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를 돌려보지만 잊을 수가 없습니다 - 간디의 숨겨진 사랑

수디르 카카르 지음 | 이옥용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06년 7월 6일 | ISBN 8983922117

사양 351쪽 | 가격 10,000원

분야 국외소설

책소개

기쁨이자 고통이었던 간디의 숨겨진 사랑

“서론도 없이 당신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소. 그것은 내가 하루 종일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곁에 없는 지금, 당신을 슬프게 했다는 생각에 내 슬픔 역시 더욱더 커져만 가오. (……) 당신이 내 곁에 없는 지금, 나는 나에 대한 당신의 남달리 깊은 헌신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소. 나를 향한 당신의 마음에 매혹된 것이라 여기고 있소. 그것을 하느님께서 없애 주시기를 바라오. 아니면 하느님이 내 이해의 눈을 뜨게 해주시고 나의 잘못을 볼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라오.”

―간디의 편지 중에서

 

인도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를 토대로 한 실화소설, 『물레를 돌려 보지만 잊을 수가 없습니다―간디의 숨겨진 사랑』이 (주)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 수디르 카카르는 인도와 독일, 미국 등지에서 심리, 종교, 인류학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저명한 정신분석학자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위대한 남자와 여자들에게 있어서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 간에 차별을 두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강의하고 어떤 것을 지지하는지 보다는 그들의 삶 자체에 더 많은 호기심을 갖는다. 간디 그 자신은 사적, 그리고 공적인 차이를 두지 않았다. 이 책은 다만 우리 모두가 그에게로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하며 그를 멀리 떨어져 있는 우상과도 같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와 일치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한다. 즉, 간디를 우상이 아니라 한 남자로 바라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위대한 영혼’ 등 나라의 아버지로 우상화된 한 남자와 대영제국에서의 호화로운 삶을 포기하고, 당시 영국의 공적(公敵)으로 여겨지던 남자의 수행소에서 살기로 한 여인―저자는 이 둘의 복잡 미묘하고 폭풍 같은 관계를 네루 메모리얼 뮤지엄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간디가 미라에게 쓴 350여 통의 편지를 토대로 드라마틱하고 흡인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간디와 그의 여제자간의 애틋하면서도 미묘한 내면의 풍경을 작가의 천성적인 감정이입과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섬세하게 다루는 기교를 보여준다. 자료를 조사하고 집필하는데 40개월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 이 책은 독일어와 불어, 이탈리아어로도 번역이 되었는데, 비폭력의 입장을 고수하며 위대한 정신력을 추구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마하트마 간디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저자는 “간디는 단순히 일차원적인 스케치로 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새겨두고 있어야 합니다. 그는 여러 측면의 인간성을 이끌어내는 모든 색을 지닌 인간인 것이지요”라고 말한다. 그는 간디가 단순한 聖人이 아니라 ‘진짜’인간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다면 우리 세대에서 간디가 지닌 의미가 새롭게 부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 사람들이 간디를 간디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쉬워지겠지요”라고 장담하였다.

 

이념보다 간절했던, 인종과 조국을 초월한 만남

 

영국 해군 제독의 딸이었던 매들린 슬레이드는 평소 친분이 있던 로맹 롤랑이 쓴 마하트마 간디의 전기를 보고, 그의 철학에 매료된다. 그리고 그녀의 나이 33세에 1925년 영국을 떠나 당시 56세이던 간디의 문하생이 되기 위해 그가 수행하고 있는 사마르마티의 공동체를 찾는다. 그녀는 간디에 의해 신화 속의 여성 양치기이자 힌두신(神) 크리슈나의 연인인 미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받고, 마을의 일을 도우며 인도의 독립 운동에 참여한다. 화자인 나빈의 눈을 통해, 그리고 무수히 많은 편지와 일기를 통해 간디와 여제자의 열정에 의한 보기 드문 관계가 펼쳐진다.

 

연합뉴스는 이 책을 통해 공개된, 미라를 향한 뜨거운 애정이 담긴 간디의 편지를 통해 “인도독립에 헌신하며 평생 금욕생활을 추구했던 간디라는 인물이 사랑하는 한 여성으로 인해 내면적으로 겪어야만 했던 ‘격렬하고도 열정적인 고뇌’를 묘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인도독립을 향한 자신의 의지가 약화되거나 금욕적인 삶에 지장이 초래될까봐 내면적으로 상당한 번뇌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미라가 간디를 받들려고 하는 마음이 그와 항상 가까이에 있고 싶은 욕망으로 변하면서 간디는 자신이 선을 그어 놓은 도덕과 정신에 위배되자, 간디는 자신의 절제에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자기 내부의 유령과 싸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책의 저자인 수디르 카카르는 “간디에게 미라는 기쁨이자 고통이었다. 그리움이 커질수록 번뇌도 더욱 깊어졌다. 그녀와의 사랑은 금욕적 삶을 추구하는 자신에게 위험하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그는 위대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남자’입니다”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처럼 가슴 속에 뜨거운 열정을 안고 있는 두 사람의 인종과 조국을 초월한 특별한 관계는 간디가 힌두 과격분자의 총탄에 쓰러지면서 끝을 맺게 된다. 그로부터 10년 뒤인 1958년, 미라는 인도를 떠나 오스트리아의 빈의 교외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간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의 소중한 바푸.

그래요. 나는 당신의 발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다시, 그리고 또다시. 그래요. 나는 뜨거운 눈물로 당신의 발을 씻겨 드렸습니다. 그 눈물은 당신과 함께 있기에 행복해서 흘린 눈물이었으며, 또한 당신이 나를 또다시 보낼 것을 알기에 흘린 고뇌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래요. 나는 당신의 다리를 내 가슴에 꼭 끌어안고 내 얼굴을 비볐습니다. 당신 종아리의 근육이 긴장으로 뻣뻣해지는 것을 아직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의 갈라진 피부의 감촉이 내 뺨에 느껴졌습니다. 나는 감정의 홍수에 휘말려 있으면서도 당신의 발을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한 스스로를 꾸짖었습니다. 당신의 발에 기름을 발라 피부를 보드랍고 유연하게 만들어 주지 못한 자신을 나무랐습니다. 그래요.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감정을 느꼈지만 전혀 수치스럽지 않았어요.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

‘하느님이 나를 통해 일할 수 있고 그분이 원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가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내 자신을 무로 만들어야만 하오.’ 당신은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역시 나의 신을 위해 무의 존재로 낮아져야만 합니다.

오! 나의 사랑하는 의사 선생님이시여! 당신은 내 질병을 진단하셨지만 얼마나 큰 오류를 범하셨는지요! 나의 질병은 당신과 분리되는 것입니다. 당신이 내 곁에 계시지 않는 것이 나를 아프게 합니다. 나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존재입니다. 먼 곳으로 떠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시는 겁니다. 나의 의사는 내 질병의 원인이자, 또한 치료제이자, 유일한 의사입니다.

―당신의 미라로부터

리뷰

언제나 우아하고 멋진 문체를 구사하는 수디르 카카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감각적인 작품을 썼다. 이 책에는 역사적인 사살과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관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 뉴욕타임스

 

무한한 매력을 지닌 한 권의 책! 감미롭고 관능적인 작품으로, 작가로서의 최고 경지에 이른 카카르의 역량이 엿보인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카카르는 그의 문화적 정신유산에 독자성을 부여하는데 탁월한 솜씨를 보인다. …… 세심한 조사를 통해 쓰여진 이 책은 흡인력이 뛰어나다 – 인디아 투데이

 

자유의 움직임과 그것의 도덕적 기반에 매혹된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어야만 할 흥미있는 이야기이다. – 비즈니스 스탠다드

 

미려하게 쓰여진 소설 – 텔레그라프

작가

수디르 카카르 지음

이옥용 옮김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번역서로는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오페라의 유령2》 《인디언 서머》를 비롯해서 에릭 시걸의 《하버드의 천재들》, 리처드 바크의 《페렛》,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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