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못과 시의 변주곡

김종철 시에 대한 주제론적 비평

김종회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23년 7월 5일 | ISBN 9791192776705

사양 128x188 · 416쪽 | 가격 13,000원

시리즈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4 | 분야 비소설

책소개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시리즈는 고故 김종철 시인의 시 정신과 시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는 뜻으로 발간하는 작품론 모음집입니다. 도시 문명에 대한 날 선 비판과 풍자, ‘못’을 인간 실존의 등가물로 형상화하여 포착해 낸 철학적 사유까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통찰을 안겼던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못의 사제김종철 시인이 남긴 언어를 통해

행간 뒤편에 자리한 그의 인간을 발견하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평론 활동을 펼치며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한 김종회 평론가의 평론집 《삶과 못과 시의 변주곡》이 출간되었다. 한국문학의 현장, 그 최전선에서 복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단과 문단을 오가며 문학계의 지평을 넓혀 온 저자는 김종철 시인이 남긴 작품의 마디들을 짚어 보면서 행간 뒤편에 고인, 오랜 친우(親友)인 김종철 시인의 ‘인간’을 들여다본다.

 

‘못’을 시의 테마로 삼아 평생 연작시를 꾸준히 발표해 온 고(故) 김종철 시인은 ‘윤동주 문학상(9회)’, ‘정지용문학상(5회)’, ‘박두진문학상(8회)’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서정시의 내질을 깊이 있게 천착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는 김종철 시인의 시 세계를 세밀하고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그 시를 산출한 시인의 생애와 그것을 채우던 성찰과 고뇌를 응시하는 데 집중한다. 시적 궤적의 비의를 탐문하고자 하는 노력보다 시인의 작품과 인생을 나란히 두고 이를 교차시키며 김종철의 시가 발화하는 그 아스라한 지점, 그 순간 거기에 있었을 시인의 ‘인간’을 타진하는 저자의 글쓰기는 딱딱한 해설의 옷을 벗은, 따뜻한 진혼곡(鎭魂曲)의 양상을 띠고 있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

 

김종철 시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6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느낌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는 우리 곁에 그의 시가 있기 때문이다. 김종철 시인은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는 동안 마주해야 하는 아픔과 슬픔을, 기쁨과 즐거움을, 부끄러움과 깨달음을 특유의 따뜻하고 살아 있는 시어로 노래함으로써 시의 본질을 구현한 시인으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는 시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엄연한 사실을 어찌 끝까지 외면할 수 있으랴. 이를 외면할 수 없기에 그와 가깝게 지내던 몇몇 사람이 모여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를 결성했고, 시인의 살아생전 창작 활동과 관련하여 나름의 정리 작업을 시도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 오래전이다. 네 해 전에 가족의 도움을 받아 이숭원 교수가 주관하여 출간한 『김종철 시 전집』(문학수첩, 2016)은 그와 같은 작업의 결실 가운데 하나다.

 

김종철 시인 기념 사업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새로운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시도를 병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우선 이제까지 이어져 온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여 매년 한 권씩 소책자 형태로 발간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의 첫 결실로 앞세우고자 하는 것이 김종철 시인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던 김재홍 교수의 김종철 시인 작품론 모음집인 『못의 사제, 김종철 시인』이다.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 작업은 매년 시인의 기일에 맞춰 한 권씩 발간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가능하면 발간 사업의 첫 작품인 김재홍 교수의 평론집과 같이 논자별로 논의를 모으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며, 필요에 따라 여러 논객의 글을 하나로 묶는 형태로도 진행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비평적 안목을 통해 새롭게 시인의 작품을 읽고 평하는 작업을 장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 같은 일이 결실을 맺을 때마다 이번에 시작하는 시리즈 발간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질책과 지도를 온 마음으로 기대한다.

 

 

2020년 5월 말 그 하루 무덥던 날에 김종철 기념 사업회의 이름으로 장경렬 씀

 

본문 중에서

책의 제목을 ‘삶과 못과 시의 변주곡’으로 한 것은, 김종철이 보낸 시인으로서의 생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어휘 하나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못’이라고 할 수 있는 까닭에서다. 어린 시절부터 노년의 원숙한 날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가 변화하고 발전해 온 경로가 있으나, 이 ‘못’의 담론에 이르러서 그는 세상살이와 글쓰기의 문리(文理)가 트인 것으로 보인다.

_10쪽, <머리말: 풍운의 삶과 운명의 시>에서

 

그런데 마냥 그렇게 실의와 탄식에 잠겨 하늘과 바다와 섬과 뭍을 우울하게 바라본다면, 그는 시인이 아니다. 시인이 가진 예민한 촉수와 삶의 배면을 통찰하는 눈은 어디에서나 새로운 소망의 언어를 이끌어 낸다.

_37쪽, <불혹 고개에 이르는 삶과 시의 면모>에서

 

못에 관한 시편들이 그 장章을 열면서 확연히 달라진 사실 하나는, 김종철의 시에 종교적 묵상과 고백 그리고 그 시적 발현이 연속적으로 출현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톨릭 신자이며 그러한 종교적 성향이 자신의 내면에 체화(體化)되어 있는 듯하다. 젊은 날의 시에서는 볼 수 없던 이 측면이 마흔 중반에 이르러 마침내 시의 표면으로 배어 나온 결과다.

_59쪽, <필생의 ‘성명절기’ 못을 매개한 성찰>에서

 

김종철의 어머니 또한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유년과 청소년 시절 그리고 장년 이후 언제나 모성(母性)으로의 회귀라는 도식을 잊지 않았고 이를 자신의 시 곳곳에 무슨 보화처럼 갈무리해 두고 있다. 한 인간으로서의 효성이자 시인으로서의 숙명처럼 여겨지는 측면이다.

_85쪽, <어머니를 향한 모든 아들의 사모곡>에서

 

김종철의 ‘당신’은 세상의 귀한 모든 것이자 절대자이며 또는 자기 자신이라는 의미의 증폭을 꾀할 수 있다. 그러기에 이제 두렵지 않다. 당신을 향하면 모두 빗나간다는 실패의 경험칙에 겹겹이 쌓여 있기에. 시인이 함부로 쏜 화살을 찾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요,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시가 점유한 그 심정적 위상에 대한 확인 절차에 해당한다.

_107쪽, <세월의 흐름과 시의 뜻에 대한 성찰>에서

 

한 사람이 이 땅에 살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한 사람이 이 땅에 무엇을 남겨서 가치 있는 것이 되자면 그것이 무엇이며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김종철은 이 시에서 확신 있게 그 답안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 ‘사람’인 것이다.

_137쪽, <유고 시집에 남은 시인의 마지막 말>에서

목차

■ 목차

김종철 시인의 작품 세계 발간에 즈음하여_장경렬 … 5
머리말: 풍운의 삶과 운명의 시 … 8

내가 만난 김종철 시인
아직 남은 세 가지 약속 … 13
제1시집 『서울의 유서』
젊은 날의 거칠고 황량한 내면 풍경 … 19
제2시집 『오이도』
불혹 고개에 이르는 삶과 시의 면모 … 34
제3시집 『오늘이 그날이다』
시 세계의 변화와 승급으로의 도정 … 47
제4시집 『못에 관한 명상』
필생의 ‘성명절기’ 못을 매개한 성찰 … 59
제5시집 『등신불 시편』
깨달음의 세계와 일상적 삶의 만남 … 75
형제시인 시집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머니를 향한 모든 아들의 사모곡 … 85
제6시집 『못의 귀향』
세월의 흐름과 시의 뜻에 대한 성찰 … 94
제7시집 『못의 사회학』
‘못’을 통해 얻는 깨달음의 여러 유형 … 108

제8시집 『절두산 부활의 집』
유고 시집에 남은 시인의 마지막 말 … 124

김종철 시인 연보 … 138

작가

김종회 지음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교수,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으로 있다. 1988년《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왔으며《문학사상》《문학수첩》《21세기문학》《한국문학평론》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을 맡아 왔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시와시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평론집《위기의 시대와 문학》《문학과 전환기의 시대정신》《문학의 숲과 나무》《문화통합의 시대와 문학》《문학과 예술혼》《디아스포라를 넘어서》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통일문화연구원원장 등을 맡은 경력과 관련하여 북한문학과 해외동포문학에 학문적 관심이 많으며 그 결과로 《북한문학의 이해》(전4권) 《북한문학 연구자료총서》(전4권)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전2권) 《해외동포문학 전집》(전24권) 등을 엮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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