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시인수첩 가을호

시인수첩 편집부 엮음

브랜드 시인수첩

발행일 2016년 8월 24일 | ISBN 22337695

사양 152x224 · 320쪽 | 가격 10,000원

분야 문예지

책소개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

시사詩史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시인수첩

 

전례 없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시인수첩』이 가을호를 세상에 내놓는다. 지난 봄호부터 세간의 이목을 받아온 「권두좌담」은 원로와 신진 시인이 함께한 뜨거운 토론의 장으로, 21명의 필진으로 꾸려진 「신작시」는 원로와 중진, 신진 시인의 필력을 고루 만나볼 수 있는 지면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시단의 중요한 버팀목인 신경림과 나희덕의 시세계를 분석한 「즐거운 詩 읽기」, 문효치, 이상호, 김선우, 유안진 시인의 시집을 분석한 「리뷰」는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찾으려는 『시인수첩』의 노력이 오롯이 담겼다.

그 외에도 해방기 시의 흐름을 풀어낸 「한국현대시사 1945~2000」, 발터 벤야민과 바쇼 등 일본, 미국, 유럽의 고전 작품들과 그 의의를 풀어낸 「유종호 詩話」, 충청북도 출신 문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꼼꼼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풀어낸 「한국의 시단」 등 『시인수첩』은 그간 미처 눈여겨보지 못했던 시사詩史의 빈자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권두좌담

치기 어린 난해함인가, 다양한 현실을 반영하는 다원화인가

원로와 신진이 각자의 애정과 열정, 고민,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하다

 

지난 봄호에 첫회를 시작한 이래 세 번째를 맞는 「권두좌담」은 “한국 현대시의 이상향”이라는 주제로 50년이 넘는 시력의 허영자 시인, 등단 15년을 넘어선 박상수 시인, 떠오르는 신예 박성준 시인이 참여했다. 서울여대 이숭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은 우리 시의 전통, 지금의 시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시인들, 세대 간 단절 현상의 원인과 끝없이 제기되는 소통의 문제, 난해시 문제와 직결되는 상상과 표현형식의 자유, 전복의 필요성과 전복의 진정한 의미, 우리 시의 바람직한 방향 등을 소주제로 제시했다. 허영자 시인은 소위 난해시로 분류되는 현대시들에 비판의 날을 세웠고, 박상수 시인은 ‘어깨에 힘을 빼고’ 시를 넓게 다루어야 시의 모호함과 차별성, 이질성을 펼칠 수 있다는 논리를, 박성준 시인은 다양한 시세계를 보여주는 오늘날의 시인들을 ‘다원화’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시에 대한 열정과 애정 어린 고민, 뚜렷한 주관을 가진 세 사람이 세대를 잊고 펼친 뜨거운 설전에는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한국 시단에 대한 진심 어린 걱정, 그리고 희망이 공존했다.

 

시에 대한 개념, 쓰는 방법, 시인의 태도, 독자의 수용 양상은 변하는 법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소위 난해한 시로 분류되는 시들이 후일 고급한 지적 쾌감과 정화를 수여하는 좋은 시로 해석되고 이해될 만한 예지와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어느 고급 독자에게 이해되는 시공을 앞선 선구적 시혼을 담고 있는지 저는 회의적입니다. 허영자

 

일상어의 규칙을 깨고 다양한 용례들을 지속적으로 발명해나가는 것이 시 아닙니까. 사회가 너무 각자도생의 아귀지옥으로 변하다 보니, 반대급부로 시를 하나의 대안으로, 지나친 진정성의 차원에서만 읽어내려는 시각이 있는 것 같아요. 꼭 필요하고 소중한 작업이지만 어깨에 힘을 빼고 시를 더 넓게 다루어보려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시의 모호함과 차별성, 이질성이 더 살아날 겁니다. 박상수

 

어떤 시든 난해시라고 명명하는 순간 더 난해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원고지에 글을 쓰던 세대와 태블릿 화면을 터치하면서 시를 쓰는 세대는 발상부터 사유 방식까지 모든 것이 전혀 다릅니다. 10년 단위로만 끊어보아도 너무 다른 시인들은 ‘다원화’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앞세대와 후세대는 서로를 이해, 보존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달라서 더 매력적인 부분이 많게 마련입니다.

박성준

 

 

즐거운 읽기

『시인수첩』 가을호는 한국시단의 든든한 버팀목인 신경림 시인과 나희덕 시인의 작품세계를 본격 분석했다. 공광규는 당대를 사는 이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신경림 시인의 작품 중 죽음과 환생을 암시하는 시편과 동시 「아기 다람쥐의 모험」을 개성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보았고, 이정현은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의 은유를 키워드로 삼는 나희덕의 시가 수분을 빨아들이는 뿌리의 안간힘과 닮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소설로 읽는 시 손영목

소설로 읽는 시는 손영목 선생께서 귀한 글을 보내주셨다. 정현종의 「섬」 전문 아래 “지하철 스크린 도어인가 어딘가에서 읽은 시”로 출처를 밝히며 시작되는 소설 속 주인공 ‘나’는 쳇바퀴 도는 듯한 도시의 삶을 벗어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섬”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도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는 그저 ‘꿈’으로 남을지 모르지만 일탈과도 같은, 전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어쩌면 상상만으로도 “상쾌 통쾌!”한 일일 것이다.

리뷰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한국 시단사詩壇史를 이야기하다

 

『시인수첩』의 대표 연재 코너인 한국현대시사 1945-2000는 해방기 시적 성취의 실례들을 다루었다. ‘내적 반성과 새로운 국민국가 건설’이라는 이중적 과제가 부여된 해방기를 맞아 조선문학가동맹의 임화는 시의 정치적 효용성을 극단까지 밀어붙였고, 오장환은 작품에 정치 우위의 전언을 담아냈다. 작품들에 서정성을 덧입혀 당대에 대한 우의적 형상을 보여준 여상현, 조벽암, 전위적 시인 유진오 등도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조선문학가동맹과 거리를 두고 서정성에 기반한 작품들을 창조한 박두진, 서정주, 신석정, 백석 등은 예술적 성취를 통한 성숙과 성찰의 시편들을 다수 창작해 다음 세대의 미학적 자양분이 되어주었다.

 

유종호 詩話는 장르와 시대, 전통이 각기 다른 문인―보들레르, 마츠오 바쇼, 발터 벤야민, 베토벤―의 작품들을 다룬다. 유종호는 자신의 분야에 정통한 예술가들 사이에는 공통으로 적용되는 구성원리가 있으며, “어쩌면 이는 육체적 직관인지도 모른다”라고 이야기한다. “물량으로 이목을 끌려는 추세가 농후한 우리 시대에 자신의 길에 도통한 선인들의 선례에 대한 통찰”이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중앙문단과 지역 문단의 활발한 교류의 장으로 기획된 한국의 시단은 가을호에 한국의 유일한 내륙도 충청북도를 다뤘다. 『동양일보』 회장으로 재직 중인 조철호 선생은 시인들의 발자취가 곧 한국시단의 이정표이자 시단사의 지형임을 이야기한다. ‘충북’이라는 명칭이 쓰이기 시작한 지 올해로 910년을 맞는 충청북도는 여러 문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다. 필자는 정확한 사실 조사에 바탕해 포석 조명희, 『임꺽정』의 홍명희, 한국 최초의 아나키스트 시인이자 화가로도 활동한 권구현, 조지용, 조벽암, 최후의 모더니스트 박재륜, 비판적 사실주의 농민시를 쓴 정호승, 동시 작가 권태응, 1930년대 시단의 삼재三才 중 하나인 오장환, 저항의 시인 신동문, 고원, 구석봉 등 문단에 한 획을 그은 문인들의 행적을 바로잡아 들려준다. 그 외에도 시의 위력을 증명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신경림, 시, 소설, 수필 모든 분야에서 등단하며 신춘문예 3관왕에 오른 오탁번, 시조시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나순옥 등 충북이 낳은 자랑스러운 문인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국 시도 중 처음으로 『충북문학전집』(전5권)을 간행한 충북문인협회와 충북민족작가회의가 있는 충북문단은 매년 포석 조명희문학제, 오장환문학제, 지용제, 권태응동요제 등을 개최하고 각종 문학상을 시상해 문인들의 활발한 작품활동을 장려하는 한편으로, 곳곳에 충북 출신 문인들의 시비詩碑를 세우거나 충주문학관, 정지용문학관 등을 건립해 역대 문인들의 유품과 유작을 전시‧보존하는 등 다양한 문화사업에 힘쓰고 있다.

 

『시인수첩』 가을호의 신작시는 1950년 등단한 김남조 시인부터 2011년에 등단한 이시경 시인까지, 21명의 필진으로 꾸며졌다. 정끝별, 이윤학, 반칠환, 김선태 등 이번 가을호에는 한국 시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중견시인들의 노련하면서도 풍성한 언어와 감성을 만날 수 있다.

 

리뷰에는 박성현 선생과 강정구 선생의 소중한 글이 실렸다. 박성현은 문효치 시인의 『모데미풀』을 가리켜 “세계가 눈앞에서, 손끝에서, 그리고 귀를 비롯한 모든 감각 속에서 숨 쉬는 뜨거운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평했으며, 이상호 시인의 『마른장마』는 대상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차용한 시집으로, “단 한 번만 읽어도 그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언어의 살과 결이 선명하다”라고 썼다.

강정구는 김선우의 『녹턴』과 유안진의 『숙맥노트』를 대상 시집으로 한다. 그는 김선우는 ‘나’의 회의와 성찰을 통해 이성의 도구화 현상을 극복하려는 시인이며, 그녀의 시에서 시적 화자는 자기를 버림으로써 세계를 품고, 세계를 품음으로써 자기를 얻는다고 썼다. 기만적 주체에게 희생되고 상처 입은 타자들과 사람들의 관계를 고민하며 시적인 영토를 만들어내는 그녀에게, “시는 곧 세상이고 문제다”. 유안진 시인은 삶의 깨달음을 성숙한 경지에서 표현하는 노년의 시의 강점을 보여준다. 그는 세상을 ‘나’ 중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회의하라고 노래하는 유안진의 시는 “주체만이 아니라 타자 역시 중심”이라고 이야기한다.

 

계간시평에는 고봉준과 김병호 선생이 귀한 글을 실어주셨다. 고봉준은 세대론으로 일컬어지는 원로와 신진의 갈등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 사이의 생각이나 지향의 차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유독 가족 이야기를 많이 다루는 신예들의 작품을 예로 들며 이들 작품에서 가족이 탈脫 개인적 맥락에 놓이는 이유를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으로 보았다.

김병호는 도시의 삶을 담아낸 전동균, 임동확, 안숭범, 조미희의 시편을 다룬다. 그는 이들의 작품이 인간의 왜소화와 자아 상실에서 비롯된 삶의 불안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소외와 상실을 넘어 가치로서의 갈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수첩』 가을호의 심층의 시 한 편에는 지연희, 이채형, 반경환, 김영중 선생이 소중한 글을 보내주셨다. 수필가협회 회장인 지연희는 이미산 시인의 「재」에서 게으르기 쉬운 일상에 꽃향기를 피워내라는 겸허한 가르침을 얻었음을 이야기하며, 이채형은 40년 전 타계한 동향 시인 이경록의 「無主塚」을 잊을 수 없는 시로 꼽으며 서른을 못다 채우고 스러진 시재詩才의 안타까움을 노래한다. 반경환이 꼽은 김점용의 「자폐아 4-꿈 40」은 장애우들이 살아가기에 결코 녹록지 않은 세상에 대한 따끔한 질책을, 김영중은 시들어가는 한편으로 꽃피워가는 삶, 곧 늙어감의 미학을 노래한 홍윤숙의 「장식론 1」을 심층의 시로 꼽았다.

 

그 밖에도 일러스트 작가 마키토이는 보들레르의 「가을의 노래」를, 권혁주는 릴케의 「저 찬란한 원경에서」를 대상 시로 아름다운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시인수첩 행사 소식

시인수첩 가을호는 지난 7월 1일 열린 행사 <김종철 시인과의 만남>과 <시인수첩 신인상 시상식> 행사 소식을 화보로 전한다. 이날 행사에서 장경렬, 황치복 선생은 김종철 시인의 시세계를 다룬 발표를 했고, 창작국악그룹 ‘아나야’의 시노래 공연이 있었다. 시인수첩 초대 발행인의 시세계와 정신을 기억하는 한편, 문단에 첫발을 내딛는 김바흐 시인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시인수첩과 문학수첩으로 등단한 역대 수상자들을 비롯해, 100여 분 이상의 문인들이 함께한 뜻 깊고 소중한 시간으로 꾸며졌다.

 

 

시인수첩 신인상 공모 마감 : 2017531일까지

제6회 <시인수첩 신인상>의 마감일이 2017년 5월 31일까지로 변동되었다. 시와 평론 두 개 분야로 나뉘어 모집되는 <시인수첩 신인상>의 당선작은 내년 가을호에 발표된다. 우편과 이메일로 응모 가능하며, 자세한 응모 요강은 『시인수첩』에 실려 있다.

앞으로도 『시인수첩』은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하고, 정신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최고이기보다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전문지를 지향하며, 우리 시의 영토를 확장해 나아가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 시의 개성과 다양성을 개척하는 신인들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자임해온 『시인수첩』 제6회 <시인수첩 신인상>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목차

■ 권두좌담 – 한국 현대시의 이상향
허영자, 박상수, 박성준, 이숭원(사회)

■ 신작시
김남조 / 나그네, 눈물
정진규 / 썩는 사과 향내, 허당虛堂
배미순 / 이쪽과 그쪽, 점묘화
정호승 / 폐지廢紙, 만다라
정수자 / 쏭강의 탁발, 척
김복근 / 비포리 매화梅華, 몽골 백야白夜
정끝별 / 나침반을 보다, 남자의 자만-애너그램을 위한 변주
이윤학 / 공터의 벽시계, 늦봄
변종태 / 99번째 사내, 은행나무 아래서
반칠환 / 눈불개, 그놈 스님
홍일표 / 모래 날다, 장흥
김선태 / 죽겠다, 점심点心
진란 / 후박나무의 푸른 허리쯤 숨어 건너다보는 일처럼, 금성에서 온 A형의 아주 사소한 삐짐에 대하여
박승민 / 흑매 지다, 몽유행성도
신혜경 / 오륙도, 등대가 울 때
이무권 / 하늘이 하늘하늘, 그 사람
신혜솔 / 프라하 묘비-퍼포먼스, 페퍼민트
이진희 / 사랑의 유령, 씽크홀
이시경 / 타코마 파동, 실험실 아이들-조우

■ 유종호 詩話
불변하는 것과 당대적인 것 — 문학의 장에서의 공통지각

■ 한국현대시사 1945~2000
유성호 | 해방기 시의 세 흐름(3)

■ 소설로 읽는 시
손영목 | 스틸라이프-환상, 그리고 꿈 7

■ 즐거운 詩 읽기
공광규 | 신경림 편 – 회고적 순환의 사유와 윤회적 상상
이정현 | 나희덕 편 – 눈물을 찾아 뻗어가는 뿌리의 언어

■ 심층의 시 한 편
지연희 | 겸허한 가르침의 시 한 편 – 이미산, 「재」
이채형 | 한 요절한 시인의 추억 – 이경록, 「無主塚」
반경환 | 갈 수 없는 바다 – 김점용, 「자폐아4-꿈 40」
김영중 | 오늘도 사랑의 이름으로 나를 꾸민다 – 홍윤숙, 「장식론」

■ 계간시평
고봉준 | 소통의 윤리학에서 스타일의 시학으로
김병호 | 도시의 갈망

■ 리뷰
박성현 | 감각-기억의 형상화 혹은 ‘서정’의 맹렬한 아름다움
강정구 | 나부터 회의하라

■ 시와 일러스트
마키토이 | 「가을의 노래」, 보들레르

■ 시가 있는 만화
권혁주 | 「저 찬란한 원경에서」, 릴케

■ 한국의 시단 — 충청북도 편
조철호 | 내륙內陸의 시인들 발자취가 곧 한국 시단사詩壇史

제6회 시인수첩 신인상 공모

작가

시인수첩 편집부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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