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희대 국문과 교수이며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종회 교수가 15년의 문단 경력에 다섯 번째의 평론집이다.
문학 내부의 장르 유형이나 경계의 구분이 와해 또는 무화되는 사태는, 설명을 달리하면 장르와 경계가 새로운 통합의 길을 열어 나간다는 변증을 생성하는 것으로 된다. 우리는 근자에 문학 논의 현장에서 ‘통합 문화’나 ‘퓨전 문화’ 등속의 어휘들이 등장하고 있음을 쉽사리 목도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와 같은 변증법적 인식을 ‘문화 통합’의 개념에 하나의 축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이 문화적 형식의 분류나 성격의 분석과는 다른, 당대적 삶의 공동체가 유발하는 집단적 의식의 문제를 또 다른 하나의 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곧 북한문학이나 해외 동포문학과 같은, 동질적 근본에서 출발했으되 매우 이질적인 파생의 경로를 밟아 간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에 대한 접근을 뜻한다.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세상에서 변화의 형식과 내용 그 자체가 그대로 동시대의 문화를 형성하는 시대적 성격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설정하고, 이 투시의 방식으로 우리 문학을 바라보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필자는 문학에 있어 시대성이란 하나의 징후에서 이념적 실천까지 그 스펙트럼의 폭이 넓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작품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규격화된 외형적 관찰보다 작품 자체의 내재적 성과와 그 의미의 구명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제1부 ‘문학의 프리즘과 사회사적 현실의 분광’, 제2부 ‘문화 통합의 시대,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 제3부 ‘문화의 세기에 대응하는 문학의 새 길’, 제4부 ‘문학을 보는 포괄적 시각, 또는 방법론’으로 나뉘어 있다.
제1부 ‘문학의 프리즘과 사회사적 현실의 분광’에서는 한무숙의 소설을 중심으로 근대적 여성 인물의 소설적 자화상과 이중적 성격, 황순원 소설의 작중 인물을 중심으로 소설의 조직성과 해체의 구조, 조정래의 초기 소설에서 “한강”까지의 문학을 통한 역사 해석, 김준성의 소설에 나타난 문학의 세태 풍자와 비판적 인식의 힘 등에 대해 서술하였다.
제2부 ‘문화 통합의 시대,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에서는 북한문학이나 해외 동포문학과 같은, 동질적 근본에서 출발했으되 매우 이질적인 파생의 경로를 밟아 간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에 대해 접근했다. <미주문학>의 소설들을 통해 동포 문학의 결집력에서 미국 주류 문학에 진입한 성과들을 살펴보고 아울러 북한문학의 변화와 분단사적 의미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다.
제3부 ‘문화의 세기에 대응하는 문학의 새 길’에서는 리얼리즘 문학, 사이버 문학, 최수철의 짧은 소설에 나타난 새로운 형식의 만남, 정체성과 전문성을 찾아가는 김경욱의 소설, 문학의 내면을 읽는 창의적 시각이 돋보인 김용희 평론집 등을 다루고 있다.
제4부 ‘문학을 보는 포괄적 시각, 또는 방법론’에서는 사유와 문학의 통합을 보여준 최인훈의 문학적 연대기, 한국문학의 대표적 장편소설에 대한 분석적 비평의 실제적 방법론이 구체적 예증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스피드의 시대’란 말은 이미 운동 경기나 과학 기술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라 문학에서도 그러하다. 문화 통합의 여러 유형이 문학 현장에서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이러한 때 김종회 평론집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은 우리 문학의 새로운 길 찾기와 그 방안을 새롭게 제시하는 하나의 시각이 될 것이다.
제1부 문학의 프리즘과 사회사적 현실의 분광
제2부 문화 통합의 시대,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
제3부 문화의 세기에 대응하는 문학의 새 길
제4부 문학을 보는 포괄적 시각, 또는 방법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