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곳이 눈 내리는 레일 위라면

봄도 있는데 연오는 언제부터인가 겨울만 사는 것 같다

치밀하게 설계된 차가운 세계 속에서

버티는 점 하나의 인간을 조명하다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가 주영선의 세 번째 장편 소설 《우리가 사는 이곳이 눈 내리는 레일 위라면》이 출간됐다. 작가가 오랜 기간 숨 고르기를 한만큼 농도 짙은 메시지와 문장들이 담겼다.

주영선은 이 소설에서 전작에서 내보인 소도시의 보건진료소라는 배경을 이어간다. 패쇄적인 보건진료소에서 발생하는 공무원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와 그들의 이권 쟁취를 향한 치밀한 관계를 현실감 있게 보여 주는 화자의 시선은, 작가가 천착해 온 권력을 탐하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살펴보게 한다. 또한 소도시에서 학연, 지연으로 밀접히 닿아 있는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은 상황에 따라 절친한 사이에서도 남이 되는 인간관계의 서늘한 면모를 긴장감 있게 드러낸다. 때로는 무섭도록 악랄하고 때로는 지긋지긋하게 괴로운 인간관계들. 그 인간들의 심리를 치밀하게 분석해 담담히 그려낸 주영선의 소설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