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세계

《타임스》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가 남긴 묵시록

J. G. 밸러드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6년 4월 18일 | ISBN 9788983926111

사양 120x188 · 352쪽 | 가격 13,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타임스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작가가 남긴 묵시록  

타임스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작가 50인”으로 꼽히는 SF 거장 J. G. 밸러드의 《불타버린 세계》가 재출간되었다. <지구 종말 시리즈>로 불리는 세 작품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문학수첩은 영화 <하이-라이즈> 개봉에 맞춰 원작 소설 《하이-라이즈》와 밸러드의 초기작이자 수작으로 알려진 <지구 종말 시리즈>(《물에 잠긴 세계》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털 세계》)까지 총 네 권의 밸러드 작품을 독자들에게 새로이 선보인다.

2016년 개정판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된 한글맞춤법과 외래어표기법을 반영하였고, 밸러드적인 묘사와 이미지가 충분히 살도록 원문과 대조하며 문맥과 문장의 표현을 더 분명하게 다듬었다. 또한 SF의 정전(canon)이란 가치에 어울리도록 현대적인 느낌으로 표지를 바꾸었으며, 새로운 SF 독자를 겨냥해 한 손에 잡을 수 있는 판형을 선택했다.

강이 말라붙어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
바닷물을 증류하니 세상은 소금 지옥이 되었다
그들을 구원하는 건 물 한 모금일까, 인류의 존엄성일까?

인간이 버린 산업폐기물 탓에 바다에 얇은 막이 생기면서 강수의 순환과정이 파괴되고, 그로 인해 10여 년간 대가뭄이 이어진다. 가뭄이 시작되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실 물을 찾아 해안으로 이주한다. 주인공 랜섬 역시 물을 찾아 해안으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극도의 이기주의와 무질서로 뒤엉킨 지옥도다. 군대는 해안가에 철조망을 쳐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철조망을 넘는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총을 쏜다. 주민들은 반란을 일으켜 마침내 해안에 닿지만, 증류되지 않은 바닷물은 마실 수 없다.

그로부터 10년 후, 극심한 가뭄으로 해안선은 몇 킬로미터나 더 멀어졌고 해변은 바닷물을 증류하고 남은 소금 탓에 온통 소금 언덕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비가 내리지 않으리란 절망적인 현실을 인식한 사람들은 획일화, 몰개성화를 자처하며 증류기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만들어서 개성도 희망도 기쁨도 없이 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이어나간다. 랜섬은 공동체에 소속되길 거부하며 자주적인 삶을 고집하지만, 대가뭄이 10년간 지속되자 결국 생명을 위협당해 공동체의 문을 두드린다.

머지않은 미래인 듯 보이는 이 소설은 밸러드가 1964년에 예견한 세상이다. 50여 년 전 잡지에 기고한 글을 엮어 발표했다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설은 오늘날 현대문명의 파괴력과 사회의 문제점들을 예리하게 꼬집는다. 또한 끝없이 타오르는 태양과 말라붙은 호수, 해안을 가득 채운 소금 언덕, 모래에 파묻힌 자동차들과 무너진 다리 등 황폐화된 도시의 기괴함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인간 본성의 내재된 폭력, 본성을 활자로 이끌어낸다. 수수께끼 같은 상징들과 시적인 재치, 폭력적 장치로 그 어떤 디스토피아보다 기이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의 종말을 그려냄과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 조건에 대해 탐색한, 밸러드 특유의 역설적이며 아름다운 소설이다.

리뷰

지금까지 세상의 종말을 다룬 디스토피아 가운데 이런 작품은 없었다. 작가의 ‘독창성과 상상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러먼트

《불타버린 세계》는 문화적이다. 문화는 무너진다. 옛 사회와 정치적 의미는 모두 물에 쓸려 간다. 비옥해 보이던 땅은 고갈되지만 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 밸러드에게 상실이란 단지 새로운 시작을 가능케 하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일 뿐이다. 《불타버린 세계》는 스릴과 재앙 말고도 눈 돌리지 못할 강한 드라마가 있다. ★《파스텔 도시》의 작가 M. 존 해리슨

풍부하지만 낯선, 밸러드가 구현한 상징들은 아름답고 경악스러우며 강렬해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브라이언 올디스(소설가)

기괴하고, 그로테스크하며, 굉장히 고딕적이다. ★《선데이타임스》

목차

1부
1 말라가는 호수
2 기념품
3 어부들
4 죽어가는 백조
5 사막의 도래
6 울부짖는 땅
7 얼굴
8 불의 설교
9 불사조
10 미란다
11 마녀
12 물에 빠져 죽은 물고기들
13 그물
14 새로운 강
15 불타는 제단
16 막다른 곳
17 치타
18 얀트라
19 조던 씨
20 불타는 도시
21 바다로의 여행
22 겹겹이 에워싼 호
23 놀이공원
24 혹독한 바다

2부
25 소금 지옥
26 늪
27 해일
28 정착지에서
29 좌초한 넵투누스
30 게자리
31 하얀 사자

3부
32 빛나는 강
33 기차
34 마네킹
35 그을린 불
36 신기루
37 오아시스
38 파빌리온
39 남녀추니
40 죽은 새
41 어떤 익사
42 느릿한 나날

옮긴이의 말

작가

J. G. 밸러드 지음

공상과학소설SF의 뉴웨이브 운동을 주도해 20세기 후반 영국 소설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불리는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는 1930년 부친이 사업차 머물던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일본이 진주만에 이어 홍콩을 공격하자 가족과 함께 민간인 포로수용소에 머물다가 1946년에 영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2년간 의학을 공부하다 학교를 그만둔 뒤 영국 공군에 입대했다.

현대 문명의 어두운 이면과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파헤쳐온 밸러드는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공상과학소설의 우주 개념을 내우주로 전환시킴으로써 문학성을 꾀했다. 2009년 사망할 때까지 그는 탈정치, 소비사회, 미디어 과잉, 탈이데올로기 등의 시대적 경향을 깊숙이 파고들며 그 속에서 인간의 불안하고 어두운 심리를 묘사하여 초현실주의 문학에 가까운 SF 세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문학적 특성을 압축해 ‘밸러드적인ballardian’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사전에 등재되었다.

포로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 《태양의 제국》으로 <가디언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지구 종말 시리즈’인 《물에 잠긴 세계》 《불타버린 세계》 《크리스털 세계》, ‘도시 재앙 시리즈’인 《하이-라이즈》 《크래시》 《콘크리트 아일랜드》, 그 외에도 《무한한 꿈의 회사》, 《태양의 제국》의 후속작인 《여인들의 친절》, 《코카인의 밤》 《슈퍼-칸》 《밀레니엄 피플》 《나라가 임하옵시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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