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

머뭇거리던 손들이 서로를 스치고 맞잡을 때,

시듦 위로 피어나는 잊었던 이름들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

200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 후 2008년 문학수첩작가상 《아웃》과 후속작 《얼음왕국》, 소설집 《모슬린 장갑》에 이어 장편소설 《우리가 사는 이곳이 눈 내리는 레일 위라면》으로 존재의 ‘견딤’을 작품 전반에 걸쳐 설득력 있게 풀어냈던 주영선의 두 번째 소설집 《세 자매》가 출간됐다. 이전 장편소설에서 그려냈던 견딤이란 게 인물이 스스로를 지탱하고자 선택한 일종의 신념이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 주영선이 소묘해 낸 견딤은 그 동심원이 보다 넓어져, 인물 사이를 이어 관계를 형성해 내는 형형하고 탄성 있는 끈에 가깝다. 주영선은 끈을 만지는 각기 다른 손의 방향과 움직임이 천차만별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실뜨기처럼, 다섯 편의 수록작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아들, 친구와 ‘나’, 세 자매와 엄마 등 서로 다른 역할을 배정받은 인물들이 맺고 끊는 관계양상을 다채롭게 표현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