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세요, 제가 준비해 놨어요

여행자를 유혹하는 여행 만들기의 세계

신재윤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1년 9월 3일 | ISBN 9788983928689

사양 115x183 · 224쪽 | 가격 11,500원

시리즈 일하는 사람 4 | 분야 에세이

책소개

일과 삶이 포개어지는 순간 마주하는 또 다른 나, ‘일하는 사람’!

다양한 직업인들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들춰 보는 일과 인생의 속성

‘밥벌이’라는 절대적인 목적을 걷어내면 일은, 직업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문학수첩에서 새롭게 출간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은 ‘직업인’의 관점에서 일상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낸다. ‘경제 활동’의 영역에서 벗어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직업의 속성을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직업인들의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들춰 본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숨어 있는’ 여행지와 여행코스를 찾아내고 만들어 냅니다.”

여행 때문에 살고, 여행 때문에 죽는 관광개발연구원의 좌충우돌 여행 같은 일상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을 충전하기 위해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의 여행 로망을 충족해 주기 위해 여행의 영역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 <떠나세요, 제가 준비해 놨어요>의 저자가 그러하다. ‘관광개발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새로운 여행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기획부터 특색 있는 여행코스를 개발하고, 실제 여행상품으로 출시하고 홍보까지 여행과 관련된 온갖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저자의 관심 지역은 알려지지 않은 외딴 섬에서부터 꽃이 피는 봄이나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 누구나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유명 관광지까지고, 저자의 고객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자체부터 문화체육부나 한국관광공사와 같은 중앙부처나 공기업까지, 관심 대상은 알뜰한 여행을 선호하는 ‘뚜벅이’ 여행객부터 호기심과 친근함을 지니고 대한민국에 방문하는 해외여행객까지다. 저자는 이처럼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온갖 장소와 여행지 혹은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싶은 고객사(지자체, 중앙부처 등)의 목적을 신선하고 새로운 콘셉트에 담아 하나의 여행으로 만들어 낸다.

이 책에는 작은 아이디어의 씨앗이 하나의 여행상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다사다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는 여행을 소비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벗어나, 여행을 생산해 내는 ‘관광개발연구원’의 시선을 통해 여행지와 여행 이면에 감춰진, 여행상품에 담아내지 못한 깨알 같은 재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막가파’이자 ‘금사빠’ 여행기획자의 다사다난한 여행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씨앗 같은 작은 생각은 어떻게 여행객을 유혹하는 여행코스와 상품으로 탄생할까?

저자는 낙천적인 성격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예산에 대비해 볼 때 일의 양이 너무 많아”서 회사의 임원조차 수주하는 걸 염려하는 여행개발 프로젝트에 매력을 느끼고 단박에 떠안을 만큼, 자칭 “막가파”이자 “금사빠”의 성향을 지녔다. 평범한 직장인이면서도 여행마니아였던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여행이 소시민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고,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자는 지금도 여행을 만드는 자신의 직무에 밥벌이의 의무보다 일의 즐거움에 빠져 살고 있다. 숱하게 전국 곳곳에 출장을 다니면서도 시간을 내 가족을 이끌고 주말 사이 짧은 여행을 다니며 ‘소비자의 만족도’도 조사한다. 출장을 여행같이, 여행을 출장같이 다니는 이른바 ‘프로출장러’다. ‘소확행’을 이룬 ‘여행성덕’의 유머러스하고 재치 넘치는 에피소드를 읽고 나면 독자도 모르게 유쾌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친구를 만나고 난 뒤의 즐거움이 몸속에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마냥 저자의 일상이 행복과 긍정으로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보람 있고 희열을 느낄 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 온갖 고난과 좌절, 역경을 이겨내야 했다. 몇 달 동안 야근도 마다하며 준비한 중간보고의 발표 현장에서 고객사의 의뢰대로 연구를 했음에도 연구의 방향성이 잘못됐다며 고객사가 초빙한 전문위원에게 신랄한 비판을 감내해야 했고, 주변 환경과 역사‧문화적 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 여행을 기획했다가 당장의 치적으로 삼을 수 있는 결과물을 요구하는 지자체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그럼에도 ‘뭔가 꽂히는’ 프로젝트에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것은 두서없는 아이디어가 누군가에게 꼭 가고 싶은 여행지 혹은 여행으로 탈바꿈했을 때 정신과 육체 속에서 짜릿하게 느낄 수 있는 희열 때문이다.

책 속에는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섬진강 문화예술벨트 조성 사업’, ‘글로벌 쇼핑 관광명소 육성 프로젝트’, ‘한반도 평화관광 프로젝트’ 등 이미 널리 소개되었거나 현재 연구 및 검토가 진행 중인 연구사업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어떤 이들과의 협력과 갈등을 거쳐 우리에게 친근한 여행으로 탄생하는지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진다.

 

 

‘코로나’와 ‘언택트’의 시대, 전문가의 시선으로 포착한 요즘 여행 현장의 트렌드

어느 여행에서도, 어떤 직업에서도, 누군가의 인생에서도 빠트려선 안 될 핵심가치!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뜨고 있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인기 있는 여행상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똑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꿨는데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저자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요즘 여행 현장에서 보이는 따끈따끈한 트렌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유독 젊은이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방문이 잦은 ‘핫 플레이스’가 된 여행 명소들의 비밀을 분석하기도 하고, 얼마 전부터 야간관광이 뜨기 시작한 여러 가지 이유, 해외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국내 관광지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 볼 것들을 참신한 관점에서 들려준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시대’에 안전하면서도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여행객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서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여행방식을 이야기한다. ‘언택트 시대’라 불리는 2020년대,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하고 각 지역의 특산물과 굿즈, 대표 맛집 먹을거리 등을 담은 ‘집콕여행꾸러미’가 만들어진 사연도 알려준다.

하지만 저자는 트렌드가 바뀌고, 과학기술을 활용해 여행방식을 바꾼다고 해도 모든 여행상품, 여행을 제작하기 위한 생각에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사람(관계)’ 그리고 ‘컬래버레이션(조화)’이다. 섬진강이 흐르는 하동의 빈집을 탐색하며 새롭고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자연과 인간‧토박이와 손님 사이의 컬래버레이션이 돋보이는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랜선투어’를 직접 체험해 보면서 저자는 여행상품의 핵심을 이 두 단어로 포착해 낸다. 비단 여행상품만이 그러할까? 이 책 전반에서 저자가 건네는 메시지 또한 자신과 세상을 향한 ‘관계’와 ‘조화’로 가득하다. 직업을 가지고 직장을 다녀야 하는 운명이면서도, 가끔 행복한 마음으로 여행을 꿈꾸는 우리에게 저자는 공감할 수 있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독서의 시간을 선사한다.

책 속에서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감정들이 있다. 그 많고 많은 감정 중에 나는 ‘설렘’이라는 감정은 우리의 일을 권태롭지 않게 만들어 주는, 식재료로 비유하자면 후추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후추 맛을 본 사람은, 후추가 없으면 누린내가 나는 고기를 이처럼 먹을 수 없다고 한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하면서, 여행을 마치고 다음 여행을 꿈꾸면서 맛보는 설렘이 그러하다._12쪽, <들어가기 전에>에서

 

이 지역으로 출장 갈 때마다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마을에 방치된 빈집, 마을회관이었다. 이 공간들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대상인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원이기도 했다. 일본 나오시마섬의 ‘이에 프로젝트(빈집과 창고 등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으로 ‘이에’는 일본어로 집을 뜻한다)’ 사례를 접한 나의 눈에 시골의 원형을 보존한 그 집들의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많은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얻은 결론은 작은 도시의 관광자원은 곧 ‘집과 가게’라는 점이었다._112쪽, <흔적을 없애면 매력도 사라진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자, 여기 테이블에 놓여 있는 상품들을 구경하시고 만져도 보고 맛도 보시고 나서 상품평을 부탁드립니다.”

자리에 있던 외국인들이 테이블에 다가와 상품을 구경하고 음식을 먹어본다. 나는 그들 곁에서 상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최대한 그들의 생각을 알아내려고 했다

“다 보셨으면 자리에 앉아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며 질문을 하고 보니 내가 꼭 어학당의 교사가 된 기분이었다._147~178쪽, <가장 한국적인 것 중 가장 세계적인 것은?>에서

 

중국 여권 색깔도, 우리나라 여권 색깔도 아니다. 그의 국적이 99퍼센트 확실해졌다. 그 순간부터 심장 박동이 급상승했다. 한반도 평화관광 연구를 하며 정작 북한에도 못 가보고 북한 사람과 인터뷰도 못 해본 것이 내내 너무 아쉬웠는데 내 옆자리 그 남자가 북한 사람이라니! 태어나서 결혼하고 아들 낳은 순간 다음으로 떨리는 순간이었다._180쪽, <블라디보스토크 가는 길에서 맛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초콜릿>에서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벚꽃길을 두 발로 걸어가며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추억을 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지역의 지자체에서는 봄에 상춘객들로 교통체증이 심하니 도로를 더 놓아야 한다고 국토부에 요구했다. 지자체 공무원과 관광개발연구원인 나는 이렇듯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_198쪽, <섬진강이 라인강에 꼭 물어봐야 할 몇 가지 질문들>에서

 

식사를 마치고 응접실에서 아주머니와 잠시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부러움 반, 진심 반을 담아 말을 건넸다.

“이런 집에 사시다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상상하지도 못할 말이 돌아왔다.

“서울이 더 좋지 않아요? 서울은 모든 게 현대적이잖아요. 파리는 너무 올드해요.”

무엇인가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곳 주인아주머니처럼 살면 부러울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서울에 돌아가서 또 바쁜 하루하루를 어떻게 견뎌낼지, 이곳을 향한 그리움을 어떻게 이겨낼지 마음 한구석이 답답하기만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_204쪽, <파리의 중심에서 서울을 떠올리다>에서

목차

차례
들어가는 전에_여행의 설렘을 느껴본 사람은 안다, 후추 맛을 알아버린 중세 유럽인의 심정을

1장. 여행을 만드는 맛
1. 메이크업 하는 마음으로 그 모든 제안서를 작성해야지::: 제안서와 메이크업의 상관관계
2. 일 잘하는 공무원들의 역습:::우리의 고객은 공무원입니다
3. 가보지 못한 길에서 얻는 뜻밖의 에너지::: 기획쟁이의 마케팅 로망
4. 입사 첫 프로젝트를 말아먹을 뻔했습니다::: 최종보고 현장에서 벌어진 반전 드라마
5. 대책 없는 스타트의 슬픈 결말:::일단 낳고 본 아이의 기구한 운명
6. 병도 주고 약도 준 눈물의 프로젝트:::관광개발연구원에게 한반도란?

2장. ‘핫’한 여행지들의 ‘핫’한 법칙
1. 자연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 진화하는 여행지:::요즘 탄생한 명소들의 영업비밀
2. 비워서 완벽해지는 여행지들:::떠나봅시다, 건축투어
3. 달이 뜨면 여행도 뜬다:::야간관광이 뜨고 있다
4. 쌍방향 소통의 시대, 뜨는 여행상품들의 공통점:::여행상품에 반드시 넣어야 할 그것
5. 흔적을 없애면 매력도 사라진다:::도시 재생은 되는데 시골 재생은 왜 안 돼?
6.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창고들의 엇갈린 운명:::창업에도 필요한 ‘내돈내산’의 법칙

3장. 한류의 결정판, ‘K-투어’의 열풍을 꿈꾸며
1. “그런데 한국에는 뭐가 있니?”:::일본에 푹 빠진 영국 할머니의 순수한 도발
2. 구글맵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IT 강국의 아이러니:::분단국가 관광개발연구원의 비애
3. 가장 한국적인 것 중 가장 세계적인 것은?:::외국인에게 부산 어묵이란?
4. 우리에게 사랑 받는 여행지가 해외여행객에게도 사랑 받는다:::누구든 나 자신부터 사랑하고 볼 일!
5. 짠순이 관광개발연구원의 눈물겨운 홍보 활동:::공짜 좋아하지 마세요!

4장. 프로출장러의 역마살견문록
1. 여행이면 어떠하고, 출장이면 어떠하리:::특이한 직업병이 생겼어요
2. 블라디보스토크 가는 길에서 맛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초콜릿:::‘동포애’라는 단어를 미각으로 배웠습니다
3. 출장이든 프로젝트든 여행은 결국 인연과 인연으로 만들어진다:::나중에 베풀어야 할 빚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4. 섬진강이 라인강에게 꼭 물어봐야 할 몇 가지 질문:::여행에서 ‘행복추구권’의 기준 잡기
5. 파리의 중심에서 서울을 떠올리다:::서울이 더 좋지 않냐고요?

나가기 아쉬워서_알차게 여행하는 몇 가지 잔기술
부록1. 성수기 숙소 예약 꿀팁
부록2. 색다른 여행의 시작점, 지역의 독립서점
부록3. 로컬크리에이터와 함께 떠나는 여행

작가

신재윤

여행을 출장처럼 다니고, 출장을 여행처럼 다니는 관광개발연구원. 여행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홍보하는 일에 다행스럽게도 밥벌이의 의무보다 일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극단의 외향적 성격, 낯선 경험에서 얻게 되는 새로운 자극을 삶의 에너지로 삼는 특성, 여행마니아인 아빠에게 어린 시절부터 받은 모험심과 낙천적인 기질 덕에 그녀의 인생에서 여행은 일이 아니라 ‘인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감정 중 설렘, 그중에서도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면서 느끼는 설렘이 우리의 일상을 권태롭지 않게 유지해 주는 힘이라고 믿는다. 그 설렘을 여행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오늘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걸어서, 지도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며) 훑어보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근사한 사연을 품은 오래된 동네를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흥미로운 여행지로 만들 수 있을지 엉뚱하고 재미있는 상상에 빠져든다.

브런치 ‘꿈꾸는 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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