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블루스

임혜기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1년 11월 25일 | ISBN 9788983924247

사양 304쪽 | 가격 12,000원

분야 국내소설

책소개

코리언-아메리칸의 삶을 밀도 있게 그린 소설

이야기의 재미와 빼어난 문장으로 미국 교포사회의 가족공동체의 삶을 밀도 있게 그린 임혜기의 소설집 [맨해튼 블루스]가 출간되었다. 임혜기는 그동안 작품에서 보아오던 유화적 분위기를 넘어서 공동체의 복원에 대한 꿈을 글의 행간에 숨겨둔 채, 글쓰기의 연륜을 담아 그 상처와 아픔과 간극을 유감없이 펼쳐 놓고 있다.

가족간의 이해와 소통이 단절되고 그로 인해 치명적인 상흔을 남긴 이야기를 담은 ‘어머니의 세레나데’ ‘아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눈부신 존재’ ‘보통 혼인’ ‘자존심 시대’를 비롯하여 총 열네 작품이 담겼다. 이번 소설집에는 엄마와 아들, 엄마와 딸, 아버지와 아들, 부부 등 가족 간의 소통 불능, 그리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고투가 곳곳에 묻어 있다. 사유의 형식은 다분히 미국적인 것이지만, 가족 간의 불화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임혜기의 소설들은 선명한 주제의식과 능란하고 윤기 있게 물이 오른 문장, 그리고 곳곳에서 반짝거리는 위트와 해학이 어우러져 풍성하고 뜻있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는 “미주 동포문학이 이룬 돌올한 성과이자 한국문학이 괄목상대로 유의해야 할 새로운 개척지이기도 하다”라고 평할 만큼, 작가가 바라보는 동시대 세태와 환경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날카롭다. 그러기에 이번 소설집은 임혜기 소설의 정점으로 평가 받을 만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반짝이는 위트와 해학
그 뒤에 담긴 가족의 치명적 상처

‘어머니의 세레나데’는, 여러 번 결혼을 감행하는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그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을 담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의외로 담담하다. 또한 이들 모자간에 온당한 교유의 감정도 이미 휘발되어 있다.

‘아들을 이해하기 위하여’는, 동성연애자임을 고백한 아들에게 온갖 히스테리를 다 부린 어머니가 그 마음의 형극을 넘어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접근해가는 소설이다. 이처럼 우울한 이야기를 추동해가는 작가의 서술 능력만 그 순발력을 자랑한다.

‘눈부신 존재’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거미의 생태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다. 딸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딸의 병을 호전시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반성적 성찰은 항상 시기를 놓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지지만, 그 덕분에 소설은 탄력 있는 이야기 구조를 계발한다.

‘보통 혼인’은 아들이 보통의 혼인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보통’ 희망 사항을 담고 있는데, 미국에 있는 아들은 아이 딸린 40대 이혼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존심 시대’는, 부부와 아들 등 한 가족이 얽혀 결국 아내의 가출에 이르는 사정을 그렸으나 여기에서의 가출 소동은 약간은 희극적이라 앞의 두 작품에 비해 심각성은 훨씬 덜한 편이다.

작가는 이렇게 모자, 부자, 부부의 관계 모두를 문제적이고 극단적인 유형으로 이끌어간다. 가족 간 이해와 소통의 두절을 검증한 임혜기의 소설들이 그냥 두고 넘어갈 리 없다. ‘익스트림’ ‘다섯 째 페이지’ ‘나는 시인이에요’ ‘로맨스 소설’ 등도 아내, 남편, 남자친구의 배신이 가져다준 고통스러운 경험과 그것을 감당하는 상대역의 심리를 담고 있다. 가족 붕괴와 불륜의 배신 등의 이야기를 통해, 중심인물의 심상에 비친 인간적 고뇌와 그로 인한 인식의 형식이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밀도 있게 살피고 있다.

또한 소설적 주제의 변용과 짜임새의 특성을 흥미롭게 느끼게 해 주는 ‘마지막 부인’ ‘놀끔’ ‘종이는 무섭다’ ‘페토그라퍼’ ‘후추님은 안녕한가요” 등은 코리언-아메리칸들의 삶과 그 환경적 조건을 배경으로 불신과 부정 그리고 공동체적 삶의 와해를 그린다.

작가

임혜기 지음

서울 출생으로 진명여고, 이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1974년 뉴욕 조선일보 칼럼니스트, 뉴욕 한국일보 기자 등을 역임했으며, 1980년 뉴욕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노객]이 당선되었다.
장편소설로 [셋은 언제나 많고 둘은 적다][사랑과 성에 관한 보고] 수필집[결혼한 여자의 자유][여자가 왜 술 마셔] 등이 있다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