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옥

지은이_김정옥

9년 가까이 동료 영양사와 함께 하루에 최대 1만 인분을 준비해야 하는 대기업의 영양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아담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교직원들의 건강한 한 끼를 책임지는 영양교사로 4년째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인스턴트식품을 챙겨 먹고, 김치가 있으면 친한 친구와도 식탁을 따로 앉아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남다른 편식 강도를 선보인 내가 영양사가 된 일은 일가친척들이 명절에 모여 두고두고 회자되는 ‘가문의 전설’이 되었다. 잘못된 식습관도 고치고 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가 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어쩌면 일차원적인 그 생각이 사실은 내 본성을 꿰뚫어 본 직감이 아니었나 싶을 만큼 영양사의 온갖 희로애락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여전히 한정된 예산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을 만들기 위한 불가능한 미션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틈만 나면 새로운 메뉴 개발을 궁리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밥을 챙겨줄수록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좋다.

김정옥의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