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보다 IQ가 두 배 높았던 천재의 삶


생후 6개월
스스로 죽을 떠먹고,

생후 9개월
센트럴파크 상공에 뜬 ‘달’을 말하고,

4세
라틴어를 독학하고,

6세
자신만의 인공언어를 발명하고,

11세
하버드대학교에 최연소로 입학해
유수한 교수와 연구자들 앞에서
자신의 이론을 강연한 소년


윌리엄 제임스 시디스 
(1898~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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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는 이 소년은 놀랍게도 실존 인물이다. 그가 하버드에서 사차원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강연한 다음날 모든 신문은 뉴턴, 유클리드, 가우스에 비견되는 신동의 탄생에 열광하며 1면에 윌리엄 시디스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아인슈타인보다 IQ가 두 배 가까이 높은 수학 천재였던 윌리엄 시디스의 생애는 비록 46년에 불과하지만, 단 몇 줄로 요약할 수 없을 만큼 깊고 짙은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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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시디스의 완벽한 삶》 | 모르텐 브라스크 지음 | 김인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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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300의 비범한 천재가 갈망한
완벽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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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작가 모르텐 브라스크는 수학 천재 윌리엄 시디스의 삶에 매료되어 그의 저서와 논문, 편지, 그리고 당시 신문들에 실렸던 각종 기사와 법정 기록, 회고록, 일기 등을 토대로 윌리엄 시디스의 생애를 한 편의 소설로 빚어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천재의 삶은 과연 어땠을까? 뛰어난 두뇌로 승승장구하며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행복하게 살았을까? 윌리엄 시디스는 19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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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한 삶을 살고 싶다.
완벽한 삶을 사는 유일한 방식은 고독 속에서 사는 것이다.
― 윌리엄 제임스 시디스, 1914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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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졸업 당시의 윌리엄 시디스 (1914)

윌리엄 시디스는 뛰어난 두뇌 탓에 늘 세간의 스포트라이트와 질시를 한 몸에 받았. 세상은 그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았다. 로버트 멕글랜이라는 한 저널리스트는 윌리엄 시디스의 행적을 따라다니며 그의 삶에 끊임없이 침투하고 개입하기까지 했다. 그뿐 아니라 정신 병리학자였던 윌리엄의 아버지는 아들을 통해 뇌에 숨겨진 에너지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적용하고 실현하려 했으며, 의학박사 출신인 윌리엄의 어머니는 윌리엄의 천재성에 온 기대를 걸고, 자신의 삶에 대한 보상을 얻고자 아들을 끊임없이 강요하고 억눌렀다. 


태양이 창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천사 조각상의 날개 면적 등 주변의 모든 현상을 숫자로 분석할 수 있는 명석한 두뇌를 지닌 그였지만, 결국 세월이 흐른 후 윌리엄은 “숫자는 날 병들게” 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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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순수했던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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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삶보다 더 올바른 삶은 존재하지 않아.” 윌리엄이 말한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여기는 삶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야 해. 그런 노력을 했다면, 비록 다른 사람들 눈에는 완벽하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틀림없이 그건 일종의 완벽한 삶일 거야.” _《윌리엄 시디스의 완벽한 삶》, 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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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윌리엄 시디스의 모습을 담은 유일한 사진

윌리엄 시디스는 그를 둘러싼 거대한 압력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와중에도 늘 주도적인 삶을 갈망하며 여러 모양으로 자신의 뜻을 펼쳐나갔다. 하버드 졸업 후 라이스대학교의 기하학 교수로 취직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의 횡포에 교수직을 그만두어야 했는데, 다음으로 그가 선택한 길은 뜻밖에도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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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그는 빈부의 불균형과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해나가려고 했으며, 죽을 때까지 한 여자를 짝사랑하기도 했고, 징역살이를 하다 요양원에 갇히기도 했고, 부모에게서 탈출한 뒤 낮에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는 동시에(비록 너무나도 뛰어난 업무 능력 탓에 번번이 신분이 탄로 나긴 했지만) 밤에는 우주의 기원이나 빅뱅 이론을 연구하며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고독한 삶을 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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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명석한 머리를 지녔던 윌리엄 시디스지만, 그가 다른 유명한 천재들처럼 빛나는 업적이나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의 삶이 천재의 삶이라고 하기엔 완벽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꿈꿨고 살아냈던 ‘완벽한 삶’은 결코 헛되지 않다. 특히 숨을 거두는 날까지 지갑 속에 사진을 간직하고 다닐 만큼 사랑했던 여인과의 이야기나, 부모보다도 더 친밀했던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자신이 바랐던 완벽한 고독 속에 잠시나마 머물렀던 윌리엄 시디스의 생애는 그의 IQ와는 상관없이 의미 있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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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텐 브라스크
1970년 출생했다. 코펜하겐대학교에서 영화학과 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신문, 잡지, 정기 간행물에 기사와 단편소설을 기고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으로 활동했으며, 그중 한 작품이 ITVA(International Television Association) 페스티벌에서 황금상을 받았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