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안도 미키에 지음 | 시모와다 사치요 그림 | 이영미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9년 2월 15일 | ISBN 9788983923073

사양 128쪽 | 가격 9,5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힘들어 보이는 친구에게 슬쩍 선물하면 좋을 책!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호랑이, 까마귀, 뱀, 올챙이, 수사슴, 곰 등이 엮어내는 우화집으로, 따스함, 블랙유머 그리고 반전이 있는 어른 동화다. 《마이니치 신문》이 주최하는 〈작은동화대상〉을 수상한 「잘 먹겠습니다」를 비롯해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동화로는 드물게 일본에서 출간 3개월 만에 7만 부가 넘게 팔린 히트작이며, 《마이니치 신문》《아사히 신문》 등 일본 메이저 신문의 대대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표제작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쳐 멍해 있던 곰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기억만이 남아 있는 ‘레이디 베어’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연이어 만나는 동물들에게 “당신이 레이디 베어인가요?” 하고 묻고 다니는 건 동화책에서 쉽게 발견할 만한 구성이다. 이런 진행은 감각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자칫 구태의연해질 수도 있지만, 담백하고 위트 있는 대화들, 만나게 되는 동물들이 뿜어내는 기상천외함은 이야기를 새롭고 풍부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지막에 만난 레이디 베어가 ‘청순한 레이디’가 아니라 그야말로 씩씩하고 무서운 ‘마누라’였다는 점 또한 극의 반전을 이룬다. 이 곰의 어리바리한 태도와 말투가 머리를 부딪쳐서 그런 건지 원래 성격인지 갸우뚱하게 만들면서 슬며시 웃음 짓게 한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현대판 이솝우화

 

기억을 잃은 곰 외에도 여우를 잡아먹고는 이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호랑이, 가족의 긍지를 확인하는 뱀 가족, 비뚤어진 성품의 까마귀, 남들과 같기를 거부하는 올챙이, 모든 ‘의미’ 있는 것을 부정하는 수사슴, 겨울잠에 들 수 없는 불면증 곰 등이 등장하는데, 동물들의 생활에서 우리 어른들의 위험하고 어리석고 피곤한 인생이 보인다. 작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빌려서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간접적으로 냉소하는 듯하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로 도망가는 사람,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사람, 무엇이든지 의미를 추구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등 현실 사회에는 이 같은 곰, 뱀, 까마귀, 수사슴 들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본인은 진지해도 남이 보면 우스꽝스러울 때가 있듯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일은 잘 보지 못하는 법이다. 이 책은 마치 거울처럼 그 모습을 비추고 있다.

조용한 여운을 음미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고, 블랙 유머 속에 숨겨진 메시지에 순간 마음이 따스해지는 독특한 작품 분위기는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안도 미키에는 이런 냉소·아이러니·반전이 있는 작품을 쓰는 건 “사람들은 당연한 걸 당연하게 말하면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냉소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편이지만 “냉소만으로는 재미가 없는 법이다. 마음의 교류가 바탕에 깔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전을 주는 건 유머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끄럼을 타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건 왠지 부끄러워서. 항상 매끄럽지만은 않은 게 바로 인간이고 인생”이라고 덧붙인다.

안도 미키에는 직장생활을 하며 부모를 간호하고 가사를 돌보면서 “어리바리한 면이 없으면 사람의 인생이란 팍팍해지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작품을 써 모았다.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주인공인 동물들이 그저 열심히 그리고 탐욕스레 ‘삶’과 대면하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동화로서, 어른들에게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현대판 이솝우화로서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 내용 소개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머리를 잘못 부딪친 걸까? 곰은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다. 레이디 베어가 언제나 곁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대체 누구였을까. 만나고 싶다. 거북이와 벌, 송충이에게 ‘당신이 레이디 베어냐’고 물었지만 모두 아니라고 한다. 그때 갑자기 뒤통수에 퍼억! 하는 충격이 오고. 순간 떠오른 건….

 

잘 먹겠습니다

여우를 잡아먹은 호랑이는 후회하면서 구슬피 운다. 지나가던 나그네가 호랑이에게 이유를 물으니, 제 뱃속에서 여우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잡아먹힌 여우가 불쌍하니 이유를 물어봐 달란다. 나그네가 여우에게 물으니 여우는 저가 잡아먹은 닭이 불쌍해서 울고, 닭은 또 저가 잡아먹은 도마뱀이 불쌍해서 울고….

 

은혜 갚는 뱀

아기 뱀은 자신의 몸보다 큰 달걀을 꿀꺽 삼키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한다. 아빠 뱀은 ‘과거의 열매’를 먹고 과거 일들에만 사로잡히게 되어 아기 뱀을 돌보지 않고 엄마 뱀은 ‘미래의 싹’을 먹고 미래의 일만 생각하며 아기 뱀의 현재를 신경 쓰지 않는다.

 

없는 것만 졸라 대는 까마귀

반짝이는 것과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까마귀는 모두에게 미움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자기도 모르게 배배 꼬인 말들만 튀어나왔다. 말을 걸어오는 참새도 부엉이도 못된 말로 쫓아 보내고 먼 곳에 있는 백로를 바라보며 감탄하던 어느 날 백로가 까마귀에게 다가온다.

 

연못 속의 왕

태어날 때, 물음표 모양으로 튀어나와서 ‘근데?’라고 이름 붙은 올챙이 이야기. 근데는 이름 때문인지 유달리 질문이 많았다. 세상의 규칙이란 누가 정한 건지 왜 지켜야 하는 건지 의문을 품던 근데는 자신의 왕국의 주인이 되기로 한다.

 

훌륭한 수사슴

호이치라는 이름의 수사슴이 있었다. 모두들 수사슴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미를 물었다. 하나같이 의미에 매달리는 모습이 지긋지긋한 수사슴은 앞으로 의미 있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손님은 달님

불면증 걸린 반달가슴곰은 겨울잠에 들지 못해 외톨이로 긴긴 겨울을 나야 했다. 밤하늘에 걸린 초승달이 친구가 되어주지만, 난롯불을 붙일 장작을 가지러 간 사이 초승달이 동굴집에 갇혀 버린다.

리뷰

아마존 재팬 독자 리뷰

 

★★★★★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을 알려주는 책! 좋은 의미로 기대에 반하는 이야기 전개로, 상식이나 습관을 뒤엎는 한 방 먹은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다양한 일들에 사로잡혀 답답해졌을 때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 일상이 지겨워질 때 읽는 책이다. 몸과 마음이 바쁠 때 오히려 더욱 읽고 싶어진다.

 

★★★★★ 이야기의 재미라는 본질이 응축된 작품. 단편들 중 어느 것 하나 모자라는 작품이 없다. 다음 문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하게 만들면서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게 한다.

 

★★★★★ 어린왕자 같은 독특한 세계관이 있는 작품이다. 7편의 이야기마다 소중한 에센스가 담겨 있어 가슴 뭉클함과 용기를 얻었다.

 

★★★★★ 무라카미 하루키가 동화를 쓴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7개의 우화들.

 

★★★★★ 아주 중요한 걸 말하고 있지만 전혀 설교풍이 아니란 점이 좋다. 요즘 왠지 힘들어 보이는 친구에게 슬쩍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언론사 리뷰

 

요미우리 신문(2007. 5. 14.)

소중한 것에 대해 알려주는 우화. 동물들의 모습에서 인생에 지친 음험한 어른들의 모습이 문득문득 떠오르며,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버리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이 방에서부터 훌륭한 서재에까지, 어디에 꽂혀 있든 어떤 사람이 읽든 멋진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아사히 신문(2007. 4. 8.)

책의 제목이기도 한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머리를 부딪친 곰’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후, 모습이 기억나지 않는 레이디 베어를 찾아다니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저마다 유쾌하고 개성적인데, 뭐니 뭐니 해도 그 정점에 있는 건 결국 만나게 된 레이디 베어라는 존재(곰)다. 프로레슬러가 울고 갈 정도로 호쾌하고 다이내믹한 애정표현이 상당히 매력적이라서 금세라도 반해버릴 것이다. 「잘 먹겠습니다」도 당연히 예상되는 결말이 멋지게 빗나가면서 ‘아, 당했구나’라는 느낌이 역설적으로 통쾌하면서도 기분 좋다. 이젠 끝났으려니 하고 생각되던 풍경이 실은 죽 저 너머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느껴지는 기쁨 같다고나 할까. 동물들이 모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7편의 단편들은 내용도 충실하고 해학적인 작품들이다.

 

아사히 신문(2007. 7. 14.)

이례적인 대 히트작이 된 아동서의 비결은 반전을 주는 것

2007년 4월에 간행된 단편집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7쇄, 7만 2천 부 돌파(2007년 7월 현재)라는, 아동문학으로서는 이례적인 대히트작이 되었다(출간 3개월 만에 7만부 돌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는 유머와 냉소가 가득한 이야기는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작가

안도 미키에 지음

시모와다 사치요 그림

이영미 옮김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 팝콘》 번역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옮긴 책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도시여행자》 《파크라이프》 《사요나라 사요나라》 《동경만경》 《나가사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면장선거》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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