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연간 《문학수첩》(2021년 하반기호)

책소개

문학과 철학, 예술을 아우르는 인문학 정신의 구현

반연간 문학수첩2021년 하반기호 출간

 

2021년 봄부터 새롭게 탄생한 반연간 문예지 《문학수첩》 2021년 하반기호(통권 2호)가 출간되었다. 2003년에 처음 창간하여 2011년부터 2020년 겨울까지 계간 《시인수첩》의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왔던 문예지 《문학수첩》은 2021년 3월에 소설 및 산문 중심의 반연간지로 재탄생했다.

이번 하반기호에도, 지난 창간호 ‘권두언’에서 밝힌 것처럼 “지면에 목말라” 하는 문학인들과 인문 독자들의 목을 축여줄 수준 높은 담론들이 지면을 가득 메웠다. 창간호에서 뛰어난 고전 미술 작품들과 함께 ‘서양 미술 속의 책’이라는 흥미로운 테마를 다뤘던 미술사가 이연식의 산문으로 시작해, 현재 한국문단의 ‘권력’을 이야기하는 소설가 하창수의 글, 사변적 실재론을 통해 세상과 인간 존재를 들여다본 철학자 정지은과 문학평론가 복도훈의 글에 이어, 강나윤․김종광․손보미․이덕화․이순원의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지난 창간호에서 중견 작가의 연륜 가득한 입담을 보여주었던 소설가 구효서가 또 다른 내용의 ‘창작 노트’를 선보이고, 시인 장석주와 건축가 신문수․임형남의 에세이를 통해 시인과 건축가의 숙고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 꼭지인 ‘이번 호의 추천작’에서는 문학평론가 박진임이 이창래의 《투항자들》을 소개한다.

 

 

서양 미술 산책이연식

미술사가인 이연식은 〈문학이 생각하는 미술의 힘〉이라는 글에서, 그림이 바깥 세상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문학 작품인 발자크의 〈미지의 걸작〉을 예로 들어 문학의 역설적인 자유를 이야기한다.

 

특집 1. 이번 호의 화제하창수

문단 이슈를 다루는 특집인 ‘이번 호의 화제’에서는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하창수가 이른바 ‘문학권력’이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문단과 출판계, 그리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예술원 관련 문제를 객관적이고 차분한 어투로 서술한다.

 

“문학의 시대를 이끌었던 70~80년대 우리 문학의 가장 뚜렷한 권위는 군사독재권력에 대한 저항에서 찾아지고,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득세가 일정 부분 문학적 외연의 위축을 가져오긴 했지만 ‘저항으로서의 문학’이라는 특질은 한국문학의 저류를 형성하며 지금껏 흘러오고 있다. 작가들이 이러했다면 우리의 문단도, 우리의 문학과 출판도, 이러했다는 얘기일 수 있을까? 이 물음에 우리의 문단은, 우리의 문학과 출판은, 그렇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하창수, 〈문학이라는 최소한의 덕목〉 중에서)

 

특집 2. 문학과 철학정지은, 복도훈

특집 2의 첫 번째 글 〈퀑탱 메이야수의 실재와 말라르메의 시의 수〉에서 정지은 교수는 국내에서는 약간 생소한 퀑탱 메이야수 시 작품의 절대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메이야수는 ‘실체’로서의 존재 안에서가 아니라 존재의 우연성의 필연성에서 절대적인 것을 발견하는데, 말라르메의 시 〈주사위 던지기〉 속 유일한 수 ‘707’은 우연적이지만 시 전체의 표지로서 필연적 수라는 것이다. 두 번째 글 〈절멸, 또는 인간 없는 세계〉에서 복도훈 평론가는 행성의 기나긴 자연사에서 인간 역사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한다. 행성의 역사가 24시간이라면 지성생명체 인간의 역사는 1초보다도 짧고, 미래에 남는 것은 인간 이전에도 있었고 인간 이후에도 지구와 우주에 존재할 초지성의 생명체들뿐이다.

“대략 45억 년의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간주해 보도록 하자. 생물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5억3,000만 년 전의 캄브리아기는 밤 10시에 시작된다. 생물의 번성은 24시간 가운데 22시간이 지나서 시작되었다. 공룡은 밤 11시가 지나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그로부터 약 40분 후에 혜성의 충돌과 함께 전멸한다. 그렇다면 지성생명체인 현생 인류는 언제 출현했는가? 호모사피엔스 종은 자정이 되기 대략 2초 전에 등장했다.”(복도훈, 〈절멸, 또는 인간 없는 세계〉 중에서)

 

소설강나윤, 김종광, 손보미, 이순원

소설 코너에는 SNS에서 떠오르는 이슈들을 둘러싼 해프닝을 위트 있게 그린 강나윤의 〈오늘의 해시태그〉, 여성 노인의 구수한 말투로 코로나 시국의 삶을 이야기하는 김종광의 〈풀도 살아보겠다고〉, 재혼한 어머니와 첫사랑 과외선생 등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는 주인공 소녀의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한 손보미의 〈첫사랑〉, 최근 떠오르는 이슈인 ‘메타버스’를 다룬 이덕화의 〈메타버스 홈〉 등의 단편소설과 이순원의 경장편소설 〈박제사의 사랑〉 연재 2회가 실렸다. 이번 호에서 박제사 박인수는 아내의 자살에 대한 진상에 한 걸음 다가간다.

 

구효서의 창작 노트―〈〈별명의 달인이라니 참

‘구효서의 창작 노트’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좀 재수 없는 놈”이었던 작가의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작가가 ‘별명의 달인’(작가의 단편소설 제목이기도 하다)이 된 배경과 과정을 돌아보았다. 작가는 ‘픽션의 달인’이 되고자 했지만 실패했음을 고백하면서 “늦게나마 실패담으로서의 ‘창작 노트’를 쓰게 되어 또한 얼마나 달가운지” 모르겠다는 말로 글을 마친다. 다음 호에 실릴 세 번째 이야기도 많은 기대 바란다.

 

“나는 좀 재수 없는 놈이었다.

중간고사를 마치면 으레 대절 버스를 타고 엠티를 가거나 학술답사에 나서게 되는데 그때가 좋은 봄 좋은 가을 아니던가. 차창으로 비쳐드는 햇살만큼이나 맑고 밝은 과 친구들의 웃음과 잡담이 버스에 가득할 때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던가. 독서.”(구효서, 〈〈별명의 달인〉이라니 참〉 중에서)

 

에세이장석주, 신문수, 임형남

문학과 예술에 관련된 자유로운 이야기의 장인 ‘에세이’ 코너에는 자연물을 메타포 삼아 예술가의 두려움을 이야기한 장석주 시인의 〈우리 모두는 두려움의 탐색자〉, ‘물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 그 두 번째 이야기(신문수 교수), 집과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건축가 임형남의 〈땅이 꾸는 꿈을 듣고, 건축이라는 이야기를 짓다〉가 실렸다.

 

이번 호의 추천작문학평론가 박진임이 추천하는 이창래의 투항자들

평론가가 추천하는 작품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코너인 ‘이번 호의 추천작’에서는 문학평론가 박진임이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이창래가 영어로 쓴 소설 《투항자들(The Surrendered)》을 다뤘다. 박진임 평론가는 특정한 상황에 내몰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소설 속 인물들을 ‘투항자’에 비유하면서 “삶의 고통과 위로, 그리고 인간의 자비를 그린 서정시”로서 독자들에게 작품을 읽어준다.

목차

차례

■ 서양 미술 산책
이연식 | 문학이 생각하는 미술의 힘

■ 특집 1. 이번 호의 화제
하창수 | 문학이라는 최소한의 덕목―문학·출판·문단권력에의 저항

■ 특집 2. 문학과 철학
정지은 | 퀑탱 메이야수의 실재와 말라르메의 시의 수
복도훈 | 절멸, 또는 인간 없는 세계―사변적 연대기

■ 단편소설
강나윤 | 오늘의 해시태그
김종광 | 풀도 살아보겠다고
손보미 | 첫사랑
이덕화 | 메타버스 홈

■ 경장편소설
이순원 | 박제사의 사랑(연재 2회)

■ 구효서의 창작 노트
〈별명의 달인〉이라니 참

■ 에세이
장석주 | 우리 모두는 두려움의 탐색자―예술가의 두려움
신문수 | 물을 품은 건축―안도 다다오의 경우(2)
임형남 | 땅이 꾸는 꿈을 듣고, 건축이라는 이야기를 짓다

■ 이번 호의 추천작
박진임 | 삶의 고통과 위로, 그리고 인간의 자비를 그린 서정시―이창래의 《투항자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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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1. 강빈
    2021년 9월 30일 09:34

    비공개 댓글