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데이나 토마스 지음 | 이순주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8년 6월 10일 | ISBN 9788983922762

사양 423쪽 | 가격 15,000원

분야 인문/사회

책소개

명품, 그 이면에 감춰진
자본계급 그리고 문화에 대한 탐구

명품은 더 이상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명품 핸드백 하나쯤 없는 여성들이 없고, 명품 광고는 잡지와 도시를 지배한다. 명품은 100년 전 수제 장인의 공방에서 제작되어 왕실 귀족과 소수의 부유층이 향유했으며 그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명품은 ‘맥럭셔리(맥도날드 햄버거처럼 누구나 손쉽게 손에 쥘 수 있다는 뜻의 신조어)’로 통한다. 철저한 이익 중심의 재벌 기업이 명품 업체를 소유하면서 수십 억 달러짜리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된 결과다. 창업자의 이름은 남았지만 수제품은 멸종되었고, 매장은 공항과 아웃렛 쇼핑몰에 한데 몰려 있으며, 중국산 ‘짝퉁’은 판을 친다.

『럭셔리LUXURY-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은 프랑스 그라스의 향료 실험실에서부터 수천 개의 ‘메이드 인 이탈리아’ 핸드백을 접착제로 붙이는 중국 공장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오늘날 명품 시장의 이면과 전모를 예리하고 밀도 있게 파헤친 책이다. 12년간 명품 전문 기자로 맹활약한 저자는 명품 업계가 숨기고 싶은 진실을 폭로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명품 업계의 패션 잡지와 레드카펫 쿠튀르 뒤에 숨은 현실을 박진감 있고 소신 있게 그려내고 있다.

“명품은 왜 그 광채를 잃었나”

명품 산업은 시장 규모 1,57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비즈니스 산업으로 성장했다.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에르메스, 샤넬 같은 일부 대형 브랜드는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 기반에 매장 입구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조각품처럼 전시되어 있는 핸드백, 향수 같은 액세서리들이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루이뷔통이 핸드백 하나로 2005년 1분기 매출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 것은 좋은 예다. 이러한 양상은 몇 대에 걸쳐 수제 여행가방을 만들어 왔던 루이뷔통 같은 개인공방 수준의 명품 업체를 재벌 기업이 인수하면서, 철저히 계산된 마케팅 전략으로 이뤄 낸 쾌거(?)다. 세련된 차림의 날씬한 판매원이나 몇 벌만 전시해 놓는 미니멀리즘풍의 매장,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들어간 종이 쇼핑백 등은 그 브랜드가 제공하는 꿈의 한 조각이나마 소유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이미 1만 년 전부터 인류는 호화롭게 수놓은 실크를 몸에 치장하면서 자신의 힘과 지위를 과시했으며, 고대 이탈리아 에트루리아에서는 벽옥과 홍옥 같은 보석으로 꾸민 사람을 두고 ‘망조’라고 일갈했을 만큼 사치품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명품’이 그 자리를 대신한 오늘날은 옛 선조들에게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세계가 되었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왕조를 중심으로 탄생한 명품의 역사에서부터, 자본주의에 의해 명품이 어떻게 잠식되어 나갔는지 꼼꼼히 되짚어 나가며 우리가 명품에 대해 궁금했던 물음들, 즉 왜 여자들은 3천 달러짜리 핸드백을 사야 하며, 재벌 그룹이 명품의 가치를 살릴 수는 있는지, 오늘날 명품의 정의를 새로 써야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물음에 해답을 준다.

명품세계적 기성품으로 전락시킨 사람들

 

명품은 지극히 제한된 엘리트 고객을 위해 소량으로 주문 생산되었으며, 1960년때까지만 해도 서민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갑부와 유명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에 경제력을 갖춘 집단이 등장하면서, 명품 그룹 총수와 금융 전문가들이 나이든 창업자와 무능한 후계자들에게 명품 업체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타깃층을 중산층과 중역급 세일즈맨 등으로 삼아 명품의 ‘대중화’를 선언한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오로지 최대한 돈을 많이 버는 것이었다.

그들은 무지막지한 과대광고와 방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이윤을 낳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것이 명품 산업의 명암을 갈라놓았다고 말한다.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원가 절감을 해야 했고 결국 개발도상국에 아웃소싱을 하게 되었으며, 급기야는 명품 산업이 모조품이 가장 많이 성행하는 분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모조품 판매 수익의 대부분이 마약 거래, 인신매매, 테러리즘 같은 불법 자금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명품 명품 꿈꾸는가

저자는 명품 산업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며, ‘명품의 위기’ 그 이후의 패션 산업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은밀한 전략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명품을 꿈꾸는 이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제 명품은 가장 큰 시장이었던 유럽, 일본을 넘어 중국, 러시아, 인도 시장까지 잠식해 가고 있으며(에르메스는 올해를 아예 ‘인도의 해’로 정했으며, 펜디는 명품 브랜드 처음으로 만리장성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단순한 패션 산업에서 벗어나 호텔, 리조트, 인테리어, 미술, 음향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포뮐러원 대회 우승자인 미하엘 슈마허와 축구스타 호나우두와 같은 유명인들이 ‘VVIP(초우량고객)’로 있다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초호화 명품백화점 ‘다슬루’, 쿠튀르 쇼에는 참석하지도 않고 가봉할 때는 전용기를 타고 대양을 건너온다는 샤넬의 단골 고객인 중국의 한 거부 이야기는 이 시대 명품 산업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으며, 오늘날 ‘명품’은 어떤 의미를 띠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명품 산업은 옷 입는 방식을 바꿔 놨고, 경제 계급체계를 새로 짰으며, 상호 교류 방식을 바꿔 놨다”면서, “그 과정에서 명품 산업은 완전성을 상실하고, 본래의 순수함을 잃고, 역사를 더럽혔으며, 고객의 눈을 속였다”고 쓰고 있다. 『럭셔리-그 유혹과 사치의 비밀』은 ‘명품’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목차

차 례

저자 서문

1장 명품, 그 우아함의 역사

2장 명품을 삼켜 버린 자본가들

3장 세계화 전쟁

4장 할리우드 스타의 이브닝드레스

5장 성공의 달콤한 향기, 향수

6장 황홀한 유혹, 핸드백 이야기

7장 중국 공장으로 간 버버리

8장 럭셔리 쇼퍼홀릭의 천국

9장 짝퉁이 더 비싸다

10장 명품의 위기, 패스트 패션

11장 명품의 명품을 꿈꾸다

감사의 글

작가
자료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