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고생

책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일

김선영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3년 1월 18일 | ISBN 9791192776200

사양 115x183 · 224쪽 | 가격 11,500원

시리즈 일하는 사람 11 | 분야 에세이

책소개

사서면 편하게 일하시겠어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도서관에서 책만 볼 테니

 

세상의 편견과 무례한 이용자들,

끊임없는 민원과 답이 없는 상사들 틈바구니에서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사서 직장인이야기

 

어쩌다 보니 사서가 되었고요,

사실 책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우리는 보통 ‘도서관 사서’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학창 시절, 책을 너무나 사랑하던 문학소녀·소년이 마침내 꿈을 이뤘다며 감격에 차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 아니면 더울 땐 에어컨 나오고, 추울 땐 난방 되는 아늑한 도서관에 앉아 고상하게 책을 읽는 모습? 컴퓨터 앞에서 바코드를 찍는 모습?

저자는 도서관이 교양 넘치는 공간이라 직원들도 우아하게 있을 것 같지만, 사서들에겐 생존을 위한 치열한 일터일 뿐이라고 말한다. 업무 스트레스로 소화불량, 디스크, 우울증을 겪으며 매일 사표를 품에 안고 다니는 직원들이 생각보다 많고, 책 한 줄 읽지 못하면서 매일 야근을 해야 하는 보직도 많다고 말이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사서는 다양한 보직을 끊임없이 순환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 안에는 책을 분류하거나 소개하는 보직도 물론 있지만 때로는 2년 내내 책과 아무 관련 없는 서류와 씨름해야 하기도, 도서관 리모델링 작업에만 매달리기도, 수영장이나 헬스장을 관리해야 할 수도 있다.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한 번째 책 『사서, 고생』. 책과 누구보다 가까워야 하는 직업인 것 같지만 때론 책과 가장 멀어질 수도 있는 신기한 직업, 사서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도서관을 사랑하느냐고요? 글쎄요

그럼 책은 좋아하냐고요? ! 쳐다보면 심장이 떨릴 정도로요!

어렸을 때부터 흔들림 없이 초등학교 선생님을 꿈꿔온 저자. 당연히 대학교 입학원서도 교육대학교로 냈다. 교육대학교를 지원한 후 쓸 수 있는 입학원서가 남았고, ‘문헌정보학과’라는 그럴싸해 보이는 학과에도 지원하게 되었다. 당연히 교육대학교에 합격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다지 신중하지 않은 지원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교대에 낙방하고, 세 개의 입학원서 중 문헌정보학과 하나만 합격하게 된다. 그렇게 도서관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사서가 되기 전까지 접해본 책이라곤 여성 잡지가 거의 전부였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중에서도 잡지 뒤편에 실려있던 ‘연애 이야기’ 파트 말이다.

“신나게 읽었던 연애 기술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있다. 나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작정 들이대지 말고 먼저 남자의 동선을 살피라는 것이다. 우연을 가장하여 최대한 남자의 눈에 띄게 해야 한단다. 사소한 에피소드를 만들다 보면 처음에는 이상한 여자가 언젠가는 특별한 여자가 될 수 있다고 쓰여있었다.”(p.29)

여기서 저자는, 마치 잡지에 나와 있던 연애 기술처럼 “책들도 끈덕지게 눈앞에 나타나서 결국 나의 마음을 가져가 버렸다”고 고백한다. 그저 일이기에, 사무적으로만 바라보던 책들이 결국 저자의 시선뿐 아니라 마음까지 빼앗아 갔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화려한 표지들에 눈길이 갔고, 자꾸 보다 보니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졌고, 결국 책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사서에게 필요한 자질,

책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

도서관은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 기관이자 책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허브다. 그러므로 사서는 ‘책’보다는 ‘오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책 정리는 기본이고, 지역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여 흥행할 수 있는 행사도 기획해야 하고 강사나 도서관 이용자와도 당연히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 각종 기념일과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해야 하고, SNS 관리도 필수다. 자원봉사자들 관리도 해야 하고, 가끔은 동영상 편집이나 사진 촬영, 나아가 직접 강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사서가 되려면 ‘책보다 사람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를 너무 뚫어지게 쳐다본다는 민원부터 대출 기한이 지나 도서 반납을 요청했더니 밖에서 따로 만나주면 반납하겠다는 이용자, 도서관에서 큰 소리로 싸워대는 사람들에게 지치고 실망하곤 하지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이용자의 따뜻한 눈웃음 한 번에 위로받곤 하는, ‘책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목차

차 례
프롤로그

1장. 어쩌다, 사서_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쩌다, 사서
책, 싫어해도 괜찮아
자주 보아야 사랑스럽다
자신감이 중요해
진짜 사서가 되고 싶어서 왔니?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기대하는 일
One City One Book

2장. 도서관 분투기_ 사서도 직장인입니다
사서 고생하는 직업
정답이 없어 어려운 도서 구입
유혹적인 서가 만들기
어떤 업무가 가장 힘드냐고요?
사서가 수영장 관리라뇨?
불합격했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도서관에서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 따기
도서관은 무한 변신 중

3장. 모두에게 열린 공간_ 도서관을 여행하는 법
어린이 자료실의 어느 날
단골 이용자, 가깝고도 먼 사이
도서관에 오기 좋은 날씨는?
이상한 분실물 가게
열린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책 독촉은 힘들어
도서관을 도와주시는 분들
유아실에서 전기가 통한다구요?
바이러스 유행으로 변화하는 도서관
다시는 문 닫는 일 없기를

에필로그

작가

김선영 지음

책을 전혀 좋아하지 않던 사람. 무슨 과인지도 모르고 문헌정보학과에 입학, 졸업 후 뜻하지 않게 사서 공무원으로 공공도서관에 발을 들였다. 생계를 위해 버티다 보니 어느새 20년이 흘렀다. 손만 뻗으면 책이 잡히는 환경은 나를 책의 세계로 이끌었고 이는 사서가 된 후로 가장 큰 수확이다. 도서관과는 긴 세월 고운 정 미운 정이 들었는지 정체 모를 야릇한 감정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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