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한국의 소담

김원석 지음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6년 8월 9일 | ISBN 8983922192

사양 345쪽 | 가격 9,000원

분야 인문/사회

책소개

안으로 숨기는 웃음 속에 감춰진 조상들의 해학과 지혜

 

우리 조상들과 함께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 125편을 엮은 『한국의 소담』은 우리 조상들의 삶과 행복, 그들이 살았던 사회의 모순과 갈등, 그리고 그 힘겨운 고난의 삶을 헤쳐 나가려던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이다.

신분제도와 사회적인 병리현상 탓에 생길 수밖에 없던 모순과 갈등. 우리 조상들은 삶의 질곡 속에서 겪게 되는 그러한 모순과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풍자와 해학을 가미해 오히려 웃음의 폭과 깊이를 더해 생활의 활력소로 활용하였다.

현실의 부조리를 비판하되 나쁘다고만 몰아붙이지 않고, 나쁜 것을 진솔한 삶으로 포장해 뒤집어 놓는 그들의 해학은, 힘겨울 수밖에 없는 그들의 삶 속에서 나름의 행복을 주는 역할을 하였다. 몸으로 직접 부대끼며 헤쳐 나가는 삶 그 자체가 해학이었기에 그 해학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진솔한 생활철학들이 담겨 있었으며, 낡은 제도와 관습화된 신분제도의 탈피를 모색하는 서민의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던 그 해학은 양반과 천민 사이를 좁혀 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 비판적 내용에, 모순과 갈등의 고리로 이어진 해학이었기에, 그들은 간혹 웃음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마음에 담고 살아야 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도 입 밖으로 웃음을 터뜨리기보다는 입 안으로 숨겼다가 얼굴 어딘가에 매달리게 한 그런 선조들의 생활 이야기들이다.

‘역사 속에 숨겨진 웃음’, ‘어리석음에서 싹튼 웃음’, ‘재치가 묻어나는 웃음’, ‘실없이 새어 나오는 웃음’으로 나뉘어 전개되는 『한국의 소담』은 뛰어난 문․무관들이 보여 주는 세태 풍자적 웃음에서부터, 민초들이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성적이고 노골적인 웃음에 이르기까지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는 빼어난 이야기들로 책을 읽는 독자들을 빠져들게 할 것이다.

 

강을 건너던 배가 한가운데쯤 와서 폭풍우를 만나 뒤집힐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그 배에 탔던 중은 염불을 외우고, 무당은 성주풀이를 하고, 시각장애인은 경을 읽고, 의원은 이중탕 약방문을 외며 서로 갖은 재주를 다 피워 배가 무사하기를 빌었다.

다행히 강을 건너온 뒤에 시각장애인과 중, 무당은 서로 자기의 공으로 무사히 건너왔다고 서로 앞 다투어 자랑을 시작했다.

이 꼴을 보고 있던 의원이 점잖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네들이 무슨 공이 있다고 이렇게 떠드는 거요. 내가 이중탕을 써서 배가 아픈 것을 고쳤는데.”

그러자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이중탕이란 사람 배앓이에 먹는 약이다.

―「누구의 공이냐」 중에서

 

며느리의 친정에서 편지가 왔는데, 편지의 내용은 오직 유유화화(柳柳花花) 단 넉 자뿐이었다. 사돈은 글깨나 읽는 선비였지만, 며칠째 곰곰이 생각을 해 봐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터에서 우연히 사돈 영감을 만나자 그 편지가 다시 생각이 났다.

“사돈, 지난번 그 편지는 무슨 뜻을 적은 것이오?”

“그 서신은 부고(訃告)였다오. 노환으로 고생하시던 아버님께서 갑자기 사지를 버들버들(柳柳)떠시더니 그만 꼿꼿(花花)해지시고 말았더란 뜻이지요. 그래서 그대로 적어 사돈께 보냈던 것뿐이오.”

―「부고」 중에서

 

그러나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의 역할이 단순히 재미를 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 나름의 여유를 찾으려던 조상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지혜와 잔잔한 행복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하나의 글을 읽어 가면서 스르르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는, 우리 선조들의 삶과 웃음이 담긴 ‘소담’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목차

들어가기 전에-5역사 속에 숨겨진 웃음죽여 주시당-17예쁘니까-20모두 다 옳지-22이완 장군의 기지-26은술잔-32코 골고 자다가 얻은 벼슬-35두번절-39오는 말이 고와야-42소 두마리-44치마끈 푸는 소리-46어리석음에서 싹튼 웃음한양식 세수-51내 이빨은?-54건망증-56비단 주머니-58연습-60넘치는 복-62질투도 가지가지-64노승과 사미승-66까마귀 정신-68인사말-72깨서방-74재수 없는 날-77반씩 깎아라-80문자쓰다-82팔불출 신랑-84이사-87피장파장-90우정이란?-92너무 급해-94크기가문제-96곰방대-99옹기장수-100박치기와 물기시합-102사위 거시기-104빨리 나가게-106그도 그래-108나귀 알-109맞돈-112얼간이 신랑-114뒤바뀐 사돈-116까막눈 양반-118유식한 아버지-120누구의 공이냐-122어떤계산-123팔 주인은?-125면상 장기-130집을 훔쳐 갔잖아-132어떤 사위-134바보와 거울-136이 떡은 내떡-139어리석은 신랑-143바보 사위-147재치가 묻어나는 웃음떡으로 문제를 푼 시골 사내-155억지 유언-159뒤바뀐 상-162서울말 시골말-165배 한개 아끼려다가-171사공의 지혜-174별명-176척척박사-178변소를 산 정만쇠-180돼지꿈-183모두 좋은 축수로다-186사또의 부채-188홀아비 장가들기-190지혜 대결-193꾀 많은 하인-196꼬마 신랑-198키가 작은 까닭-200죽은 고기-202떡소동-204신부 성질 고치기-207속만 타네-211물 건너가는 중-214김선달에 속은 양반-221학동의 지혜-225거짓말-228꾀보 며느리-231거짓말쟁이 변서방-235봉이 김선달-240공자님 말씀-246실업이 새어 나오는 웃음높은책-251효도도 손발이 맞아야-253내 마누라가 최고-256달랑달랑-258허풍-260이상한 이름-263포천 행차-266밥풀 내놔-268여든 살 사위-270벗어진 이마-272무식한 사람-274고얀 놈들-276방귀 또 뀌었소-278그 남자에 그 여자-280방귀 예찬-282가짜 금돈-284그게 그 소리-286하찮은 죄-288서투른 솜씨-290불효자식-292갈수록 태산-294말대답-296방귀 시합-298한가지 더-301공처가 내력-303이유가 있다-306저당 잡힌 물건-308부고-311수염이 죄-312호랑이와 도둑-314한잔술-317부전자전-320신묘한 점-322당돌한 아이-324곶감두요-326기생나이-328물에 빠진 놈 건져 주었더니-330고집쟁이도 이만하면-332차 버린 떡-334악담-336그게 아닌데-338나의 양민-340선비와 스님-342돈 임자-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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