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끝에 새긴 이름

초원의 화살, 김金의 나라에 닿다

이훈범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3년 5월 11일 | ISBN 9791192776576

사양 140x210 · 416쪽 | 가격 14,000원

분야 국내소설

책소개

“이것은…?”

“금인金人이야. 우리의 하늘이 내려준 천부금인天符金人.”

사라진 ‘제천금인상’을 찾는 두 남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의식 여행 속 펼쳐지는 난투와 암투

그 과정에서 장막으로 가려졌던 김의 내력이 점차 드러나고…

역사와 전설의 경계에서 기지개를 켜는 철환천하轍環天下의 기록!

이천 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고대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역사 판타지 소설, 《화살 끝에 새긴 이름: 초원의 화살, 김의 나라에 닿다》가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거대한 이야기의 출발은 대학에서 동양고대사를 강의하던 준기가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정신과 의사 태호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준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실史實을 알고 있는 태호에게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태호는 준기에게 비의에 가려진 역사 속 인물을 실제로 보여주겠다고 제안한다. 그 인물은 바로 훈족 묵돌선우冒頓單于의 조력자였던 누르하.

과거의 순간으로 인간의 의식을 데려가는 ‘의식 이격 요법’을 통해 이천 년 전 초원의 역사에 다다른 준기는 흉노匈奴라 불렸던 훈의 발자취를 좇으며 훈족의 보물, ‘제천금인상’을 찾아 나선다.

“제천금인은 우리 훈족의 과거이자 현재요 곧 미래다. 그것은 곧 우리 훈족의 운명인 것이다.”

왕망, 타힐, 검돌… 잊힌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들과 함께 하면서 제천금인상의 자취를 좇는 준기. 그 과정에서 준기는 자신의 성, ‘김’의 표면 아래 박동하는 역사의 뿌리를 매만지게 되고… 훈족의 보물을 찾는 여행은 자신의 원적지를 발견해 나가는 모험이 된다. 그러나 순탄히 진행되는 듯 보이던 두 남자의 여정은 그들처럼 금인상을 노리는 의문의 세력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을 맞이하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의식 여행 속에서 밝혀지는 음모와 배신!

가려진 역사에서 펼쳐지는 아수라장 속, 제천금인상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그래, 이 땅의 주인은 하나면 족한 거야.”

초원에서 반도로 흘러온 하얀 늑대들…

이천 년을 거슬러 지금, 이곳에 도달한 포효!

《화살 끝에 새긴 이름: 초원의 화살, 김의 나라에 닿다》에서 돌올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바로 초원의 전사들이 마치 칼날처럼 벼린 자신들의 용맹함과 투지를 휘두르는 모습이다. 적진 한복판에 갇혀 인질이 되었음에도 명마를 훔쳐 달아나 훗날 초원을 자신의 말발굽으로 뒤덮은 묵돌선우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이 묶인 상황에서도 오히려 발밑에 타오르는 불꽃을 비웃었던 석우로처럼, 호쾌한 영웅들의 흥미진진한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혀 바래지 않은 채 생동하는 역사 앞에서 감탄하게 된다.

“하랄은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사냥을 할 때마다 노렸지만 하랄은 투멘을 비웃듯 유유히 빠져나갔다. 하랄을 여덟 번째 만났을 때 투멘의 화살이 놈의 심장에 박혔다. 하랄이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투멘은 놈과 눈을 마주했다. 그래, 이 땅의 주인은 하나면 족한 거야.”

반도로 흘러온 훈의 후예들, 그들은 역사라는 거대한 새벽을 지나며 동이 트길 기다리던 초원의 늑대들이다.

그리고 이천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숨죽여 가며 추위를 견디던 그들이 다시 서로를 부르고자 포효하기 시작한다!


■ 본문 중에서

“《한서》나 《사기》를 봐도 ‘묵돌이 명마를 훔쳐 달아났다’는 내용이 전부지요.”

“무기 없이는 영화로운 과거를 갖기 어렵지만 문자 없이는 보잘것없는 과거조차 간직하기 어려운 법 아니겠습니까? 만약 흉노가 문자를 가졌더라면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존재했을지도 모르지요.”

“훈족, 아니 흉노란 이름이 더 익숙하실 테니 그냥 흉노라 하지요. 흉노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_15쪽, <초원의 아침>에서

묵돌은 양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조아려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투멘이 주지 않더라도 그 자리는 스스로 차지할 생각이었다. 투멘의 마음을 읽었으니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얻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가 최종 목표도 아니었다. 그 자리는 최종 목표에 도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역참에 불과했다.

_73쪽, <초원의 아침>에서

열쇠를 구멍에 넣고 밀자 자물쇠는 소리 없이 열렸다. 누르하는 금 상자의 뚜껑을 위로 들어 올렸다. 황금으로 만든 조상이 나타났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다리 위에 편안하게 팔을 내려놓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것은?”

“금인金人이야. 우리의 하늘이 내려준 천부금인天符金人.”

_81쪽, <초원의 아침>에서

“내가 너에게 성을 내리겠노라. 뭐가 좋을까? 오호라, 네가 금인을 숭상하니 성을 김으로 하라. 그리고 이름은 본래의 것이 까맣게 빛나는 돌이라 했으니 ‘일제日磾’라 하라. 태양처럼 빛나는 검은 돌이라, 다시 생각해도 좋구나. 네 이름은 앞으로 김일제이니라. 그리고 네 자손들은 모두 김씨 성을 갖게 되리라.”

_196쪽, <빛나는 검은 돌>에서

“듣거라. 내가 황제의 은혜를 입어 한나라 조정에서 벼슬을 했지만 훈족의 자손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까지 투후로 봉해지는 것을 사양했던 것도 한나라 땅에 내 자손들이 발이 묶이는 것을 겁냈기 때문이다. 공주를 주겠다는 황제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내 자손들이 한족의 피가 섞여 훈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을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한나라에서의 벼슬은 나의 대에서 끝이고 너희들은 우리 땅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나는 바랐다.”

_214쪽, <빛나는 검은 돌>에서

은은해서 더욱 찬란한 금빛 미소가 자신을 마주 보고 있었다. 가슴이 벅차 숨이 막혔다. 금인상을 처음부터 지켜

목차

1. 초원의 아침 7
2. 빛나는 검은 돌 109
3. 대륙에서 온 사람들 217
4. 제천금인의 주인 317

작가

이훈범 지음

남들이 못 보는 세상을 보고 싶어 기자가 됐고, 기자로 살며 본 세상을 칼럼에 녹였다.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떠다니는 구름과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삶을 동경했다. 하지만 우연하게 걸린 《중앙일보》에 32년간 얽매였다 지난해 해방됐고, 이제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다. 역사에서 밝은 눈을 얻고 책에서 맑은 귀를 얻는 게 삶의 기쁨이다. 《역사, 경영에 답하다》, 《세상에 없는 세상수업》, 《품격》 등 책도 몇 권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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