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재

어린 시절부터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권투 등 스포츠라면 무엇이든 좋아하는 ‘열혈 스포츠 키즈’였다. 1982년 국내 처음으로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열한 살인 그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MBC 청룡, OB 베어스, 빙그레 이글스 등 여러 팀에 두루 관심을 쏟으며 친구들 사이에서 선발 라인업을 읊고 다녔다. 겨울이면 ‘농구대잔치’와 ‘백구의 대제전’에 흠뻑 빠져들었다. 어느 설날, 티브이로 농구와 배구 중계방송을 연달아 시청하다가 부모님의 잔소리도 경청해야 했던 그는 실컷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직업이 뭘까 궁리하게 된다. 고민할 것도 없이 ‘스포츠 캐스터’로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하고, 1997년 이쪽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현장에서 핏대를 세우며 중계방송을 했지만, 그의 주옥같은 멘트와 내공이 담긴 샤우팅이 유감없이 제 빛을 발휘하는 곳은 야구장에 있는 두 평 반의 중계부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