가 된다. 이러한 설정은 자연스럽게 《제인 에어》를 떠올리게 한다. 총명하고 굳은 의지를 지닌 가난한 고아 소녀 제인 에어가 명문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가 주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얼핏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이후 전개되는 서사는 《제인 에어》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숨 가쁘게 내달려 나간다.

제인 스틸은 은밀하고도 솜씨가 뛰어난 연쇄살인범이다. 갑작스럽게 고아가 된 그녀는 엄마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친척에게 처음으로 복수의 살인을 가한다. 우발적인 사건이었지만, 아홉 살 소녀는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제인은 기숙학교에 입학하면서, 자신을 한층 교묘하고 악랄하게 괴롭히는 적들에게 더욱 정교해진 복수의 방식으로 맞선다. 하지만 이 같은 완전 범죄자 제인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을 맞닥트리게 된다. 바로 그녀가 사랑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된 것. 사랑에 빠진 연쇄살인범 제인은 새로운 음모를 꾸미는 강력해진 적들과 낯선 감정 사이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제인 에어의 반대편에서 전혀 다른 세상의 문을 연 그녀, 제인 스틸

스릴러의 신성린지 페이, 담대한 상상력으로 여성의 독립된 삶에 화두를 던지다

 

완벽하게 보존된 골동품 상자에서 보물을 발굴한 느낌.

뛰어난 솜씨로 직조된 역사적 소설! 매튜 펄(단테 클럽작가)

 

《제인 에어》를 차용한 작가는 그저 단순한 패러디나 흥미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고전에 대한 그의 대담한 해석과 발랄한 상상력은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 죄책감 및 진실에 대한 탐구는 물론, 궁극적인 자아실현까지 이야기의 범위를 확대해 간다.

주인공 제인 스틸은 무자비하고 현실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되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이고 치명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그녀는 제인 에어와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때론 자신을 에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죄 많고 사랑스럽지 못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동시에 자신의 삶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낭비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싸워 나간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살인을 거듭할수록 그녀는 정의와 부조리, 분노와 침묵의 간극을 느끼며 점점 삶이 황폐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한 삶의 균열이 짙어지는 순간, 젊고 아름다운 그녀에게 찾아든 것은 사랑이었다.

성인이 된 제인이 어릴 적 엄마와 살았던 저택 하이게이트 하우스를 되찾을 결심을 하고 가정교사로 그곳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한층 흥미로워진다. 집주인 찰스 손필드는 인도에서 벌어졌던 시크 전쟁에 참전했던 영국인 군의관이다. 그는 펀자브에서 자신의 요리사, 가정부, 그리고 미스터리한 집사까지 모두 이끌고 와서 하이게이트 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제인은 영국인 집주인과 인도인 하인들로 이루어진 집 안에 기묘하게 맴도는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비밀에 쌓인 손필드의 정체를 파헤쳐 간다. 하지만 의도와 다르게 그를 향한 연모의 감정이 마음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난다. 그녀는 감정의 풍랑에 휩쓸리는 대신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중심을 잃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기꺼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운명을 개척해 나간다.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극적인 사건들의 전개와 주인공의 발칙한 고백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긴장을 선사한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보다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능력과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터득하며 성숙해 가는 연쇄살인범의 독특한 성장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진한 여운과 함께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을 남긴다.

 

본문 중에서

 

그 뒤로 나는 몇 번 더 살인을 저질렀다. 지금쯤 여러분 가운데 약삭빠른 분들은 뼛속까지 사악한 악녀가 어째서 펜을 들고 대판 양지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나는 《제인 에어》라는 제목이 붙은 대단히 매혹적인 소설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었다. 그 소설을 읽다 보니 모방을 하고 싶어졌다. 내 책에는 《제인 에어》 초판을 비판한 작자들을 욕하는 대담한 도입부가 실려 있다. 나는 친구나 연인에게 속 얘기를 털어놓듯 이 이야기를 할 생각이다._11~12쪽, <제1부>에서

 

나는 숲에서 지켜보는 시선을 계속해서 느꼈다. 동그란 눈이 포식자처럼 굶주린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내가 먹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내 운명이 결정 나 있었다._39쪽, <제1부>에서

 

비틀거리며 뒷걸음치던 그는 헐겁게 괴어 있던 돌덩이에 발을 올렸다. 그 돌덩이가 골짜기 쪽으로 미끄러지면서 화강암과 죽은 고사리가 함께 떠밀려 내려갔다. 사고라는 것은 어디서든 일어난다. 이 원칙은 우리의 일상을 어마어마하게 지배하므로, 언급할 가치가 있는 유일하면서 보편적인 원칙일 것이다._51~52쪽, <제1부>에서

 

“거의 사망한 상태였다고?”

나는 몸서리를 치며 숨을 내쉬었다.

“눈이 그래 보였어요. 그의 눈이 어땠는지 도저히 떠올리질 못하겠어요. 제발 묻지 말아주세요!”

이 말은 사실이었다. 에드윈의 눈은 게슴츠레해지다가 웅덩이 표면을 뒤덮은 얼음처럼 부옇게 흐려지며 희미한 빛을 냈었다.

“그때 스틸 양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없었어요.”

“에드윈을 본 사람도?”

“제가 알기론 없었어요.”_60쪽, <제1부>에서

 

베살리우스 먼트가 내 비밀을 알 리 없는데도 나는 무릎이 와들와들 떨렸다. 그는 내 안에서 무언가를 본 것이다. 나는 영혼이 있어야 할 자리에 영혼 대신 불꽃 튀는 부싯돌이 있는 존재였다. 듣기로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자는 침대에 묶인 채 본인 똥을 짓뭉개며 살아야 된다고 했다. 얼음 목욕을 하고, 수은을 처방받고, 바싹 깎은 머리에 거머리를 붙이는 치료를 받으면서, 로완 브리지 학교에서보다 더 적은 음식으로 연명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나는 그에게 빌었다.

“저를 퇴학시키지 말아주세요. 저는 미치지 않았어요. 아시잖아요. 앞으로 예의 바르게 행동할게요. 클라크에게 음식만 주세요. 그럼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할게요.”_135쪽, <제1부>에서

 

여러분, 비밀은 조수처럼 밀려왔다가 쓸려가는 법이다. 나는 내가 저지른 거대한 악행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정보만을 내놓았다. 그 비밀은 가장자리로 살짝 넘치는 강물과도 같았다. 신문 기사에서 샘 퀼페더라는 뜻밖의 이름을 보자마자, 나는 예전에 에드윈의 죽음에 대해 캐기 위해 내게 온갖 질문을 던진 바로 그 경찰임을 알았다. 퀼페더는 어느새 순경에서 경위로 진급한 모양이었다. 그는 내게 물음표의 화신 같은 존재라, 그의 이름을 보자마자 나는 척추에 힘이 쭉 빠졌다._161쪽, <제1부>에서

 

여러분, 거짓말이라는 것은 유기적이다. 당신의 말을 듣고 있는 대상에 따라 완전한 거짓일 수도, 반쯤은 사실일 수도, 완전한 사실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애벌레가 갑작스러운 자극을 받아 나비로 태어날 수도 있는 것처럼. 그날 저녁에 나는 칼과 세밀화, 사자라와 손필드, 싱이 서로에게 보내는 다정한 눈빛에 취했다._289쪽, <제2부>에서

리뷰

■ 언론사 리뷰

재치 있고, 정교한 플롯이 돋보이는 매력 넘치는 소설. 끝이 나는 게 안타까울 지경이다._피플

‘제인 스틸’의 범죄는 놀랍도록 흥미진진하다._뉴욕타임스

《제인 에어》에 대한 흥미진진한 변주._USA투데이

어두운 과거를 가진 전사로 재탄생한 제인 에어. 로맨스, 스릴러, 풍자가 기막히게 어우러졌다._코스모폴리탄

역사적 미스터리에 대한 작가의 능력은 전작에서 이미 분명히 확인됐으나, 이 매끈하고 만족스러운 신작은 그의 능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_북리스트

어두운 유머와 잔혹한 상상이 더해진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 손꼽을 만한 고딕 문학이자 범죄 소설이다._라이브러리 저널

제인 에어, 블랙 유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스릴 넘치는 소설._팝슈거

마치 완벽하게 보존된 골동품 상자에서 보물을 발굴해 읽는 느낌을 받을 만큼 뛰어난 솜씨로 직조된 역사적 소설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책이다._매튜 펄(단테 클럽》 작가)

작가

린지 페이 지음

노트르담드나머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연기를 전공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수년간 전문 배우로 활동했으며 소프라노로서 여러 차례 공연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명탐정 셜록 홈즈를 재탄생시킨 첫 소설 《먼지와 그림자: 잭더리퍼에 관한 왓슨 박사의 기록》으로 극찬을 받았으며, 뉴욕 최초 경찰국 출범의 역사를 바탕으로 격동의 시기를 겪는 옛 뉴욕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린 《고담의 신》 시리즈, 《제인 에어》를 스릴러로 재탄생시켰다는 평을 받은 《제인 스틸》을 썼다.

공보경 옮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소설, 에세이, 인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울로 코엘료의 《아크라 문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커튼》, 칼렙 카의 《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 나오미 노빅의 〈테메레르〉 시리즈,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찰리 어셔의 《찰리와 리즈의 서울 지하철 여행기》, 레이 얼의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크리스토퍼 무어의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아이라 레빈의 《로즈메리의 아기》, 켄 그림우드의 《다시 한 번 리플레이》, 앤 캐서린 에머리히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데이브 배리와 리들리 피어슨의 〈피터 팬〉 시리즈, 제임스 발라드의 《하이라이즈》, 《물에 잠긴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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