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

김재홍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0년 7월 5일 | ISBN 9788983928269

사양 140x210 · 240쪽 | 가격 13,000원

시리즈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1 | 분야 비소설

책소개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시리즈는 고古 김종철 시인의 시 정신과 시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는 뜻으로 발간하는 작품론 모음집입니다. 도시 문명에 대한 날 선 비판과 풍자, ‘못’을 인간 실존의 등가물로 형상화하여 포착해 낸 철학적 사유까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통찰을 안겼던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을 40년 넘게 지켜본 냉철한 평론가의 뜨거운 평론집

‘문우(文友)’이자 ‘지우(知友)’ 사이의 감응이 담긴 깊이 있는 고찰과 성찰

국내 최초로 박사학위 논문 <한용운 문학연구>를 발표하며 만해학 연구의 발판을 마련한 평론가이자 《한국 현대시연구》로 새로운 비평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평가받은 평론가 김재홍 교수의 평론집 《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이 출간되었다. ‘못’을 시의 테마로 삼아 평생 연작시를 꾸준히 발표해 온 고(古) 김종철 시인은 ‘윤동주 문학상(9회)’, ‘정지용문학상(5회)’, ‘박두진문학상(8회)’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서정시의 내질을 깊이 있게 천착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재홍 평론가와 김종철 시인은 단순한 평론가와 시인의 관계를 넘어 일생의 문우(文友)이자 지우(知友)이기도 했다. 1968년과 1969년 1년 터울을 두고 각각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서울신문』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발을 들인 두 문인은 40년 넘게 문학뿐 아니라 인생사를 나누며 “서로에게 하나의 운명의 일부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김종철 시인의 작품과 시 세계뿐 아니라 인생에 대해 분석하고 고찰한 평론을 모은 평론집으로 일곱 편의 평론과 두 편의 미셀러니 형식의 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느 평론집과 달리 시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저자의 글에는 시인과 시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함께 날카롭고 냉철한 비판, 그리고 진심 어린 격려가 담겨 있다. 평론 또한 시와 소설처럼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인생을 성찰하게 하는, 인간미 넘치는 문학장르임을 독자들이 실감하게 한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제1권 발간에 즈음하여

김종철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6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느낌을, 우리와 호흡을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는 우리 곁에 그의 시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철 시인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해야 하는 아픔과 슬픔을, 기쁨과 즐거움을, 부끄러움과 깨달음을 특유의 따뜻하고 살아 있는 시어로 노래함으로써 시의 본질을 구현한 시인으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시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엄연한 사실을 어찌 끝까지 외면할 수 있으랴. 이를 외면할 수 없기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몇몇 사람이 모여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를 결성했고, 시인의 살아생전 창작 활동과 관련하여 나름의 정리 작업을 시도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 오래전이다. 몇 해 전에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숭원 교수가 주관하여 출간한 『김종철 시 전집』(문학수첩, 2016)은 그와 같은 작업의 결실 가운데 하나다.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새로운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시도를 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이제까지 이어져 온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여 매년 한 권씩 소책자 형태로 발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의 첫 결실로 앞세우고자 하는 것이 김종철 시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김재홍 교수의 김종철 시인 작품론 모음집이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 작업은 매년 시인의 기일에 맞춰 한 권씩 발간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가능하면 김재홍 교수의 이번 저서와 같이 논자별로 논의를 모으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며, 필요에 따라 여러 논객의 글을 하나로 묶는 형태로도 진행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비평적 안목을 통해 새롭게 시인의 작품을 읽고 평하는 작업을 장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 같은 일이 결실을 맺을 때마다 이번에 시작하는 시리즈 발간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질책과 지도를 온 마음으로 기대한다.

 

김종철 기념사업회 이름으로 씀

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본문 중에서

 

선연선과善緣善果라는 옛말이 있었던가? 그와 나는 그러한 좋은 인연이 아닌가 한다. 우선 시인과 평론가라는 악어와 악어새로서의 공생관계가 그러하며, 얼키설키 맺어진 인연의 쇠사슬이 그러할 터이다. 연작 시집 『못에 관한 명상』이 바람직한 시인·평론가 관계의 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 끊임없이 서로를 자극하고 비판하면서도 격려하고 보다 나은 길을 모색해 가려는 노력이 고백성사에서 시작되어 앞으로도 못의 사회학, 못의 역사, 못의 사제로 그의 시의 철물점을 계속 확대하고 심화시켜 감으로써 그가 그 방면에서 세계 최고의 마에스트로가 될 것을 나는 믿고 희망하기 때문이다._27쪽, <냉정과 열정 사이, 삶의 꽃이 피고 진다>에서

 

못이란 무엇이던가? 김 시인의 시 세계에서 못은 첫째 손에 박히는 못 노동의 못이면서, 둘째 가슴에 박히는 상처로서 슬픔의 못이고, 셋째 남녀관계로서 성性 상징의 못이기도 하다. 넷째 사회·역사적으로 큰일을 하는 사회·역사적 못도 있으며, 다섯째로 예수 그리스도가 상징하는 수난·희생·순교로서 십자가의 못, 신성사神聖事의 못도 있다._51쪽, <못과 삶과 꿈의 시학-김종철 문학 40년에 부쳐>에서

 

각양각색의 못이 모여 못의 사회를 이루듯이, 각종각양의 사람들이 모여 인간 사회를 구성한다. 바로 이러한 원리를 우리는 못의 사회학이라고 불러 볼 수 있으리라. 인용 시에서도 “큰 못, 작은 못, 굽은 못, 잘린 못, 녹슨 못, 몽톡한 못, 은빛 못” 등과 같이 크기나 형상, 색깔이 다른 종류의 못들이 모여 못의 사회를 구성하듯이 사람도 남자, 여자, 어린아이, 늙은이, 이긴 사람, 진 사람, 웃는 사람, 우는 사람 그리고 상처 주는 이, 상처받은 이들이 함께 모여 인간 사회를 구성한다. 그러기에 이 시의 배경이 된 재개발 지역과 같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시끌벅적한 풍경이 연출되게 마련이다. 바로 이 점에서 이 시집에는 각종 사회문제들이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한다._84쪽, <참회와 명상>에서

 

이런 점에서 김종철 시학에서 못 또는 못질하는 일은 인간의 개인적 삶과 함께 공동체 원리를 총체적으로 포괄해 내면서 개인·실존적 층위에서 사회·공동체 원리와 역사적 원리를 포괄해 내고 다시 신성사神聖事의 차원으로 확대·심화돼감으로써 인간 실존의 모습과 함께 사회·역사적 존재 원리를 포괄적으로 형상화해 낼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사물로서의 못에서 상징의 못으로 확대되고, 다시 정신사·신성사를 꿰뚫어 냄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공시적 본성 탐구와 통시적 존재 원리까지도 설명해 낼 수 있는 효과적·성공적인 상징체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_217~218쪽, <못의 유서遺書―못·시학·별사別詞>에서

목차

■ 차례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제1권 발간에 즈음하여_장경렬 … 5
머리말: 김종철론을 펴내며_김재홍 … 8

┃제1부┃ 인간 김종철 시인과 그의 시 세계를 찾아서
내가 만난 김종철 시인_냉정과 열정 사이, 삶의 꽃이 피고 진다 … 14
김종철 시인의 시 세계_못과 삶과 꿈의 시학-김종철 문학 40년에 부쳐 … 31
┃제2부┃ 김종철 시인의 시집과 작품 속으로
『못에 관한 명상』 작품론_참회와 명상 … 70
『못에 관한 명상』 작품론 보론 1_내가 읽은 시 한 편, 김종철 시인의 「고백성사」 … 106
『못에 관한 명상』 작품론 보론 2_청개구리의 슬픔을 아시나요 … 111
『등신불 시편』 작품론_등신불, 자유에의 길 또는 포월의지 … 114
『못의 귀향』 작품론_못과 밥, 또는 운명의 십자가를 위하여 … 143
『못의 사회학』 작품론_절망의 묵시록 또는 희망의 계시록을 위하여 … 170
┃제3부┃ 김종철 시인의 시 세계를 되돌아보며
『절두산 부활의 집』에 부쳐_못의 유서遺書―못·시학·별사別詞 … 210

김종철 시인 연보 … 235

작가

김재홍

1947년 충남 천안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 전공

1969년 문학평론가로 데뷔하여 활동중이며, 현재 경희대 국문과 교수 겸 문과대 학장으로 재임중

저서로 <한국시와 삶의 진실><현대시 100년 한국명시감상><한용운 문학연구><한국현대시인 비판>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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