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스킨

원제 Under the Skin

미헬 파버르 지음 | 안종설 옮김

브랜드 문학수첩

발행일 2014년 7월 3일 | ISBN 9788983925206

사양 140x210 · 384쪽 | 가격 13,000원

분야 국외소설

수상/선정 휘트브레드상(2000년 신인상 파이널리스트)

책소개

∽ 휘트브레드 상 파이널리스트 ∽
∽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동명영화 원작소설∽

“인간 신분으로 지구에 떨어진 외계 존재의 묵시록적 로드 무비장르적 상상력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초현실주의적 SF 걸작”

찰스 디킨스, 조셉 콘래드 등 저명한 영미 소설가들에 비견되는 중견작가 미헬 파버르의 장편소설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언더 더 스킨》은 ‘젊은 여성으로 위장한 외계인이 남자들을 사냥한다’는 흥미로운 설정 위에서 SF적 상상력과 사색적인 주제를 황금비율로 조화시킨 수작이다. 작가는 이 소설로 장르적 상상력의 새로운 차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와 함께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휘트브레드 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 ‘닐군 프라이즈’ ‘맥칼란 프라이즈’ ‘샐타이어 북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재능을 뽐냈다.
《언더 더 스킨》의 매력은 사실적이고 날카로운 묘사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기묘한 분위기를 통해 드러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놀랍고 특별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강요하면 할수록 독자는 더욱 강한 의심을 품고 지루해한다”라고 밝혔는데, 이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 전복적인 소재, 삶과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독자들에게 강요하듯 던지는 대신 “현실과 환상이 멋지게 결합하여 기묘한 매력을 선사”(뉴욕타임스)하는 흥미진진한 소설을 완성해낸 것이다.
《언더 더 스킨》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할리우드 섹시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아 묘한 매력의 인간 사냥꾼을 연기한다. 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호평을 이끌어낸 이 영화는 오는 7월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소설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기대할 만하다.
더없이 잔혹하지만 연민할 수밖에 없는 그녀
매혹적인 인간 사냥꾼이 독자를 유혹한다

지구에 몰래 잠입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외계인의 이야기는 빈번하게 다뤄진 소재이다. 그러나 그 외계인이 괴력과 초능력도 없이, 우리네 저 밑바닥의 하류인생을 사는 평범한 이들을 닮았다면 어떨까? 더럽고 위험한 작업 현장 속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그리고 오직 생존을 위해 남을 등쳐먹을 수밖에 없는 남루한 삶을 등에 짊어진 예쁘장한 외계인이 《언더 더 스킨》의 외로운 주인공이다. 잔혹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그녀의 ‘인간 사냥’을 통해 저자는 착취당하면서도 남들을 착취하는 도시 구성원의 슬픈 자화상을 그려낸다.
《언더 더 스킨》의 주인공 이설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적하고 꾸불꾸불한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고속도로에서 빨간색 도요타를 운전하며 히치하이커를 찾는 데 소모한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나 그녀의 차에 태우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태우는 것은 근육질의 건장한 사내뿐이다. 이설리는 남자들이 차 안에서 로맨틱한 상상에 빠져 있을 때 그들의 목숨을 앗아갈 궁리를 한다. ‘희생양의 몸은 건강한가?’ ‘그가 사라질 경우 걱정하며 찾을 가족이나 동료는 없는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인간 사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그녀는 실업자나 부랑자,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 등 사회에서 버려진 자들만을 노린다. 그녀의 ‘직장’인 아브라크 농장으로 끌려간 희생자들은 이곳에서 가공을 거쳐 대기업에 팔려나간다. 이 직업을 얻기 위해 그녀는 아름다웠던 원래의 육체를 희생해야 했으며, 자신이 고깃덩이라 여기는 히치하이커들과 엇비슷한 꼴로, 그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인생에 대해 알아보고, 사라져도 상관없을 인간을 선별하여 농장에 공급하는 일을 해야 했다.
이설리는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이 히치하이커들과 다를 바 없는 먹잇감이자 쓰레기라고 느낀다. 그러나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육체마저 희생해서 얻은 것이 고통뿐임을 인정하는 셈이기에 그녀는 일을 그만둘 수 없다. 일을 할수록 외로움과 고통은 극심해지고, 그것을 회피할 방법은 일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이러한 위태로운 일상은 베스 주식회사의 후계자 암리스 베스가 농장을 방문하면서 깨져버린다. 이설리가 온갖 노력을 다해 유지해왔던 마음의 평온은 산산조각 나고, 한순간 느낀 연민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순식간에 파국을 향해 치달아간다.
“현대 인간에 대한 충격적이고도 환상적인 시도.”―더 위크
“새로운 시대의 동물 농장.”―월스트리트 저널

전 우주적인 대기업 베스 주식회사에 대한 묘사는 현실 속의 악덕 대기업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채식이 ‘질려서’ 고기를 찾게 된 부유한 사람들과 그로 인해 희생당하는 이설리와 인간들의 모습은 마치 세계 각지에서 행해지는 대기업식 농장 경영의 폐해를 보고 있는 것도 같다. 뿐만 아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스코틀랜드의 풍경 한 꺼풀 아래에 대기업 산하의 소름끼치는 인간 도축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노동자, 실업자, 기타 밑바닥 인생을 사는 약자들을 거름삼아 성장하고 있는 휘황찬란한 자본주의의 ‘내막’을 은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럽고 좁은 축사, 현대적이며 인간미라고 없어 보이는 가공 시설, 직업 정신이 투철한 푸주한과 조리사, 아무 생각 없는 듯한 단순노동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이들을 모티프로 해 탄생한 캐릭터들이지만, 그것이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점에서 더 섬뜩하다. 아브라크 농장의 사람들은 특별히 악당이 아니고 에어리언 영화에 나오는 끔찍한 괴물도 아니다. 그저 ‘고기’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일 뿐. 이를 통해 독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같은 인간을 희생시키는 짓을 자행하는 자들이 우리와 다른 외계인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뿐만 아니다. 가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 했던 이설리가 사냥해야 하는 목표가 실업자와 같은 사회에서 배제된 인간들이라는 아이러니한 사실 또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고통의 악순환을 독자들 앞에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작가는 환상적이면서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육류 소비와 채식주의부터 자본주의, 인간 실존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날카롭고 불편한 질문들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뒤에도 그 질문들의 여운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뷰
  • 런던 타임스
    보기 드문 소설. 그 무엇도 보이는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이 책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작가가 만들어내는 악몽 같은 시선을 통해서 독자가 인간이 아닌 주인공에게 공감하고, 인간 조건에 관한 심오한 주제들을 다루는 폭넓은 감정의 범위를 탐구해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 타임스
    독자는 작가가 쉽게 그러나 분명한 의도를 갖고 만들어낸 새로운 영역을 발견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 가디언
    작가의 절제되고 선명한 문장은 이 작품이 거둔 진정한 승리이다. 완벽한 문장력에 있어 조셉 콘래드와 맞붙을 수 있는 작가.
  • 뉴욕타임스
    매혹적인 소설. 현실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가 멋지게 결합하여 기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훌륭하다.
  • 보스턴 북 리뷰
    환상적이고 멋지다. 독자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지적이고 아름다운 소설.
  • 월스트리트저널
    독창적이면서도 어딘가 불편한 사회 풍자 소설로 새로운 시대의 동물 농장을 완성했다. 강렬하고 도덕적인 목소리로, 미래를 위한 보다 더 나은 것들을 약속하는 소설.
  • 커커스 리뷰
    지구와 사랑에 빠진 어느 기이한 여인이 등장하는 독특한 소설. 스코틀랜드의 고원지대를 배경으로 새로운 차원의 매력을 선사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소설의 도입은 손에 만져질 듯 또렷한 두려움에 지배당한다. 이설리의 히치하이킹이 소설 중심의 미스터리를 구축해나가는 동안, 작가는 적시에 힌트를 던지고 불길한 디테일을 묘사하며 능수능란하게 속도를 조절해나간다. 히치하이킹의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소설은 단순한 호러에서 사회풍자로 전환한다. 작가는 분명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표현해내는 데 있어 두말 할 나위 없는 재능을 선보인다.
  • 반스앤노블
    * 반스앤노블 선정 놀라운 신인 작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또 다른 세계. 인간은 짐승이 되고 짐승이 인간이 된다. 보이는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세계에서 충격과 충격이 계속된다.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 놀라운 소설은 도로 위의 마지막 히치하이커를 지나치고도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쉽사리 잊히지 않을 것이다.
  • 아마존닷컴
    첫 장부터 수수께끼와 기묘한 분위기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며 명확하게 정의되길 거부하는 소설. 단 한 가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소설보다 낯설다는 사실 뿐. 작가의 표현 방법 역시 흠 잡을 데 없다. 심리적 사실주의의 규칙을 두렵고도 기이한 허구의 세계에 적용시킴으로써, 독자들이 주인공 이설레이와 스스로를 완벽하게 일치시키게 만든다. 비평가에게는 악몽이, 독자에게는 한바탕 꿈이 될 작품. 개성 넘치면서도 우아하며 독창적이어서 책장을 덮고 나면 곧 누구에게나 경험해보라고 권하게 될 것이다.
  • 케이트 앳킨슨, 《살인의 역사》 작가
    멋진 소설이다. 고통스럽고도 운율감 넘치며, 끔찍하고도 뛰어나다.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작가

미헬 파버르 지음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났다. 부모를 따라 호주로 이민을 갔으며 성장기의 대부분을 호주에서 지냈으나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소설은 20개 국가에서 출간되었으며 영국 <닐군 프라이즈>, <맥칼란 프라이즈>, <샐타이어 북어워드>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는“파버르의 글은 간결하고 날카로운 유머를 담고 있으며, 윤리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현실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가 멋지게 결합하여 기묘한 매력을 선사한다”는 찬사를 보냈다.
대표작으로 단편 소설집 《Some Rain Must Fall》과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시리즈 《The Crimson Petal and the White》가 있으며, 이 시리즈를 출간한 이후 찰스 디킨스에 비유되며 평단과 독자로부터 극찬 받았다. 파버르는 소설이 <맨부커 상> 후보에 오르도록 영국 국적으로 옮길 것을 제안받기도 했으나, 당시 영국이 미국을 따라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고 네덜란드 국적을 유지했다.

안종설 옮김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고, 캐나다 UFV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페르노》 《로스트 심벌》 《다빈치 코드》《해골탐정》 《대런섄》《잉크스펠》《잉크데스》《프레스티지》《체 게바라, 한 혁명가의 초상》《솔라리스》《천국의 도둑》《믿음의 도둑》 등이 있다.

안종설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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