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시선집
출판사 문학수첩
발행일 2023
분야
사양 128x188 · 184쪽
ISBN 9791192776446

시인의 말

못의 시인’ 일촌 김종철의 가려 뽑은 시 63

“40년 전에 쓴 시들이 마음에 더욱 와닿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2014년 작고한 ‘못의 시인’ 김종철 시인의 작품 중에서 아직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시 63편을 뽑아서 담은 《김종철 시선집》이 출간되었다. 2016년 7월에 문학수첩에서 발간된 《김종철 시전집》은 여덟 권의 시집에 실린 작품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시전집의 시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어땠는지를 알 수 있다.

순례에 올랐다

가장 추운 날

적막한 빈집에

큰 못 하나 질러 놓고

헐벗은 등에

눈에 밟히는 손자 한번 업어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도 업어 보고

북망산 칠성판 판판마다

떠도는

나는 나는 나는

못대가리가 없는 별

못대가리가 꺾인 별

못대가리가 둥글넓적한 별

못대가리가 고리 모양인 별

못대가리가 길쭉한 별

못대가리가 양 끝에 둘인 별

이 모두가

나 죽은 뒤 나로 살아갈 놈들이라니

―〈나 죽은 뒤〉 전문

이번에 출간되는 《김종철 시선집》에는 문학수첩의 발행인이자 40년 동안 고인의 동반자였던 강봉자 대표가 직접 고른 시 63편이 실려 있다. 강봉자 대표가 평소 좋아하던 작품들이기도 한 이 시들은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엮은이 자신은 물론 김종철 시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책 속에 간간이 실려 있는 이미지들은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목차

■ 차례

서문

재봉

초청

공중전화

개인적인 문제

시각의 나사 속에서

나의 암癌

밤의 핵

나의감기

나의 잠

바다 변주곡

겨울 변신기

서울 둔주곡

서울의 유서遺書

떠남에 대하여

베트남의 칠행시七行詩

야성野性

닥터 밀러에게

죽음의 둔주곡遁走曲 ― 나는 베트남에 가서 인간의 신음소리를 더 똑똑히 들었다

만남에 대하여

죽은 산에 관한 산문

이 겨울의 한잔을

딸에게 주는 가을

네 개의 착란

흑석동에서

우리의 한강

아내와 함께

섬에 가려면 ― 오이도烏耳島 1

사람의 섬 ― 오이도烏耳島 5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아내는 외출하고

일기초日記抄

비의 가출 ― 목월 선생을 생각하며

시간을 찾아서 ― 시간 여행 2

오늘이 그날이다 1

겨울 나그네

고백성사 ― 못에 관한 명상 1

청개구리 ― 못에 관한 명상 35

조선간장 ― 못에 관한 명상 37

만나는 법

봄날은 간다

도시락 일기

상추쌈

금 그어진 책상처럼

칫솔질을 하며

못의 부활

첫 티샷을 위하여

독도는 못이다

대팻밥 ― 못의 사회학 3

니가 내 애비다 ― 못의 사회학 10

나 죽은 뒤

거룩한 책

칼국수

손톱을 깎으며

다시 티샷을 하며

유작遺作으로 남다

언제 울어야 하나

버킷리스트

내가 수상하다

부활 축일

제가 곧 나으리다

평생 너로 살다가

절두산 부활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