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으로서의 숲을 품은 시편들
김월준 시인의 《숲으로 가자》
문학수첩 시인선 115번째 시집은 시력(詩歷) 60년의 고고한 힘을 가진 김월준 시인의 《숲으로 가자》다. 이러한 시인의 시력(詩力)은 “숲”의 중심에 굳건히 서 있는 “나무”를 연상시킨다. 해설을 쓴 김석 시인은 김월준의 시를 두고 “성령(性靈)으로 청학의 날개처럼 청자 항아리를 민족의 넋으로, 조국의 지금이 철의 삼각지대라는 현실에 대한 성찰과 그 인식이 식지 않고 간직되어 있다”고 말한다.
숲으로 가자
나무들이 손짓하고 있지 않나!
잎이란 잎은 죄다 떨구고
매서운 하늬바람,
진눈깨비 속에서도
알몸으로 모질게 견뎌온 나무들이
이른 봄날
파랗게 물든 꽃말들을 터트리더니
어느새
그 꽃말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는 싱그러운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는 저,
울울창창한
숲으로 가자
―〈숲으로 가자〉 부분
“계절을 따라 변화무쌍함으로 그러면서도 그러나 불변으로서의 숲, 시인은 숲에 시인의 공화국을 만들고 싶어한다. 시를 몇 번 소리 내어 읽었다. 시를 읽을수록 도도하고 싱싱한 리듬이어서 숲의 행진곡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유엔이 개원하던 날 읽었다는 성서 이사야 11장의 정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또 심훈의 ‘그날이 오면’ 박두진의 ‘청산도’란 시가 떠오르면서 푸른 핏줄과 붉은 살점으로 김월준의 생명의 힘으로 시 정신을 감득했다. 때문에 시 〈숲으로 가자〉는 젊은 한류 아이돌 남녀가수들이 혼성 랩으로 부른다고 해도 안성맞춤의 가락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석(시인․퇴계학회 회원)
■ 차례
1부
꿈꾸는 나무
숲으로 가자
나무가 모인다고 숲이 되질 않는다
나무를 위하여
검은 땅 검은 꽃. 12
검은 땅 검은 꽃. 13
검은 땅 검은 꽃. 14
검은 땅 검은 꽃. 15
검은 땅 검은 꽃. 16
검은 땅 검은 꽃. 17
검은 땅 검은 꽃. 18
2부
우린 뭐 묵고 사노
가관이다
먹자거리
한심한 것들
벼룩도 낯짝이 있지
한심하군
개소리
그는 떠났다
청맹과니
3부
내 마음은
목월 선생
큰 스님
절간은 해우소다
봄비
별 보러 오셔요
나의 언어
난지도
똥에게
산에게 주고 싶은 것
나이를 묻지 마
4부
추억 속에서
인천국제공항
인천연안부두
운運
집합체
청마 선생 행적을 찾아서
말씀
꽃비
고맙다 이야
5부
원점
아침
연가
완행열차
일몰의 노래
어떤 예언
윤倫
생명의 노래
일어서는 산
경주 황남에 가면
6부
소리
창을 열어주십시오
하느님 오, 하느님
파스칼 성인
새해는 하늘에서 내려온다
기적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이다
영광의 길
우리선생님. 1
우리선생님. 2
겨울
석공 동창생
해설 | 김석(시인․퇴계학회 회원)
푸른 불, 검은 빛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