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 가실까요?

양정아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3년 5월 19일 | ISBN 9791192776590

사양 115x183 · 232쪽 | 가격 11,500원

시리즈 일하는 사람 13 | 분야 에세이

책소개

“집과 사람을 맺어주는 공인중개사의 파란만장 분투기!”

 

시간이라는 ‘우연’과 공간이라는 ‘필연’,

그 속에서 ‘인연’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일의 영역에서 삶을 성찰하는 에세이 시리즈 ‘일하는 사람’의 열세 번째 책 《집 보러 가실까요?》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는 집과 사람 사이를 오고 가며 사람들의 ‘주(住)’를 책임지는 직업인 ‘공인중개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집을 팔려고 하거나 세를 놓으려는 사람, 혹은 집을 구하려는 사람 모두 거래하는 과정에서 막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집은 다른 어떤 물건들보다도 가치 있으며, 매매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계약을 진행하는 단계가 까다로우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살펴보아야 할 사항 역시 무수하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이 사람들의 꿈으로 자리한 오늘날, 집을 사고파는 일은 일생일대의 중대사라고 할 수 있다. 집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며, 양자의 불안을 덜어주고 신뢰를 더해주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스무 해 가까이 공인중개사로 일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계약을 성사시켜 온 베테랑 부동산 전문가이다. 당연하게도 그만큼 많은 분쟁과 논란, 다툼을 목격하고 중재해 왔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해 버린 임대인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임차인을 다독여야 하거나, 계약금도 없이 집을 ‘찜’ 해달라고 떼를 쓰고 화를 내는 사람을 마주하는 등 부동산 거래 과정은 그야말로 ‘파란’의 연속이다. 그러나 저자는 베테랑 공인중개사답게 능숙한 항해사처럼 계약의 ‘키’를 잡는다. 때론 임대인에게 매일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안부를 물음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게 하거나, 어떤 때는 자신을 질책했던 이에게 “당신만 한 사람이 없더라”는 인정을 받고 다시 그를 고객으로 맞이하는 등 저자는 무수한 ‘케바케’를 겪고, 대처해 오며 사연 있는 사람과 사연 있는 공간을 이어왔다. 

이보다 더한 일이 벌어져도 전국의 공인중개사들이 동시에 사무소 문을 닫고 광장으로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 역시도 모두가 광장에 모일 때만 광장으로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갈 것이다. 그 일이 내 몫이라고 생각하면 그걸로 족하다.

(〈억울한 중개보수료〉, 44쪽)에서

물론 공인중개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직업이다. 그러나 조금은 고지식하게, 어쩌면 없을지도 모르는 ‘삶의 정답’에 다가가고자 묵묵히 ‘내 몫’을 해치우며 ‘나’보다 ‘모두’를 우선하는 공인중개사와 그 이면에 있는 부동산 계약의 희로애락은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 속에는 따뜻하지만 물렁하지 않은 저자의 성찰과 시선이 담긴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 보러 다니다 만난 사람들로부터 오늘도 배웁니다”

한결같은 사람은 되기 어렵다면 작심삼일을 매번 하자!

공인중개사를 결심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집을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생각을 알 수 있다. 여가를 주로 집에서 보내는지 밖에서 보내는지, 요리를 하는지 배달 음식을 사먹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등 집은 한 사람의 내밀한 삶과 사연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집에 살고 싶냐”는 질문은 그 사람에게 누적된 경험과 기호, 그리고 사연을 묻는 질문이다.

목차

프롤로그_사연 있는 사람들과 사연 있는 공간들을 이어주는, 중개사

1장. ‘복덕방 아줌마’가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나의 가장 나종 지닌 직업
: 모든 걸 포기하고 선택한 그 이름, 공인중개사
‘집’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 까닭
: 비가 오면 중개사의 마음도 샌다
억울한 중개보수료
: 복덕방 아줌마 아니고 개업공인중개사입니다
우리는 이미 근사한 사람들
: 한탕을 노렸다가 사라진 중개사들
선을 넘은 거래
: 직업 정신을 망각하게 한 임차인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 임대인의 마음을 움직인 문자 메시지

2장. 누군가의 인생이 담긴 공간, 집

아랫집 학생의 부탁
: 윗집 재계약 못 하게 해주세요
내 마음의 ‘로또’
: 가상화폐가 갈라놓은 우애
배가 너무 고프다는 말
: 사람을 흔드는 거짓말
따뜻한 나라, 따뜻한 마음
: 멀리서 온 그녀들도 따뜻하기를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 끝내 들어드리지 못한 부탁
이상한 나라의 임대인과 임차인
: 인연은 서로가 만들어 가는 것
공인중개사를 평가하는 그 남자의 기준
: 동서고금의 진리, 손님은 왕이다

3장. 시작도 끝도 없는 파란만장한 순간들의 연속, 계약

행복추구권
: 유리창 너머 풍경을 감상할 권리
이번엔 당신이 틀렸습니다
: 호구가 아니라 공인중개사입니다
이제는 진짜 ‘우정’이라 부를 수 있었으면
: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
중개사와 의뢰인 사이 양심의 경계선
: 누군가 내게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계약에 끼어든 뜻밖의 불청객
: 마당이 있는 주택, 그곳에서 ‘아빠’의 자리는

4장. 집을 보면서 사람을 배웁니다

세상을 감싸는 다정함
: 당신의 마음을 흔든 음료수 두 개
아름다운 건 언제나 슬프다
: 마음을 흔든 두 남매의 사연
아직은 볕이 너무 좋은데
: 할머니, 다시 채소 말리러 오세요
그에게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다
: 그 남자가 알려준 2%
장롱 속의 인연
: 때론 집보다 사람을 살피게 됩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아간다
: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선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선한 영향력
: 배려가 배려를 불러오는 나비효과

에필로그_당신의 집값이 오르길 바라며

작가

양정아

어릴 때부터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다. 적성을 살려 대학 졸업 후에도 잡지사 기자, 방송 작가로 글 쓰는 일을 하다가 결혼하고 어느 날, 필연인지 우연인지 공인중개사가 되었다. 고지식하고 사교성도 별로 없는 내가 하루에도 수십 명이나 되는 낯선 이들을 만나고 낯선 집을 찾아가는 일을 20년 가까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신기할 때도 있다. 글 쓰는 일과는 전혀 관련 없는 듯한 공인중개사의 업무는 ‘인간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작가의 영역과 일맥상통한다. ‘계약’이라는 결말에 이르려면 집을 팔고 사는 사람과 그 사람의 사연을 담은 기-승-전을 겪어야 한다.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에피소드가 대부분이고, 때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소설 같은 일들을 겪기도 하지만, 중개사로 일하면서 진솔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글을 쓸 때의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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