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변호사가 되어보니 말입니다

어느 생계형 변호사의 일상 기록

오광균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2년 2월 4일 | ISBN 9788983928931

사양 115x183 · 192쪽 | 가격 11,500원

시리즈 일하는 사람 6 | 분야 에세이

책소개

드라마에 없고 뉴스에도 안 나오는

생계형 변호사의 리얼 라이프

가벼운 서류 가방을 들고 법정에 들어서서 멋지게 검사의 말을 반박하며, 결정적인 순간에 누구도 알지 못했던 증거를 즉석에서 제출해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인을 구하는 정의의 화신을 본 적이 있는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쯤 본 적 있는 변호사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TV가 아닌 현실에서도 과연 그런 장면이 연출될까?

수백도 아닌 수만 페이지 서류를 운반하느라 에코백과 배낭을 메고 법정에 출입하고, 검사님 말씀을 경청하며 받아 적고,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은 증거는 아예 내놓을 생각도 하지 않는 ‘찐’ 변호사의 일상 기록 《제가 변호사가 되어보니 말입니다: 어느 생계형 변호사의 일상 기록》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됐다.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 경험과 생각을 담아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여섯 번째 책인 이 책은 ‘정의의 사도’도 ‘권력의 졸개’도 아닌, 회사에 소속되었으면 회사원처럼 살고 자기 사무실을 가지고 있으면 자영업자처럼 일하는 리얼한 변호사의 세계를 보여준다.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며 상대방과 싸울 준비를 하느라 정작 자신에게 걸려온 보이스 피싱 전화는 무방비하게 받아버리는 ‘대한민국 3만 변호사’ 중 1인의 일상을 들여다보자.

 

오늘도 글을 50장쯤 찍어냈다……

어쩌면 키보드 배틀러, 가끔은 방구석 폐인 같은 생계형 변호사의 일상

일을 하는 괴로움과 피로감은 변호사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무게다. 법을 다루며 타인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직업적 무게는 차치하더라도, 매일같이 야근을 하며 하루 종일 모니터를 쳐다보는 직장인 또는 온갖 복잡한 인간사를 접하는 자영업자의 피로함은 모든 직종의 ‘일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려운 법을 다루며 남들은 알지 못하는 전문성으로 무장했지만, 한 발 더 다가가 살펴보면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리며 푸념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이 변호사에게도 가득하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페이지의 서류를 들여다보며 50장씩 글을 찍어내고, 퇴근한 후에는 누군가와 싸우기 싫어 주문한 음식에서 나온 머리카락을 조용히 덜어내고, 휴일에는 글자를 읽기 싫어 더빙 영화를 보는 모습은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다가 퇴근 후와 주말에 시체가 되어버리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마음속에 품은 사직서를 실제로 내던지기 위해 ‘변호사가 되겠다’는 핑계를 댔는데 정말 변호사가 되어버렸다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소개하는 저자는 “제가 변호사가 되어봤더니 말이죠, 막상 그렇게 다른 것도 없던데요”라는 듯이 이야기하며 직업이 주는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낀 대한민국 3만 변호사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거래처가 얼마나 이상한 요구를 하는지, 상사의 눈치는 또 얼마나 보아야 하는지를 푸념하는 직장인에서 거래처를 의뢰인으로, 상사를 판사로 치환하면 바로 변호사의 일상이 된다는 비유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거짓말 하는 상담자는 쫓아내고, 약속을 어긴 고객은 노 쇼로 박제해 버리는

다사다난한 사건 기록

변호사의 1년은 다양한 사건과 사람으로 가득하다. 앉은 자리에서 세상의 온갖 사연을 접하게 되는 특성상 만나는 사람과 사건마다 풀어내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우리 사회를 대변한다.

원칙적으로는 검찰에서 유죄를 입증하고 무죄를 밝혀주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발 당하는 순간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모순, 피고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절박한 사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법관의 수 등 사법 현실을 바라보는 업계 종사자의 시선은 ‘어째서 저런 판결이 나지?’라는 사법계에 대한 의문에 나름의 변명과 반성을 전달한다. 상담을 하러 와서 거짓말만 줄줄이 늘어놓고, 예약을 펑크내며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고객을 상대하는 모습에서는 ‘변호사도 진상 만나면 별수 없구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네’라는 공감이 절로 일어난다.

그러나 힘든 와중에 받는 승소 판결문 한 장과 의뢰인으로부터 받는 감사 인사에 다시 힘이 난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다들 그렇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오늘도 야근 지옥에 빠질 준비를 한다. 코로나19로 생계에 타격을 입었지만 묵묵히 일상을 반복하는 그 모습이 낯설지 않다. 어쩐지 멀게 느껴지지만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어느 생계형 변호사의 다사다난한 일상이 《제가 변호사가 되어보니 말입니다》에서 펼쳐진다.

목차

차 례
프롤로그

1. 변호사라는 세계: 이쪽 업계가 이렇습니다
나는 글자가 싫다 / 보이스 피싱 당하는 변호사 / 글은 쓰는 게 아니라 찍어내는 것 / 내가 아는 변호사가 있는데 / 광고의 유혹 / 나쁜 사람을 변호한다는 것 / 그냥 평범한 일상 / 우리 직원에게 갑질을 한다고? / 판사도 줄임말을 쓴다 / 방송에 나가본 썰 / 변호사 vs 검사 vs 판사 / 어쩌면 키보드 배틀러일지도

2. 변호사의 1년: 사건, 사고, 사람이 만나는 시간
양치기 어른들 / 역전 재판! / 변호사의 1년 / 내 부모의 재산을 탐내지 말자 / 공짜로 해주세요 / 노 쇼, 어차피 안 볼 거니까 괜찮아 / 변호사님, 홍삼은 떨어지면 안 됩니다 / 사무실에 와서 조용히 카톡으로 대화합시다 /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사랑과 금전 사이 /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에필로그

작가

오광균 지음

변호사.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일찍 승진을 시켜준 사장님한테는 미안하지만 모든 직장인의 마음속 사직서를 실제로 낼 궁리를 하면서 ‘변호사가 되겠다’는 핑계를 댔는데, 진짜로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었다. 고용 변호사로 일하다가 예전 회사 생활과 별반 차이도 없다는 생각에 아무 연고도 없는 평택에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심사를 받아 민사법과 이혼을 전문 분야로 등록하였으며, 평택시 서탄면 등에서 마을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민사소송과 가사소송을 맡고 있으며, 내 사건을 남에게 맡기면 불안한 성격이라 사무장을 두지 않고 상담과 서류 작성을 모두 직접 하는 실무형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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