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별자리 러브스토리

가쿠타 미쓰요, 가가미 류지 지음 | 장점숙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7년 12월 25일 | ISBN 9788983922601

사양 342쪽 | 가격 11,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소설과 점성술이 만나다
12별자리의 남녀가 만들어 가는 24편의 러브스토리최근 들어 부쩍 인간의 성격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혈액형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오고, B형 남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래, 별자리에 관한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손쉽게 성격을 알고자 하는 심리가 여러 문화 매체에 반영된 것이다.
나오키상 수상작가 가쿠타 미쓰요와 점성술의 대가인 가가미 류지가 지은 『12별자리 러브스토리』는 이러한 문화적 흐름에 걸맞은 책이다.
이 책은 각 별자리 특유의 개성을 지닌 남녀들을 주인공으로 가쿠타 미쓰요가 써 내려간 24편의 단편들과 12별자리의 남녀를 분석한 가가미 류지의 칼럼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별자리로 인간의 성격을 파악하고 특징을 분석해 놓은 책들은 시중에 이미 많이 출간되어 있다. 이 책의 차별성은 대부분의 책들이 별자리의 특징을 분석하고 나열하는 데 그친 데 반해 다양하고 전형적인 인물 군상을 통해 각 별자리별 특징을 생동감 있게 살려 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게자리 남성은 ‘패밀리 군’으로 표현된다. 실연당한 여성을 상냥하게 위로하거나 술에 취한 아내를 보살피는 점장의 모습은 여성에게 안도감과 평안함을 준다. ‘시선집중 양’인 사자자리 여성의 학창 시절 별명은 ‘여왕’이었고 ‘식탐 양’인 황소자리 여성은 요리가 가득 담긴 도시락을 들고 온천 여행을 간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로 24가지 인간 군상을 선명하게 그려 낸 것이다.
가가미 류지의 12별자리 남녀를 분석한 칼럼은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한 근거가 되어 소설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그 밖에 별자리별로 체크 포인트와 해결 과제 등이 수록되어 있어 읽다 보면 ‘아하!’ 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별자리’에 매료되는가? 사랑이 괴로운 건, 그는 끝났는데 나는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끝나지 않았는데도, 그가 끝나 버렸다는 이유로 무조건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왜 시작할 때는 서로의 동의를 구하면서, 헤어질 때는 한쪽의 일방적인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가. 하지만 사랑은 불합리와 모순을 개의치 않는다. 그대는 가고 나는 남는다. 나는 떠나지 못한다. 사랑, 증오, 그리움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의 시작……. 이처럼 이 책은 별자리로 알아보는 해석남녀, 즉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전갈자리인 그녀의 수수께끼 같은 언행의 이유는? 물병자리인 그는 무얼 생각하고 있는 걸까? 처녀자리인 그녀의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비밀스런 취미는? 이 책에는 별들이 알려 주는 진정한 당신의 모습과 그의 속마음이 담겨 있다.
각각의 별자리를 대표하는 ‘그 남자’ ‘그 여자’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인간의 내면을 전형적으로 잘 그려 내고 있다. 미적 감각이 탁월하고 플레이보이 기질이 다분한 천칭자리 남자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 싸우는 두 여주인공의 모습은 드라마에서 남편의 바람 대상이 되는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욕설을 내뱉는 모습과 닮아 있다. 이렇게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신과 닮은 점이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점이 닮았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자신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마음속에 자기만의 벽장을 가지고 있는 전갈자리 남자,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멋진 양자리 여자, 실연당한 그날조차 쿨한 쌍둥이자리 여자 등 12가지 별자리의 남자와 여자를 중심으로 그려 낸 24편의 러브스토리를 읽다 보면 별이 가르쳐 주는 진정한 당신의 모습과 그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다시 한 번 경고한다. 모든 사람들을 별자리에 의해 12패턴의 성격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또한 각 별자리마다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양자리는 모두 이렇다, 황소자리는 이렇다고 단정 짓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 작가가 이 책에서 보여 주고자 한 것은 ‘사람은 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12명이 모이면 12종류의 개성이 있으며, 24명이 모이면 24명분의 개성이 있다. 자신의 사고 회로와 행동 원리가 항상 옳을 수도 없고, 나와 전혀 다른 사람도 있다. 또한 이성적으로는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는데, 언제나 반드시 옳은 일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별자리 항목을 읽고 “나는 절대 이런 타입이 아니야!”라고 단정 짓지는 말자. 대신 “나는 이런 물고기자리는 아니지만, 이런 물고기자리도 어딘가에 있을지 몰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보라고 저자는 당부한다. 수천 년간 내려온 점성학과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그려 낸 사랑이야기 소설을 쓴 가쿠타 미쓰요가 맨 처음 점성술과 별자리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사고 회로, 전혀 다른 행동 원리를 지닌 사람들에 대한 놀람과 호기심 때문이었다. 저자가 그려 내고 싶었던 건 사람들 사이의 ‘차이’였던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개성적이고 매력적이다. “맞아 맞아, 이런 사람 주위에 있지.” “그렇구나, 그건 개인의 자질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별자리의 특성이기도 했구나”라고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별 생각 없이 점을 보듯, 맞을까 틀릴까를 기대하며 읽어도 좋고, 가볍게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읽어도 즐거울 것이다.
소설이 끝나면 별점의 해설이 들어 있는데, 별자리를 삶 속에 녹아들게 만든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주위의 가족, 친구들, 예전에 사귀던 남자 친구 등 별자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읽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것이다.
작가의 세련된 문장이 능숙하게 펼쳐져 있어 각 단편들을 읽는 재미가 있다. 사랑을 하게 되고 상대방의 별자리를 알게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그 장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작가

가쿠타 미쓰요 지음

가가미 류지 지음

장점숙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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